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최소 2008년경부터 의류 샘플 등의 생산을 사업목적으로 하여 5인 이상의 상시근로자를 고용하여 의료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다.
피고는 그 소재지인 서울 구로구 H건물, I호에 사업장(이하 ‘이 사건 작업장’이라고 한다)을 두고 재단사, 미싱사 등으로 하여금 피고가 외부에서 수주한 재단, 봉제 등 의류샘플 제조 관련 작업을 하도록 하였다. 한편 피고의 배우자인 J도 사실상 이 사건 사업장을 피고와 공동 관리하여 왔다.
이 사건 사업장에는 직원의 지위에 있는 근로자들과 수급자로서의 지위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객공’들이 있었고, 이들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의류샘플 제조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
원고들은 아래와 같은 기간 동안 이 사건 사업장에서 '객공'으로 근무하여 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 사실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 고
원고들은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 피고 내지 J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임금을 목적으로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에도 피고는 위 각 근무종료일에 원고들을 해고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로 지급받을 수 있는 각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구두로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작업장에서 피고가 외부에서 수주한 의류를 제공받아 봉제작업 등을 수행하고 그 작업량에 따라 피고로부터 용역대가를 지급받은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2, 4 내지 13호증, 을 7,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은 이 사건 근무기간 동안 피고 소재지에 있는 이 사건 작업장에서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도구를 이용하여 재단 및 생산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주로 매월 4, 5일 사이에 피고로부터 직접 또는 피고 사내이사 K로부터 해당 월에 수행한 작업량에 작업단가를 곱하여 산정한 금원에서 3.3%의 사업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를 공제한 금원을 지급받은 사실, 원고들은 주로 피고 내지 J로부터 봉제작업 등에 관한 요구사항을 전달받아 봉제작업업무를 수행한 사실, 원고들과 같은 '객공'과 일반 봉제업무를 하는 직원들 사이에 업무상 질적 차이가 있지는 않고 사실상 동종의 업무를 수행하였던 사실, 원고들의 출근시간과 퇴근시간 등도 일반 직원들과 큰 차이가 있었던 것은 아닌 사실, 원고들은 이 사건 근무기간 중 이 사건 작업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재단업무 등을 하고 작업대가를 받은 정황을 확인할만한 증거는 없다.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 을 1 내지 6, 12, 14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객공'과 일반 직원 8명들을 구분하여 일반 직원들에게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이들을 이 사건 작업장을 사업장으로 하여 이른바 4대보험<1>에 가입시켰으며 월급제로 정액 형태의 보수를 지급한 반면, 이 사건 작업장에서 봉제업무 등을 수행한 원고들 이른바 '객공'들에게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근로관계에 부합하는 근로계약서나 피고가 주장하는 용역계약에 부합하는 용역계약서를 불문하고 어떠한 형태의 처분문서도 작성하지 않은 채 이들이 실제로 한 작업수량에 단가를 곱하여 산정되는 금원만 이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보이고(그 중 기본급이나 고정급으로 볼만한 부분은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이 사건 작업장을 사업장으로 하는 4대보험에도 가입시키지 않았다.
또한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월별 작업대가는 개인적인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월별로 최소 1,300,000원 대에서 최대 6,300,000원 대에 이르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보수 격차가 4,600,000원 내지 2,200,000원 상당이 발생하게 되는데 아무리 업무실적에 따른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여도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고, 연봉제가 적용되는 일반 직원들과는 매우 다른 보수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원고들은 주로 봉제작업 관련 실적에 따라 피고로부터 작업대가를 지급받은 것으로 볼 수는 있으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 임금을 지급받았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원고들은, 피고에 의한 업무내용 및 업무지시가 엄격하였고, 이 사건 작업장 외에 다른 외부 작업장들을 사용한 적이 없다는 점도 주장하고 있으나, 이 사건 사업장의 주요 업무가 바로 외부로부터 수주한 “의류샘플 생산”이기 때문에 피고로서는 고객의 요구에 의한 업무 기준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는 특수성이 있고, 아울러 봉제업무의 특성상, 미싱이나 관련 작업 도구 등이 필수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 작업장외의 작업장을 사용하지 못한 것은 본인 스스로의 편의와 이익증대를 위한 스스로의 선택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은 피고가 출근시간을 오전 9시로, 퇴근시간을 오후 8시 30분 등으로 지정하여 이 사건 근무기간 중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빠짐없이 이 사건 작업장에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원고들이 제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또한 을 4호증의 원고 E과 피고 측의 J의 대화 내용을 본다면 당일날 결근을 통보하였다는 이유로 하여 피고 측의 J가 해촉 등을 암시하는 언급을 한 것은 인정되지만, 기본적인 내용은 원고들 역시 출근 여부를 결정하여 피고 측에 통보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으로 이해될 수 있다. 또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원들의 근무시간 이전에 이 사건 작업장을 떠났음을 이유로 인사상, 급여상 불이익을 주었다고 볼만한 정황을 찾아보기 어렵고, 앞에서도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들이 보수는 작업량에 따라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가 일반직원들과 달리 원고들에 대하여는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원고들을 이 사건 작업장을 사업장으로 하는 4대 보험에도 가입시키지 않았음에도 원고들은 이 사건 근무기간 중 피고의 위와 같은 조치에 이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위에서 살펴본 바를 종합하면, 위항의 일부 인정사실만으로 또는 이에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을 보태어 보더라도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퇴직금에 관한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결 론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안홍준
각주1)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고용보험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