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9. 10. 선고 2020나68156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원고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에 제출된 증거에다가 이 법원에 제출된 각 증거를 보태어 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 법원이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4쪽 7행의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를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로, 제1심판결 7쪽 20행의 ‘아사건’을 ‘이 사건’으로 각 고치고, 원고가 이 법원에서 강조하거나 추가하는 주장에 관하여 다음의 ‘2. 추가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판단

가.

원고는, 캐빈과 텐트가 장소적으로 매우 가까운 곳에 무리를 이루듯이 함께 설치되어 있으니 피고가 그 주장과 같이 캐빈 부분 일체를 C에게 도급을 주고 단순히 공정만 감독하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객관적·규범적 사용자로서 원고의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을 할 지위에 있는 사용자였던 피고가 원고에게 캐빈 상부를 보수하라고 지시했던 작업을 수행함에 있어서는 피고의 사용자 책임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도급계약에서 도급인은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하고 공사의 시행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감독을 한 경우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으므로 수급인이나 수급인의 피용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에 대하여 도급인은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용자책임을 면할 수 없는데, 여기서 지휘감독이란 실질적인 사용자관계가 인정될 수 있을 정도로 공사시행 방법과 공사진행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지도하고 감시·독려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1. 3. 8. 선고 90다1843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위와 같은 사용자 및 피용자 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기초가 되는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지휘감독은 현장에서 구체적인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지도하고 감시·독려함으로써 시공자체를 관리함을 말하며, 단순히 공사의 운영 및 시공의 정도가 설계도 또는 시방서대로 시행되고 있는가를 확인하여 공정을 감독하는 데에 불과한 이른바 감리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도급인이 수급인의 공사에 대하여 감리적인 감독을 함에 지나지 않을 때에는 양자의 관계를 사용자 및 피용자의 관계와 같이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다7837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① 피고가 C에게 도급을 준 캐빈과 피고가 직접 설치, 관리한 텐트가 밀접한 장소에 설치되어 있었다는 사정 등만으로는 도급인인 피고가 실질적인 사용자관계가 인정될 정도로 C의 공사시행방법과 공사진행을 직접 지시, 지도하고 감시, 독려했을 것이라고 추단하기 어려운 점, ② 피고가 C에게 지시한 내용은 하도급계약에 따라 이 사건 사업장에 캐빈을 설치하게 하고 임대목적물로 관리되게 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C에게 노무도급을 한 것이라거나 도급인에 불과한 피고에게 사용자책임이 인정될 정도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③ 피고가 누수사실을 C에게 고지하여 캐빈 지붕을 수리하도록 한 행위를 들어 도급인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하게 할 구체적인 지휘감독으로 보기 어렵고, 원고가 들고 있는 ‘사용관계 여부는 실제 지휘감독을 하였는지에 관계없이 객관적·규범적으로 사용자가 그 불법행위자를 지휘감독할 지위에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결정한다’는 판례(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다3658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다26929 판결)는 명의차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명의대여자가 사용자책임을 지는지에 관한 것들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 적절하지 아니한 점, ④ 피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 출입 가능한 통행증을 C에게 교부한 것은 조직위원회 등에 대한 관계에서 출입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들어 피고가 이 사건 사업장을 전면적, 배타적으로 관리하면서 C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는, 오버레이텐트 및 캐빈의 임대사업을 위해서는 캐빈의 설치, 운송, 관리, 보수 등 여러 가지 공정이 필요한데, 피고가 그러한 캐빈의 임대공급사업 중 일부인 캐빈의 ‘설치공사’ 부분만을 C에게 도급하여준 것이므로, 피고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3항에 의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으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그의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고,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참조). 그리고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공사나 공정의 일부를 직접 담당하여 시행하는 사업주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1>에 정한 사업주로서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으나,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4802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참조).

살피건대, ① 갑 제39, 4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사업장에서 다수의 캐빈과 오버레이텐트가 가까운 장소에 설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야외의 독립된 공간에 각각 적치·설치된 것으로서 공간적으로 구분되는 점, ② 을가 제5호증, 을가 제6호증의 1 내지 5, 을가 7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캐빈’의 설치, 운송, 관리, 보수에 관한 공정과 작업 일체를 C에게 하도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캐빈이 적치된 장소에서 피고나 피고의 직원들 중 누구가 어떠한 작업을 한 것인지에 관한 원고의 구체적인 주장·증명이 없는바, C이 피고로부터 하도급받은 캐빈의 임대시설 공사가 피고와 C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에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위 대법원 2015도8621 판결의 사안은, J 주식회사로부터 서울 강서구, 양천구, 영등포구 내에 있는 위 회사의 시설물에 관한 유지보수공사를 수급한 피고인 회사가 위 수급업무 중 ‘맨홀의 도시가스 밸브 교체 필요성 점검 및 보수업무’를 소외 회사에 하도급하였는데(다만 도시가스 밸브의 교체만은 소외 회사가 시공하지 아니하고 소외 회사가 교체 필요성을 통지하면 피고인 회사가 직접 교체작업을 실시함), 소외 회사 직원들이 맨홀 내부에서 작업하다 가스누출로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은 경우이다], ④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일컫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는 기본적으로 사업주가 사용하는 근로자가 일하는 장소로 한정되므로, 사업주는 자신의 근로자와 같은 장소에서 작업하는 수급인의 근로자에게도 자신의 근로자와 동일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음 전제로 하는 것인데(헌법재판소 2013. 2. 28. 선고 2012헌가3 결정 참조), 오버레이텐트에 관하여는 피고가, 캐빈에 관하여는 C이 개별적으로 야외의 독립된 공간에서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가 2.4m 높이의 캐빈 지붕에서 누수 보수를 위한 작업을 하고 접이식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도중 발생한 이 사건 사고의 산업재해 방지와 관련하여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피고의 능력이나 의무’가 요구되는 경우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공사나 공정의 일부를 직접 담당하여 시행하는 사업주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피고는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로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성훈(재판장) 최수진 황정수

각주1)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조치) ①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2.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③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