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7. 12. 선고 2021가단22204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피고는 택시여객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며 최저임금 적용 대상 사업장을 운영하는 일반 택시운송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택시운전기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원고들은 1일 2교대 방식으로 근무하면서, 택시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전액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피고로부터 고정급과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부분의 60% 상당액을 성과급으로 지급받았다. 피고는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 1주 40시간으로 정하여 시행해 오다가 2015. 4. 29. 피고의 노동조합과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1주 36시간으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임금협정을 개정하였고, 2018. 1. 25. 피고의 노동조합과 2018. 2. 1.부터 근로시간을 1일 5시간 15분, 1주 31.5시간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 및 2018년도 임금협정(이하 ‘2018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의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

원고들은, 2018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전의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최저임금과의 차액인 미지급 급여, 퇴직금 미지급액,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최저임금법은 시간급으로 최저임금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소정근로시간이 줄면 일급이나 월급 기준의 최저임금 총액은 줄기 마련이다. 입법자가 일급이나 월급의 최저임금 총액을 보장하려 한다면 소정근로시간을 특정하거나 하한을 정하면 된다. 법에 소정근로시간의 하한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소정근로시간을 줄였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면 형사처벌이 따른다. 사업자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을 줄이기로 합의하였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줄였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하게 되면 법적안정성을 몹시 해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정근로시간을 줄였다는 사정만 가지고는 소정근로시간 합의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소정근로시간 합의를 무효라고 하기 위해서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외에 그 합의를 무효라고 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특별한 사정은 무효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피고가 노동조합과 협의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줄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변론에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특례조항이 시행된 지 상당한 기간이 지난 사실, 택시 요금이 인상된 사실, 인터넷의 발달로 운행 환경이 변한 사실, 서울시의 사납금 인상 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다가 피고가 노동조합 등 근로자들과 협의한 점, 택시회사 급여체계의 특수성, 사납금과 초과운송수입금의 관계, 임금 총액의 관점에서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소정근로시간이 줄었다는 사실 외에 피고에게 최저임금법을 잠탈할 의도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원고들은 택시운행으로 벌어들인 운송수입금을 피고에게 전액 갖다 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는 그 중 일부를 성과급으로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다. 법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의 뜻을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법의 취지를 감안할 때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운송수입금을 전액 지급받아 자신의 관리 하에 둔 다음 그 금액 중 일부를 다시 원고들에게 성과급으로 준 것이라면 비록 일정한 비율에 따라 주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최저임금 산입에 제외되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들은 비교대상 임금에 성과급을 제외하고 차액을 구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