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7. 19. 선고 2021가단29199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교육부와 2019. 7. 10.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면 “교육부는 A단체의 대표자가 A단체의 임원, 간부 또는 조합원 중에서 노동조합 전임자로 지명· 요구한 자를 노동조합 전임자로 인정하며, 전임자격과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아니한다”라고 되어 있고(제5조), 부칙에 “본 협약의 유효기간은 협약 체결일로부터 1년으로 한다.”(부칙 제1조 제1항), “본 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더라도 갱신 체결 시까지 본 협약의 효력은 지속된다.”라고 되어 있으며(부칙 제1조 제2항), “교육부와 A단체 쌍방 중 어느 일방이 본 협약을 갱신코자 할때에는 유효기간 만료 30일 이전에 갱신요구안을 제출하여야 하며, 동 기간 중에 어느 일방도 갱신요구안을 제출하지 않았을 때에는 본 협약은 자동 갱신된 것으로 간주하여 효력이 지속된다”(부칙 제2조)라고 되어 있다.

나.

원고는 2020. 7. 30.경 B을 2020. 9. 1.부터 2021. 2. 28.까지 원고의 전임자로 지정하고, 교육부에게 B에 대한 휴직 승인을 요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교육부는 2020. 8. 4.경 교원노조 전임자 허가지침의 개정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요청을 거부하였다.

다.

원고의 하위 단체인 C노동조합(이하 ‘C노조’라 한다)은 2021. 5. 14.경 D을 2021. 9. 1.부터 2022. 2. 28.까지 C노조의 전임자로 지정하고, 경기도교육청에게 D에 대한 휴직 승인을 요청하였다. 이에 경기도교육감은 2021. 5. 25. 교원노조 전임자 허가지침상 ‘전임자 허가기간’을 학년 단위로 허가한다는 등의 이유로 C노조의 위 요청을 거부하였다.

라.

원고는 2021. 7. 22.경 E을 2021. 9. 1.부터 2022. 2. 28.까지 원고의 전임자로 지정하고, 교육부에게 E에 대한 휴직 승인을 요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교육부는 2021. 8. 6. 교원노조 전임자 허가지침상 ‘전임자 허가기간’을 학년 단위로 허가한다는 것을 이유로 원고의 요청을 거부했다.

마.

고용노동부는 단체협약 중 전임자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교육부가 내부 지침을 통하여 전임자의 자격과 기간을 제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원고의 질의에 대하여, 2021. 8. 31.경 교원노조 전임자 허가지침이 관련 법령에 따라 위임을 받아 정해진 것이라면 교원노조법 제7조 제1항에서 단체협약의 효력을 배제하는 ‘법령’으로 볼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면 위 ‘법령’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바.

교육부는 1999. 12.경 교원노조 전임자 제도 시행에 필요한 세부적 사항이 기재된 교원노조 전임자 허가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을 제정하였고, 2002. 12.경, 2004. 2. 18.경, 2014년 경 이 사건 치침을 각 개정하였는데, 이에 의하면, ‘전임자 허가 기간’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다.

[인정 근거]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1호증의 각 기재,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는 2020. 8. 4. 원고의 B에 대한 전임자 휴직 승인 요청에 대하여, 2021. 5. 25. C노동조합의 D에 대한 전임자 허가 신청에 대하여, 2021. 7. 22. 원고의 E에 대한 전임자 휴직 승인 요청에 대하여 각 이 사건 허가지침을 이유로 거절하였는데, 이는 피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으로, 피고는 이로써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하는 원고의 단체교섭권을 정면으로 침해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전임자 지정에 어려움을 겪는 등 노동조합 활동에 큰 타격을 받았으며, 원고와 조합원들은 피 고에 대한 배신감과 슬픔으로 고통받았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위와 같은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의 배상을 구한다.

2)

교육부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민법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을 성실히 이행할 의무가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 소속 공무원들은 관계 법령을 검토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원고의 요청을 묵살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원고는 전임자 운용 및 노동조합 활동에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큰 충격을 받았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피고 소속 공무원들의 고의, 과실에 의한 위법한 직무수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의 배상을 구한다.

나.

피고의 주장

1)

이 사건 지침에서 정한 ‘전임자 허가 기간’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므로 이는 반드시 준수되어야 하고 이에 반하는 교원 노동조합의 활동은 허용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5조를 이 사건 지침에 저촉되지 않도록 해석해야 하는바, 원고로서는 학년 단위로 정한 전임자 허가 기간을 준수하는 한도 내에서 노동조합 전임자 허가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한 학기 단위의 노조 전임자 신청을 불허한 것은 이 사건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2)

이 사건 지침에서 정한 노동조합 전임자 허가 기간에 관한 내용은 명확하고 일의적으로 정해져 있어 그 해석 적용에 있어 달리 해석될 여지가 없고, 이 사건 지침에서 정한 전임자 허가 기간을 토대로 노조 전임자에 대한 허가 절차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으므로, 피고 소속 공무원들이 원고의 한 학기 단위의 노조 전임자 신청을 불허한 것은 객관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고, 고의, 과실을 인정할 수도 없는바, 피고의 국가배상책임은 인정되지 않는다.

3)

이 사건 지침에서 노동조합 전임자 허가 기간을 학년 단위로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 소속 교원들의 노동조합 활동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고, 피고가 원고 측의 노동조합 전임자 허가 신청을 불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원고 측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3.

판단

가.

이 사건 단체협약 위반으로 인한 위자료 청구

1)

우선 원고의 이 사건 단체협약 위반으로 인한 위자료 청구에 관하여 본다.

2)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2, 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 사정을 알 수 있다. 노동조합 전임자 허가 기간을 제한하여 오던 이 사건 지침이 존재하던 상황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노동조합 전임자의 기간을 제한하지 않기로 하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 체결되었고, 이 사건 단체협약 제5조의 문언은 비교적 명백하며, 달리 이 사건 단체협약에 노동조합 전임자의 기간을 학년 단위로 정하는 것으로 한정 해석하도록 할 만한 조항들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피고 스스로도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후, 제5조의 이행방안으로 노동조합 전임자의 기간을 학년 단위로 정하도록 제한하는 이 사건 지침을 개정하겠다는 계획 초안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단체협약 제5조가 노동조합 전임자의 기간을 반드시 학년 단위로 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또한, 교원이 한 학년 도중 노동조합 전임자가 되더라도 다른 교원으로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어 있을 뿐 아니라, 교원의 학기 단위의 휴직은 상당 부분 이뤄지고 있으며, 원고의 이 사건 각 노동조합 전임자 신청은 무작위로 기간을 정한 것이 아니라 학기 단위로 그 기간을 정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후 이 사건 지침을 개정하지 않았고, 그런 상태에서 이 사건 지침을 이유로 학기 단위로 기간을 정한 원고의 이 사건 각 노동조합 전임자 허가 신청을 불허한 것은, 이 사건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3)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자료를 구하고 있는 원고의 청구를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타인의 불법행위 등으로 인하여 법인의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법인의 사회적 명성, 신용이 훼손되어 법인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된 경우에는 법인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나(대법원 1996. 6. 28. 선고 96다12696 판결 등 참조), 법인 자체는 정신적 고통을 느낄 능력이 없으므로 위와 같은 경우 외에는 법인의 위자료 청구는 그 성질상 허용되지 않는다.

살피건대, 자연인이 아닌 원고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느낄 능력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목적사업 수행에 영 향을 미칠 정도로 원고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되었다고 보기는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자료 청구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4)

결국, 이 부분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나.

국가배상청구로서 위자료 청구

1)

다음으로, 원고의 국가배상청구로서 위자료 청구에 관하여 본다.

2)

살피건대, 피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후 이 사건 지침을 개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증거들, 을 제6 내지 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지침에서는 노동조합 전임자의 허가 기간을 비교적 명백하게 정하고 있고, 이 사건 지침이 존재하는 이상 피고 소속 공무원들이 이 사건 지침에 따르지 않고 행동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바, 피고 소속 공무원들이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원고의 노동조합 전임자 허가 신청을 불허한 것을 두고 피고 소속 공무원들이 고의, 과실로 위법한 행위를 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앞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위자료 청구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3)

결국, 이 부분 원고의 청구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정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