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무자 B, C, D, E, F은,
[별지2] 인용목록 기재 각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
제3자로 하여금 [별지2] 인용목록 제1항 기재 행위를 하도록 하여서는 아니 되며,
[별지2] 인용목록 기재 각 행위를 위하여 [별지1] 목록 제1항 기재 건물에 출입하여서는 아니 된다.
채무자 G노동조합은,
소속 조합원으로 하여금 [별지2] 인용목록 제1항 기재 각 행위를 하도록 하거나 이를 위하여 [별지1] 목록 제1항 기재 건물에 출입하게 하여서는 아니 되고,
[별지2] 인용목록 제2항 기재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집행관은 위 제1, 2항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채권자의 채무자들에 대한 나머지 신청을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이 소명된다.
채권자는 주식회사 H와 [별지1] 목록 제1항 기재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건물경영관리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약 280명의 직원을 상주시켜 이 사건 건물의 시설 및 용역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채권자는 주식회사 I(이하 'I'라고 한다)와 이 사건 건물의 미화 및 시설관리에 관하여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채무자 B, C, D은 I의 직원으로 이 사건 건물의 미화 업무를 담당하였다. 위 채무자들은 채무자 G노동조합(이하 '채무자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에 소속된 조합원들이고, 채무자 E, F은 채무자 산하 J지부의 조직부장들이다.
채무자 B, C, D 등 I의 근로자들 중 일부는 2019. 11.경 채무자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그때부터 I에 대하여 임금인상 등 처우개선을 요구하였으며, 2020. 4. 16.경부터 이 사건 건물 로비에서 처우개선을 위한 집회를 하였다. 이에 채권자는 I의 근로자 등을 상대로 2020. 6. 11. 이 법원 2020카합20258호로 업무방해금지 등 가처분을 신청하였으나, 이 법원은 2020. 7. 17. 체권자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한편, 채무자 노동조합은 2019. 11. 20.경부터 2020. 11. 26.경까지 I와 수차례에 걸쳐 단체협약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였고, 2020. 12. 3. 최종합의안을 위한 본교섭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I는 2020. 11. 27. 채권자와 I 사이의 용역계약이 2020. 12. 31. 기간만료로 인하여 종료됨을 이유로 교섭을 중단하였다.
I는 2020. 11. 30.경 채무자 B 등 조합원들에게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였고, 채권자는 I의 후속 용역업체로 K 주식회사(이하 'K'이라고 한다)를 선정하였다.
한편, 채무자 B 등 20여 명은 2020. 12. 1.부터 이 사건 건물 로비에서 집회를 재개하였고, 2020. 12. 15.부터는 이 사건 건물 로비에서 취침을 하며 채권자 등을 상대로 쟁의행위를 하고 있으며, 채무자 노동조합 등은 2021. 1. 6.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남부지청에 체권자와 I, K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의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채권자 등을 고발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는 기업시설에 대한 방해배제 내지 방해예방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노동조합과 그 소속 조합원을 상대로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을 구하거나 같은 내용의 본안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때 헌법이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고, 노동쟁의의 유동성에 비추어 법적 간섭은 최소한도에 그치는 것이 분쟁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노사의 이해의 대립은 노사대 등의 원칙에 입각하여 자주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보전의 필요성이나 방해배제 내지 방해예방청구의 필요성을 판단함에 있어 고도의 신중함을 요한다고 할 것이다.
특히 근로자들이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근로조건을 평화적으로 교섭할 수 있는 것은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이라는 투쟁력을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서, 쟁의행위는 평화적 단체교섭의 실현을 뒷받침하고 근로자들의 생존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이고, 근로자가 헌법이 보장하는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에 기하여 쟁의행위를 할 경우 불가피하게 사용자의 정상적인 업무를 저해할 수밖에 없다. 원칙적으로 쟁의행위가 한계를 넘어 위법한 권리침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법원이 그에 개입할 수 있지만, 법원이 개입하는 단계에서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쟁의행위는 노사 간의 대립, 긴장 속에서 유동적으로 발전하므로 그 중 한 단면만을 뽑아내어 위법한 쟁의행위라고 가볍게 판단할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쟁의행위에 다소 위법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선불리 사전 예방적 조치로서 쟁의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명하여서는 아니 되고, 과거 일정한 시점에 위법한 쟁의행위가 있었다는 것만을 이유로 이러한 가처분을 명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무색하게 할 우려가 크므로 경계하여야 한다.
다른 한편, 조합활동 내지 쟁의행위의 수단은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수준에 그쳐야 하고, 쟁의행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의 수준에서 행사되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한계를 벗어난 행위는 그 쟁위행위의 방법 또는 태양이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어 위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집회·시위 및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지만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한계를 가진다.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대하여 본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관계와 사정들에 비추어, 채권자는 이 사건 건물의 청소용역을 수급한 I 소속 근로자인 채무자 B 등의 집단적 쟁의행위 등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하여 업무의 지장이 초래되는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그 권리 내지 이익이 현저하게 침해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채권자와 의 관계, 채무자 B 등의 근로조건 및 근로내용 등에 대한 채권자의 관여 정도 및 방법, 채무자 B 등이 채무자 노동조합에 가입한 이후 근로조건 개선 등을 위해 행한 시위의 경과 및 I와 채무자 노동조합 사이의 단체교섭의 과정, 채권자와 I 사이의 이 사건 건물의 시설, 청소 부분에 관한 용역계약의 그동안의 경과 및 청소 부분에 관한 용역계약 종료의 시기와 그 과정, 그 이후 I와 채무자 노동조합 사이의 단체교섭 결렬의 경과, I와 채무자 B 등 사이의 근로계약 종료 통보 등에 의한 해고 등 일련의 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채권자가 I 소속 근로자인 채무자 B 등의 직접적인 사용자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8조 제1항의 '쟁의행위와 관계없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이 사건 건물은 채권자의 직원들이 상주하며 근로를 제공하는 사업장임과 동시에 채권자와 I 사이에 여전히 존속하는 시설관리에 관한 용역계약에 따른 I의 사업장이기도 하다.
이 사건 건물의 청소에 관한 도급인인 채권자는 수급인인 I를 통해 I의 근로자인 채무자 B 등이 제공한 근로의 결과를 향유하였고, 이를 통해 주식회사 H로부터 수탁받은 업무를 수행하였다.
채권자는 [별지3] 신청목록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건물의 소유자인 주식회사 H로부터 위임받은 시설관리권한에 기하여 채무자들에 대해 [별지1] 기재 부동산에서 이 사건 건물 출입금지 등 전면적인 쟁의행위의 금지를 구하고 있는바, 채무자 B 등의 행위가 채권자의 수인의무의 한계를 벗어났는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관계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 B 등이 그동안 진행해 온 쟁의행위는 주체, 목적, 시기, 절차 면에서 정당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에 대해 수인의무를 부담하는 채권자, 나아가 이 사건 건물의 소유자인 주식회사 H로서는 일상적으로 이 사건 건물의 시설관리가 이루어지는 시간대에 이 사건 건물 로비에서 이루어지는 채무자 B 등의 피케팅, 구호제창, 선전활동 등 쟁의행위를 수인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채권자가 금지를 구하는 행위들로 인하여 그 업무수행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채권자의 시설관리 권한의 행사에 급박한 장애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발생시킨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한바, 수인의무의 범위 내에 드는 지를 구분하지 않은 채 [별지1] 기재 부동산에서의 [별지3] 신청목록 기재 행위에 대한 전면적인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은 그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충분한 소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이 사건 건물의 업무가 종료된다고 보이는 20:00 이후부터 다음날 08:00까지 사이에 이 사건 건물 로비에서 취침을 동반하는 점거를 통한 쟁의행위가 채권자, 나아가 주식회사 H의 수인의무의 한계를 넘어섰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① 이 사건 건물은 주식회사 H 소유인 건물로서 주간과 달리 야간에는 업무가 종료되고 허가받은 사람 외에는 그 출입이 통제되는 곳인바, 그 시간대에 이 사건 건물 입주 업체의 직원이나 일반 공중이 임의로 그곳에서 집회를 하는 것이 허용되어 있는 개방된 장소라고 볼 수 없는 점, ② 따라서 채무자 B 등이 이 사건 건물 로비에서 야간 취침을 통해 다음날까지 그곳을 점거하는 것은 주식회사 H 소유권이나 채권자의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관리 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 형법상 건조물침입 혹은 퇴거불응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 점, ③ 채무자 B 등의 이 사건 건물 로비 점거 후 이에 대응한 인력 배치 등으로 채권자에게 상당한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이는 점, ④ 채무자 측의 2021. 1. 13.자 보충서면(112쪽 분량)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 B 등이 집단적으로 쟁의행위를 하는 목적은 우선적으로 I 소속 근로자로서 이 사건 건물에서의 계속 근로와 70세 정년의 보장이고, 최종적으로는 채권자 내지 주식회사 H와의 직접 고용관계의 형성으로 보여, 직접적인 사용자로 보기 어려운 채권자 측이 그러한 요구를 수용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장의 중재 권유로 2021. 1. 5. 1 담당자, 채무자 노동조합 J지부장, 조직부장, 채무자 D 등이 참석한 조정회의가 개최되었고, 그 자리에서 I 측이 "정년이 도래하지 않은 만 60세 미만 및 촉탁직으로 근무 가능한 만 65세 이하의 조합원 25명의 고용을 유지하고, 다만 이 사건 건물이 아닌 다른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조정안을 제시하였으나, 채무자 노동조합 측이 위 제안을 거절하면서 "새로운 용역업체인 K으로의 고용승계 및 이 사건 건물에서의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조정안이 아니면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고 하는바, 이 사건 쟁의의 타결을 위해 I 측이 여전히 교섭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채무자 노동조합 측 또한 교섭이 진행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는 점[2021. 1. 13.자 보충서면(3) 31, 32쪽], ⑥ 채무자 노동조합은 2021. 1. 6.경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채권자, 주식회사 H, I를 고발하였는바, 그 결과에 따라 민사상, 행정상 채무자 B 등이 구제될 수 있는 점, ⑦ 그밖에 장기간 계속된 쟁의행위의 방법, 태양, 장소, 횟수, 위력 행사의 정도와 최근 야간 점거 농성을 통한 쟁의행위 과정에서 벌어진 채권자 소속 시설관리 인력과 채무자 측의 충돌 상황 등의 사정까지 종합하여 보면, [별지2] 인용목록 기재 각 행위는 채권자의 업무와 시설관리 권한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으로서 사회적 상당성을 결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장차 반복될 개연성도 인정되므로, 채권자가 채무자들에 대하여 그 금지를 구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
위 금지명령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집행관 공시가 효과적이라고 보이므로 이를 인용하되, 기록상 이 법원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금지행위를 반복할 개연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간접강제 등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채권자의 채무자들에 대한 신청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1. 1. 19.
판사 김태업(재판장) 하선화 이승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