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반소원고의 이 사건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반소피고는 2018. 12. 1. 반소원고가 운영하는 C병원(이하 ‘반소원고 병원’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봉직의로 근무하다가 2021. 1. 1.자로 퇴직하였다.
반소피고와 반소원고는 근로계약서외에 별도의 임금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이 사건 임금계약’).
반소피고 외에 반소원고 병원에 봉직의로 근무하던 의사들의 임금계약서 중 제2조 제1항은 이 사건 임금계약과 달리 규정되어 있는바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임금계약에 따라 산정된 반소피고의 세전 월급은 21,245,210원이 되고 실수령액은 14,000,000원에 달한다.
반소피고가 반소원고 병원에서 퇴직 후 퇴직금 지급여부에 대하여 다툼이 있었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2021. 3. 4. 반소피고에게 반소원고가 반소피고에 대한 2018. 12. 1.부터 2020. 12. 31.까지의 퇴직금 45,889,938원을 미지급하였다는 내용의 체불 임금 등 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하였다.
반소원고 병원이 작성한 내부 문서인 급상여대장에 따르면 반소피고에 대한 지급내역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1,535,474원이 기재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4호증, 을 2 내지 4, 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반소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반소원고는, 반소피고가 이 사건 반소원고 병원에서 퇴직할 때까지 반소피고에게 매월 급여를 지급하면서 퇴직연금이나, 퇴직일시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합의에 의하여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임금 중 퇴직연금 납입액 상당액 1,535,474원을 퇴직금 명목의 금원으로서 함께 지급하였는데 위와 같은 퇴직금 분할 약정은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따라서 반소피고는 반소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그동안 수령한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반소피고는, 반소원고가 주장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은 존재하지 아니하고 위 금액은 급여의 일부로 받은 것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반소원·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하는지 여부라고 할 수 있다.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거시한 증거들 및 을 1, 5, 6, 7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반소원고가 반소피고를 위하여 2019. 1. 4. E 주식회사 퇴직연금에 가입하여 1회분을 납입하였으나, 이후 더 이상 납입하지 아니한 사실, 반소피고의 임금계약서에서는 다른 봉직의의 임금계약서와는 달리 연봉의 1/13을 퇴직연금으로 납입한다는 취지가 누락되어 있는 사실, 반소원고 및 반소피고 사이의 대화가 녹취된 녹취록에 따르면 ‘반소피고가 한꺼번에 퇴직금 그냥 달라고 해 가지고 E에 그때 E에 퇴직금 떼고 지급한 게 있어요’, ‘반소피고가 그 때 사정에 의해서 급여에 그냥 포함시켜 달라고 퇴직금을 따로 드렸어요. 그거를’ 이라는 반소원고의 말에 반소피고가 ‘예’라고 답변한 사실 등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실들만으로는 ‘퇴직금 분할약정’이 실질적으로 존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아래에서 설명하는 사정들을 고려할 때 매월 지급된 1,535,474원은 봉급의 일부로 보아야 할 것이며, 그 밖에 달리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무엇보다도 당사자들의 임금에 관한 서면 합의라고 볼 수 있는 ‘임금계약서’의 기재에 따르면 세전 월급으로 ‘21,245,210원’(세후 14,000,000원)으로만 기재되어 있을 뿐 위 월급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기재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고용주인 반소원고의 입장에서는 만약 ‘퇴직금 분할약정’을 명확히 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면 이를 ‘임금계약서’에 명확히 기재하여야 할 것인데(또는 사후적으로라도 별도의 약정서를 작성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② 반소원고 병원이 작성한 급상여대장에 반소피고에게 지급된 금액에 ‘퇴직금’이라고 기재된 사실은 인정될 수 있지만, 이는 반소원고 병원에서 일방적으로 기재한 것일 뿐 반소피고에게 제시되거나, 반소피고의 급여명세서에도 명확히 기재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③ 을 5호증 녹취록의 대화 내용을 보면, 반소원고와 반소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약정에 관한 일부 대화가 있었을 것이라는 정황은 인정될 수 있어 보이지만, 사직 후 퇴직금 지급의무를 면할 정도로 임금과 퇴직금이 분할되는 형태로 지급되는 것으로 명확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④ 반소원고의 주장대로 퇴직금 명목의 1,535,474원이 매월 공제된다면 반소피고의 매월 급여는 12,464,526원이 되는 것이고, 반소피고의 주장에 따르면 월 급여는 14,000,000원이 되는데 상식적으로 본다면 세후 월 급여 14,000,000원으로 합의하였다고 하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운 합의일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반소원고가 반소피고에게 지급한 급여 가운데 퇴직금 명목의 부분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하였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없다.
결 론
그렇다면 반소원고의 이 사건 반소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홍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