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주식회사 E는 원고 A에게 16,250,000원, 원고 B에게 46,259,580원, 원고 C에게 28,129,789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8. 7. 2.부터 2023. 9. 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피고 주식회사 D에 대한 청구 및 피고 주식회사 E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주식회사 D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원고들과 피고 주식회사 E 사이에 생긴 부분의 7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 주식회사 E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D’라 한다)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D는 이집트 가족법에 의할 때 아버지가 사망할 경우 자녀의 친권은 어머니가 아닌 부계 남자 친척에게 인정되므로 원고 B, C의 어머니인 원고 A에게는 위 원고들의 법정대리인 자격이 인정되지 않고, 원고 A의 소송위임에 따른 이 사건 소송대리인의 소송대리권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국제사법 제28조, 제31조에 따라 미성년자인 원고 B, C의 법정대리인 자격에 관하여는 이집트법이 적용된다. 그런데 갑 제37, 3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집트 민사소송법상 미성년자인 원고 B, C에 관한 후견인 자격은 원칙적으로 위 원고들의 부계 친족인 조부가 가지게 되나 법원의 허가를 받아 후견인을 변경할 수 있는 사실, 2023. 4. 16. 이집트 산타 지역 탄다 가정법원은 원고 B, C의 조부인 F의 후견인 지위 사임 신청을 받아들이고, 원고 A를 위 원고들의 새로운 법적 후견인으로 임명하는 결정을 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 A는 원고 B, C의 법정대리인으로서 위 원고들을 대리할 자격이 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 D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인정 사실
피고 D는 2018. 4. 1.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과 천안공장 2018년 PC생산 제조위탁 계약(이하 ‘제1 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G은 2018. 4. 1. 피고 주식회사 E(이하 ‘피고 E’라 한다)와 PC 부재 생산 계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제2 위탁계약’이라 한다), 제작 장소는 피고 D의 천안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이고, 제작기간은 2018. 4. 1.부터 2019. 3. 31.이며, 단가를 정해놓고 실 제작 물량을 정산하는 방식으로 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망 H(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17. 12. 1. 피고 E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공장동에서 생산 업무에 종사하기로 하였고, 급여는 기본급 43,210원에 일급×출력일수 방식으로 산정되는데 망인의 일급은 75,000원이었다. 근로시간은 휴게시간(12시부터 13시)을 제외하고 1일 8시간, 1주 40시간으로, 1주일에 16시간의 연장근로 범위 내에서 현장소장이 별도로 정한 바에 따르며, 1주 1회 휴무하는 것으로 정하여져 있다.
망인은 2018. 7. 2. 이 사건 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15:40경 쓰러진 채로 발견되어 구급차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사망하였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망인에 대한 부검 결과 해부학적 사인은 ‘불명’이나, 이러한 경우 심장 부정맥이나 신경계 기능 이상 등 내적 원인에 의하여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심장에서 경도의 심장동맥경화증, 국소적인 심근세포 비후 등의 병변이 발견되었다.
망인은 2018. 4. 9.부터 이 사건 공장에서 근무하면서 콘크리트 제조 보조작업을 하였는데, 구체적으로 콘크리트 다지기 및 잔여물 청소, 주변 청소 등의 일을 담당하였다. 망인은 일반적으로 주 6일 동안 08:00부터 18:00까지 9시간(휴게시간 제외, 이하 같다)동안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으나 평균적으로 주 2-3회 정도 05:00에 출근하여 조기근무를 하거나 20:00 또는 21:00경 퇴근하는 야간근무를 하여 2-3시간의 초과 근무를 하였으며, 이 사건 사고 발생 2주 전에는 05:00 출근하여 21:00에 퇴근함으로써 일 13시간동안 근무를 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망인의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12주 동안 1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57시간 17분이었다.
원고 A는 망인의 아내이고, 원고 B, C는 망인의 자녀로서 망인의 공동상속인들 중 하나이다.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1주당 평균 52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면서 유해한 작업환경에 노출됨으로써 만성적으로 과중한 업무에 종사하였다는 이유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질병에 의한 사망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 A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7, 8, 10 내지 12, 14, 30, 32호증 및 을가 제1 내지 3,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D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적용 여부
원고들의 주장
망인이 피고 D의 천안공장에서 근무하다가 사망하였고, 피고 D의 천안공장장 및 관리 직원에 의하여 생산량이 연간 목표량에 미달하지 않도록 망인의 근로시간이 정해지는 등 실질적으로 피고 D의 근로감독을 받으면서 업무에 종사하였는바, 피고 D와 망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의 관계에 있으므로, 피고 D는 묵시적인 약정에 의해 망인에 대하여 보호의무나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
판단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근로자파견에서의 근로 및 지휘·명령 관계의 성격과 내용 등을 종합하면, 파견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를 자신의 작업장에 파견받아 지휘·명령하며 자신을 위한 계속적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그 자신도 직접 파견근로자를 위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용인하고, 파견사업주는 이를 전제로 사용사업주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며, 파견근로자 역시 사용사업주가 위와 같은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사용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근로자파견관계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관한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사용사업주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입은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와 직접 고용 또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위와 같은 묵시적 약정에 근거하여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제8, 11, 13호증 및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근로복지공단이 작성한 재해조사서에 ‘원청: 피고 D, 하청: 피고 E, 생산직으로 천안공장에서 작업함’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충남천안동남경찰서에서 작성한 내사결과 보고에는 ‘(주)I에서 망인을 관리하는 직원은 망인이 평소 밝은 성격으로 사교성이 좋아 직원들과 잘 어울렸으며 평소 아픈 곳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피고 D와 G 사이에 체결된 제1 위탁계약서의 PC공사 공사규정에 따르면, G은 매월 생산일정표를 작성하되 전체 일정표에 대한 비율을 미달시켜서는 안되고, 피고 D는 생산일정표를 검토한 후 수정을 요구할 수 있으며(제6항), 피고 D의 일일 생산목표량을 반드시 달성하여야 하고 작업원 및 작업시간 부족 등 G의 사정으로 공기가 지연될 경우 G은 이에 상응하는 지체보상금을 피고 D에 지불하여야 한다(제17항). 피고 D는 위 공사규정 제25 내지 27항에서 각 공정별로 구체적인 작업방법 및 안전관리 방법을 정하여 지시하고 있는데, 특히 야간작업 진행 시에는 작업 종료 시까지 현장에 소장급 담당자를 상주시켜야 하고, 일일작업 종료 시 피고 D에게 보고 후 승인 시 철수한다고 정하고 있다. G과 피고 E 사이에 체결된 제2위탁계약에는 이와 같이 상세한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고, PC부재 생산규정을 준수하기로 한다고만 기재되어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D가 G 및 피고 E의 매월 및 일일 생산량에 관여함으로써 근로자의 작업시간 및 작업량 결정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 D가 전체적인 생산량을 관리하는 것 외에 생산에 투입되는 근로자의 수나 각 근로자의 근로시간까지 직접 결정하거나 지휘‧감독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오히려 피고 D는 G이 위 생산량을 지키지 못할 경우 그 책임을 G에 물어 지체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였는바, 적정한 수준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생산목표량을 달성할 책임을 G에게 부담시켰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의 업무부담 요인 조사 시 피고 D는 매년 다른 하청업체와 PC 생산계약을 체결하여 왔고 하루 작업물량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외의 작업시간, 팀 구성 등은 하청업체에서 관리하게 되어 있다고 진술하였고, 피고 E는 날씨가 더운 날에는 아이스크림, 미숫가루 등 시원한 음식을 제공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고용 근로자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지시 및 근로자 관리는 피고 E가 직접 수행하였고, 피고 D는 안전관리 수준에서 작업방식의 원칙을 정하고 야간작업 종료 시 보고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망인은 피고 E의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파견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피고 D에게 망인에 대한 사용사업주로서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도급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책임 인정 여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 D가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한 도급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 따라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위반하였으므로 망인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이 사건 사고 당시 시행되고 있던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2항은 도급인이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취해야 할 조치로 ‘안전ㆍ보건에 관한 협의체의 구성 및 운영(제1호), 작업장의 순회점검 등 안전ㆍ보건관리(제2호), 수급인이 근로자에게 하는 안전ㆍ보건교육에 대한 지도와 지원(제3호), 제42조 제1항에 따른 작업환경측정(제4호), 발파작업을 하거나 화재 발생‧토석 붕괴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한 경보의 운영과 수급인 및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한 경보운영 사항의 통보(제5호)’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대체로 작업 현장 또는 작업 내용에 내재된 위험요소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서, 위 규정에서 특별히 작업 현장이나 내용에 내재된 위험이 없음에도 도급인이 수급인의 근로자의 근무시간‧근무형태 등을 관리함으로써 과로에 따른 산업재해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해야 할 의무까지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산업안전보건법이 2021. 5. 18. 법률 제18180호로 개정되면서 ‘위생시설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시설의 설치 등을 위하여 필요한 장소의 제공 또는 도급인이 설치한 위생시설 이용의 협조(제6호),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도급인과 관계수급인 등의 작업에 있어서 관계수급인 등의 작업시기·내용,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등의 확인(제7호), 제7호에 따른 확인 결과 관계수급인 등의 작업 혼재로 인하여 화재·폭발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관계수급인 등의 작업시기·내용 등의 조정(제8호)’이 추가되었는바, 해당 법률의 개정취지는 ‘현재 건설업, 제조업 등의 사업장에서 관계수급인의 혼재작업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에 관한 도급인의 구체적인 역할이 필요하나 현행법에서는 이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없으므로, 도급인으로 하여금 관계수급인의 혼재작업으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작업 시기‧내용 및 보건조치 등을 확인 또는 조정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안전관리에 필요한 입법적 사항을 마련’하기 위한 것인 점, 산업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산업안전보건법이 위와 같이 개정되기 전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서 ‘도급인에게 관계수급인 등의 작업시기·내용,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등의 확인’의무가 당연히 도출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 D에게 수급인의 근로자인 망인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 외에 작업시기‧내용 등 근로내용 자체를 관리하여야 할 의무는 인정되지 않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 D는 망인과 원고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
피고 E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사업주는 근로조건의 개선을 통하여 적절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고 근로자의 생명 보전과 안전 및 보건을 유지, 증진하여야 한다(구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또한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 등 참조).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직전 망인의 업무량이 급격하게 증가하였다는 등의 사유는 없었지만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12주 동안 망인의 1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57시간 17분으로서, 육체노동을 하는 망인의 업무 특성을 고려하면 장기간 동안 망인의 업무 부담이 상당히 가중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사고 이전에 망인에게 심장과 관련한 특별한 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E는 망인의 사용자로서 망인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고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함에도 이를 다하지 아니하였고, 이로 인하여 망인이 업무상 과로에 기한 심장 질환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 E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책임의 제한
다만 망인으로서도 평소 자신의 업무 상황이나 건강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 적절히 휴식을 취하거나 과중한 업무 수행을 지시받을 경우 사용자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 업무를 조정하는 등으로 자기보호 의무를 다하여야 함에도 그러지 아니하였던 점, 망인의 해부학적 사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점 등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내용,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 E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
피고 E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리고,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들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2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수입
인적사항
소득 및 가동기간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체류허가기간이 종료된 이집트인으로서 난민 신청을 한 후 이에 관한 결정을 받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 후 3년(2021. 7. 2.)까지는 국내에 체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아 국내 보통인부의 도시일용노임을 적용하고, 그 다음 날부터 이집트인의 가동기간 종료일인 60세에 달할 때까지는 이집트 근로자의 평균임금 상당의 소득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본다. 한편 망인이 숙련공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비숙련공의 월 평균임금 200달러에 변론종결일 현재의 환율인 1,270원을 곱하면 2021. 7. 3. 이후 망인의 월 평균 소득은 254,000원이다.
생계비 공제: 수입의 1/3
계산: 아래 표 기재와 같이 84,018,579원이다.
공제
관련 법리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함에 따라 발생하는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은 모두가 그 공동상속인들에게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공동상속되고, 근로복지공단이 수급권자에게 지급하는 유족급여는 당해 수급권자가 상속한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을 한도로 하여 그 손해배상채권에서만 공제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이와 달리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에서 유족급여를 먼저 공제한 후 그 나머지 손해배상채권을 공동상속인들이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공동상속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8다1310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의 상속지분
국제사법 제77조에 의하면 상속은 사망 당시 피상속인의 본국법에 따르는바, 이 집트 상속법에 따르면 망인에게 자녀가 있는 경우 망인의 부모가 각 1/6, 배우자가 1/8을 상속받고 남은 재산을 자녀가 상속받되 남자가 여자의 두 배를 상속받는다. 따라서 망인의 상속인들 사이의 상속지분은 망인의 부모가 각 12/72, 배우자인 원고 A가 9/72, 원고 B가 26/72, 원고 C가 13/72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망인의 부모가 망인에 대한 상속을 포기하였으므로 원고 A가 3/24, 원고 B가 14/24, 원고 C가 7/24의 비율로 망인의 재산을 상속받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29, 31, 3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망인의 부모는 이집트 본국에서 ‘망인의 사망 사건과 금전적 보상에 대한 모든 금전적 처분권을 포기한다.’ 또는 ‘망인의 보상 금액에서 우리의 모든 금액을 포기했다. 현재든 미래든 이 포기의 대상이 되는 배상금의 액수를 청구할 수 없으며 우리는 위탁한다.’는 내용의 공증을 받았다. 상속포기에 있어서 법원의 허가 없이 공증서류만으로 상속포기의 효과가 발생하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위 각 공증서류의 내용 자체만으로도 이는 망인의 모든 재산에 대한 상속권의 포기가 아니라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그런데 망인의 부모가 피고 E에 대한 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해서 해당 채권이 원고들에게 당연히 귀속하는 것은 아니고, 이를 채권양도로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 중 어느 원고에게 얼마의 채권을 양도하는 것인지 특정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고, 원고들의 상속지분은 여전히 원고 A 9/72, 원고 B 26/72, 원고 C 13/72이다.
원고들의 손해배상채권 상속액
원고 A: 10,502,322원(= 84,018,579 × 9/72)에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유족급여 108,263,580원을 공제하면 남는 것이 없다.
원고 B: 30,340,042원(= 84,018,579 × 26/72)
원고 C: 15,170,021원(= 84,018,579 × 13/72)
책임제한 후 최종 상속액
원고 B: 18,204,025원(= 30,340,042원 × 60%)
원고 C: 9,102,012원(= 15,170,021원 × 60%)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내용, 망인의 국적과 나이, 망인과 피고 E의 책임 비율, 원고들과 망인의 관계,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망인의 위자료는 50,000,000원, 원고들은 각 10,000,000원으로 정한다.
망인의 위자료 상속 금액
원고 A: 6,250,000원(= 50,000,000원 × 9/72)
원고 B: 18,055,555원(= 50,000,000원 × 26/72)
원고 C: 9,027,777원(= 50,000,000원 × 13/72)
원고들의 위자료
원고 A: 16,250,000원(= 10,000,000원 + 6,250,000원)
원고 B: 28,055,555원(= 10,000,000원 + 18,055,555원)
원고 C: 19,027,777원(= 10,000,000원 + 9,027,777원)
소결론
따라서 피고 E는 손해배상금으로, 원고 A에게 16,250,000원, 원고 B에게 46,259,580원(= 18,204,025원 + 28,055,555원), 원고 C에게 28,129,789원(= 9,102,012원 + 19,027,777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8. 7. 2.부터 위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9. 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피고 E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소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