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및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1심판결 4쪽 16행의 “다. 피고는 2018. 10. 19. 일방적으로 위탁업무 수행을 중단하고 퇴사하였다.”를 “다. 피고는 원고의 사무실에서 이 사건 업무[TM(텔레마케팅) 아웃바운드업무]를 수행하다가 2018. 10. 19. 이를 그만 두었다.”로 고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판단
피고의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1 내지 5, 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 이 사건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피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갑 제6호증의 1 내지 5, 갑 제7, 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하므로, 피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는 피고를 포함한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한 사람들(이하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이라 한다)을 일정한 팀에 배치하여 그들에게 컴퓨터, 책상, 데이터베이스와 스크립트, 전화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들로 하여금 원고 사무실 내의 지정된 자리에서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원고의 대표이사 C와 이사 D은 매일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의 매출실적을 확인한 후 매출실적이 저조한 경우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에게 초과근무나 주말근무를 독촉하는 등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의 업무성과를 관리하였다. 또한 원고는 ‘사원 – 부팀장 – 팀장 – 이사’의 직급을 정해놓고 승진제도를 실시하였는데, 승진제도는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에게도 원고 소속 일반직원들과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이처럼 원고는 자신이 제공한 데이터베이스와 스크립트 등을 통해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의 업무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각종 지시나 성과관리 등을 함으로써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의 업무 수행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별지와 같은 내규(이하 ‘이 사건 내규’라 한다)를 마련하여 사무실 내에 이를 게시하는 방법으로 공지하였는바, 이 사건 내규에는 출근시간, 퇴근시간, 근무태도(영업태도, 흡연, 음주), 점심시간, 회식, 복장, 아침조회, 주말출근 등에 대하여 상세히 규정되어 있다. 이 사건 내규는 원고 사무실 내에 근무하는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에게도 원고 소속 일반직원들과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에게 출근시간(08:40) 및 퇴근시간(18:00)과 점심시간(11:30~13:00)을 준수하게 하고 아침조회에도 참석하게 하는 한편, 지각 시에는 벌칙으로 50,000원의 불이익을 부과하기도 하였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에게 사원증을 배부하여 이를 항상 패용하게 하였고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의 복장도 규제하였다. 원고의 이사 D은 근무시간 중 수시로 원고 사무실에 설치된 CCTV 등으로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의 행동이나 컴퓨터 모니터 등을 지켜보는 등으로 근무상황을 감시하고,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산망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는 등으로 매출 증대를 독려하였다. 또한 원고의 임원이나 팀장들은 전산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이 잠재고객들에게 전화를 건 횟수를 확인할 수 있었고, 실제로 이를 확인하여 전화 횟수가 적은 업무수행자들에게 전화를 걸도록 독촉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원고는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의 근무시간 내내 근무상황을 감시하며 이 사건 업무 수행을 독려하고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의 복장까지 규제하는 등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의 근무태도 등을 엄격하게 관리․통제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계약에서 업무위탁기간을 2년으로 정하여 피고가 비교적 장기간 이 사건 업무을 계속적으로 수행할 것을 예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계약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원고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재위탁할 수 없고(제4조 제1항), 원고의 데이터베이스 보호 및 유출금지를 위해 이 사건 계약 체결시점부터 계약 만료 후 3개월이 도과하기 전까지는 피고가 타 업체와 이 사건 계약과 동일․유사한 계약을 체결하여 위수탁업무를 하거나 근로제공을 할 수 없다(제9조). 피고의 원고에 대한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은 강하게 인정되는 반면 피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피고가 성취한 매출실적에 따라 위탁보수와 프로모션을 지급받았는바, 이는 피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피고가 원고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다른 곳에서 근로소득을 얻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계약서에는 ‘업무 위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피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당사자가 아님을 확인한다.’는 규정들까지 두고 있고, 피고가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 없이 원고로부터 수수료와 프로모션을 받고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으며, 제반 사회보장제도상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으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원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여지가 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피고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 없다.
원고의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주장에 관한 판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하는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에는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취지는 근로자의 근로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바로 일정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약정을 미리 함으로써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강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위 조항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항은 그 취지가 피고가 이 사건 계약으로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명백히 반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4항 단서는 피고가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인 피고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원고에게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로서, 결과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항 및 제7조 제4항 단서가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관계는 그 실질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관계인 점, 원고 주장의 위탁보수 및 프로모션은 이 사건 계약에 근거하여 피고에게 지급된 것인 점, 피고가 원고로부터 받은 위탁보수와 프로모션은 피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갖는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의 주장과 같은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청구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성훈(재판장) 최수진 황정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