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4. 28. 선고 2021가합108125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1. 1. 26. 원고에 대하여 한 정직 1개월의 징계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484,74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6. 30.부터 2023. 4. 28.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2,961,9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장애 문제의 실상과 장애 원인에 대한 조사ㆍ연구 및 정책개발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2019. 1. 1. 경기도지사로부터 C기관(이하 ’이 사건 기관‘이라 하고, 이 사건 기관의 기관장을 ’이 사건 기관장‘이라 한다)의 운영을 위탁받은 자이다.

2)

원고는 이 사건 기관의 조사지원팀에서 선임 직위로 근무하였던 자이다.

나.

이 사건 개별 면담

이 사건 기관장은 2020. 11. 30. 원고가 다른 직원을 힘들게 한다는 취지의 신고를 받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하여 2020. 11. 10.부터 2020. 11. 13.까지 기관 내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실시하였다. 이 사건 기관장은 2020. 11. 25. 원고와 개별 면담을 하였으나(이하 ’이 사건 개별면담‘이라 한다), 원고에게 서면으로 경고하거나 원고로부터 잘못을 시인하는 내용의 경위서를 제출받지는 않았다.

다.

이 사건 대면조사 실시

1)

이 사건 기관장은 2020. 12. 17. 회복지원팀 간사 D이 원고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는 취지의 신고를 받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하여 2020. 12. 18. 피해자 D, 가해자 원고, 목격자 E을 대상으로 개별적으로 대면조사를 실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대면조사‘라 한다).

2)

D은 10:00경부터 10:49경까지 실시된 이 사건 대면조사에서 ’원고가 2020. 12. 9. 20:00경 E 변호사가 있는 자리에서 ”F 간사님이 병신 같은 이유 하나만 말해줘요. 나 마음의 위안 좀 삼게“라고 말하였고, 웃으면서 답변을 회피하자 2020. 12. 11. ”지금 누군가가 내부고발을 한 것 같은데 나에 대하여 세세한 것까지 다 이야기한 것 같아요. 이렇게 자세히 이야기한 것을 보면 주변 사람인데 F 간사밖에 없지 않냐?“, ”제가 물어본 것은 답 해주셔야 돼요“라고 말하였다‘고 피해 상황을 진술하였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16:18경부터 17:20경까지 실시된 이 사건 대면조사에서 ’예전에 D 간사가 자신이 ”입만 열면 F 간사를 병신 만드는 것 한순간“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서, E 변호사가 있는 자리에서 D 간사에게 지금 F 간사 때문에 너무 힘들어 위로가 필요한데, 그때 ”입만 열면 F 간사님 한순간에 병신 만들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 것 중에 한 개만 이야기해줄 수 있는지 장난처럼 웃으면서 물어본 것이고, 그 다음 날 D 간사를 만나게 되어 다시 물어본 것이다‘고 소명하였다.

4)

이와 관련하여 E은 17:45경부터 실시된 이 사건 대면조사에서 ’원고가 ”F에 대해서 잘못한 것 하나만 얘기해줘 나 너무 힘들어. 위로가 필요해“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라.

2020. 12. 30.자 징계위원회 출석 통보

1)

이 사건 기관의 인사위원회는 2020. 12. 22.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회의 결과,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하여 2020. 12. 30.자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하였다‘는 내용의 ’징계위원회 개최 통보서‘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할 의무 및 소명할 기회가 있으므로, 2020. 12. 30. 10:00 출석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출석통지서’를 교부하였다(이하 ‘2020. 12. 22.자 출석통지서”라 한다).

2)

원고는 2020. 12. 22. 이 사건 기관의 조사 담당자 G에게 ”1. 다른 근로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하여 날짜, 횟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바랍니다. 2. 근무 상태가 불량한 부분에 대하여도 날짜, 횟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바랍니다. 저도 어떤 부분이 문제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야 소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답변은 내일 9시 이후에 주셔도 됩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하였다.

3)

원고는 2020. 12. 24. 재차 위 G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같은 날 G로부터 ”행위의 날짜는 이미 안내해 드렸습니다.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은 지난 주 면담조사 내용에 비추어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고 판단되며,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더 이상 안내드리기 어렵습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마.

2020. 12. 30.자 징계위원회 개최 연기

1)

한편, H언론는 2020. 12. 28. 「I」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 기관장의 고압적인 언행 등을 고발하는 기사를 보도하였고, 피고는 같은 날 사실관계 확인을 위하여 이 사건 기관장에게 「J」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2)

이 사건 기관의 인사위원회는 2021. 1. 4.부터 2021. 1. 6.까지 기관장을 포함한 전 직원의 비위 행위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하였고, 2020. 12. 29. 원고에게 ‘2020. 12. 30. 개최 예정이던 징계위원회가 연기되었다’고 통보하였다.

바.

이 사건 문답서 및 경위서 작성과 이 사건 출석통지서 교부

1)

이 사건 기관은 2021. 1. 4.부터 2021. 1. 6.까지 기관 내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과정에서 원고에게 교부한 문답서(이하 ‘이 사건 문답서’라 한다)에는 아래와 같은 질문이 기재되어 있었다.

2)

이 사건 기관은 2021. 1. 11. E이 원고에게 부탁하여 출근 시각을 조작하였다는 취지의 신고를 받았고, 2021. 1. 18. E, 원고로부터 출근 시각 조작 비위사실에 관한 경위서를 제출받았다(이하 ‘이 사건 경위서’라 한다).

3)

이 사건 기관의 인사위원회는 2021. 1. 19. 원고에게 징계위원회 진술을 위하여 2021. 1. 26. 10:30 출석하라는 내용의 출석통지서를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출석통지서’라 한다). 이 사건 출석통지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4)

원고는 2021. 1. 25. 피고에 ① 기관 내 부적절한 언행(장애 차별, 비인권적 언행) 관련하여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떤 말을 하였는지, ② 출장 시 부적절한 행동(차량에 다리 올리는 행동) 관련하여 언제 어디에서 누구의 차에서 다리를 어떻게 올렸는지, ③ 기관장 지시사항 불이행 관련하여 기관장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지시사항을 했는지 징계위원회 전까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였다.

사.

이 사건 징계 경위

1)

원고는 2021. 1. 26.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였다. 징계위원회의 간사는 원고가 출석하기 전에 징계위원들에게 징계의결요구서에 대하여 설명하였는데, 그 내용은 원고가 아래와 같은 비위사실과 관련하여 성실의무 위반, 복종의무 위반, 품위유지의무 위반을 하였다는 것이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징계요구 사유’라 한다).

2)

원고는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자마자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통지받지 못하여 방어권 행사를 위한 준비를 하지 못하였다고 이의를 제기하였고, 이 사건 문답서와 이 사건 출석통지서에 기초하여 징계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였다.

3)

위 징계위원들은 원고가 나간 다음 간사에게 원고가 ”병신“이라는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인지 물었고, 간사는 원고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징계위원들은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원고가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하였음에도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하여 원고에 대하여 정직 1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한다).

4)

이 사건 기관장은 2021. 1. 26. 원고에게 결정사항을 ”정직 1개월(2021. 1. 27.부터 2021. 2. 26.까지), 징계사유를 ”이 사건 기관의 비위사실 확인에 따른 근무기강 확립을 위하여 실시된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의 성실의무, 복종의무, 품위유지의무 위반이 인정되어 징계를 의결함“이라고 각 기재한 ‘징계의결통보서’를 발송하였고(이하 ‘이 사건 징계의결통보서’라 한다), 원고가 이를 수령하였다.

아.

이 사건 기관의 관련 규정

이 사건 기관의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별지 1 기재와 같고, 이 사건 운영규정 제39조 제3항에 따른 징계기준 중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부분은 별지 2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0 내지 14, 17, 20, 21호증(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4 내지 10, 12 내지 18, 20, 29, 34, 41의 각 기재, 갑 제22호증의 음성,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징계의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절차적 하자 주장

가)

이 사건 징계의결통보서에는 구체적인 징계사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고, 이 사건 출석통지서에 기재된 사유와 이 사건 징계요구 사유가 다르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확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기관은 원고에게 일시, 장소, 행위 태양 등이 구체적으로 특정된 징계사유를 고지하지 않음으로써 소명의 기회를 박탈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는 이 사건 운영규정 제39조 제4항을 위반하였다.

다)

이 사건 기관의 인사위원회는 징계위원회 7일 전인 2021. 1. 18.까지 원고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다가 2021. 1. 19.이 되어서야 이 사건 출석통지서를 교부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는 이 사건 운영규정 제40조 제5항을 위반하였다.

라)

이로써 원고의 방어권이 중대하게 침해되었으므로, 이 사건 징계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여 무효이다.

2)

실체적 하자 주장

가)

원고는 이 사건 기관 내에서 장애차별, 비인권적 언행을 한 사실이 없고, 출장 시 차량에 다리를 올리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 사실이 없으며, 이 사건 기관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사실이 없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

원고가 E 변호사의 사원증을 이용하여 출근 등록을 대신해 준 사실은 있으나, E 변호사가 약 5분 정도 지각한 것으로 E 변호사가 늦게까지 야근을 하여 실제로는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은 점, 이 사건 이전에 출근시간 조작을 이유로 한 징계가 이루어진 바 없으며 E 변호사의 경우 감봉 1개월의 징계만을 받은 점, 원고가 이 사건 징계로부터 3개월 전인 2020. 10. 28. 이 사건 기관장의 추천으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위법이 있다.

다)

이로써 이 사건 징계는 징계사유의 부존재 및 징계 재량권의 일탈ㆍ남용으로 실체적 하자가 존재하여 무효이다.

나.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1)

징계사유 불확정 관련

가)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지 반드시 징계결의서나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징계규정 소정의 징계근거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나)

이 사건 징계의 징계위원회에서 간사가 원고의 출석 전에 징계위원들에게 이 사건 징계요구 사유를 설명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4호증, 을 제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징계요구 사유 전부가 이 사건 징계의 징계사유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징계요구 사유 중 ㉠ 이 사건 기관장의 지시 불이행, ㉡ D에 대한 장애인 비하 및 직장 내 괴롭힘 발언, ㉢ E의 출근시간 조작 가담행위, ㉣ 출장 시 차량에 발을 올리는 행위(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만이 이 사건 징계의 징계사유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운영규정은 징계의결요구권자 내지 징계의결요구절차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징계사유로 삼지 않은 비위행위라고 하더라도 일정한 경우 징계양정에 있어서 참고자료로 삼을 수 있으므로(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징계위원들에게 징계의결요구서에 기재된 비위사실을 설명하였다고 하여 그 비위사실이 전부 이 사건 징계의 징계사유가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②

이 사건 징계요구 사유 중 이 사건 기관의 전신인 M센터 N 팀장에 대하여 험담한 부분과 ”좆나, 씨발, 새끼, 병신“ 등의 비속어를 수회 지속적ㆍ반복적으로 한 부분은, 일시 및 횟수가 특정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징계위원회 위원들 사이에서도 징계시효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징계사유로 삼기 적절하지 않다는 논의가 있었다.

③

그 결과 이 사건 징계의 징계위원회는 이 사건 징계사유만을 주로 논의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재판부의 석명에 따라 징계사유로 정리한 내용도 이 사건 징계사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

이 사건 징계에서 이 사건 징계사유만을 징계사유로 삼은 것으로 보는 이상, 징계사유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소명기회 미부여 관련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규정 제39조 제4항은 ”기관은 징계위원회 의결 전에 징계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제40조 제5항은 ”징계위원회는 징계대상자에게 개최 사실을 명시하여 개최일 7일 전에 서면으로 통보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나)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징계는 이 사건 규정 제39조 제4항, 제40조 제5항을 위반하여 원고의 방어권을 중대하게 침해한 것으로 보이므로,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여 위법하다.

①

이 사건 출석통지서는 징계위원회 6일 전인 2021. 1. 19. 비로소 원고에게 통보되었고, 징계요구 이유가 ”기관 내 부적절한 언행(장애차별, 비인권적 언행)“ 등으로 포괄적으로 축약 기재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원고가 자신의 징계혐의사실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하여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규정 제39조 제4항, 제40조 제5항을 위반하여 원고의 방어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있다.

②

이 사건 징계에서 징계위원들은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원고가 장애인을 존중하지 않고 ”병신“이라는 발언을 하였음에도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하여 원고에 대하여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한 것이므로, 적어도 원고로서는 방어권 행사를 위하여 이 사건 징계에서 문제되는 자신의 발언 내용이 ”F 간사님이 병신 같은 이유 하나만 말해줘요“임을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③

그러나, 이 사건 대면조사, 2020. 12. 22.자 출석통지서, 이 사건 문답서, 이 사건 출석통지서 어디에도 이 사건 징계에서 문제된 ”F 간사님이 병신 같은 이유 하나만 말해줘요“라는 진술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원고가 이 사건 대면조사에서 ’자신은 과거에 D이 ”병신“이라고 발언한 것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사실상 장애인 비하 발언 사실을 부인하였고 목격자 E이 원고의 진술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음에도, 이 사건 기관의 조사 담당자는 D에게 먼저 ”병신“이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있는지 추가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그 이후에도 원고가 여러 차례 이 사건 징계사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려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이 사건 기관의 조사 담당자는 막연한 2차 피해 우려만을 이유로 이 사건 징계에서 문제된 원고의 발언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

④

이 사건 징계의 징계위원회에서 간사는 원고가 출석하기 전에 징계위원들에게 이 사건 징계요구 사유를 설명하였고, 원고가 출석하여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고지받지 못하였다고 이의 제기하였음에도 그 요지조차 고지하지 않았다. 간사는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위원들에게 원고가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기까지 하였다.

⑤

징계대상자에게 징계혐의사실 개개 사항에 대하여 빠짐없이 진술하도록 조치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문답서의 내용이 매우 포괄적인 점, 이 사건 출석통지서 기재 또한 일시의 특정이 없는 등 구체적 징계사유를 알기 어렵게 되어 있는 점 등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대면조사 시 위 발언 내용 관련 조사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 사건 징계사유의 구체적 고지가 불필요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

실체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이 사건 기관장의 지시 불이행 관련

(1)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개별면담 당시 이 사건 기관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시 내지 경고를 받았음을 인정하기에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개별면담 당시 이 사건 기관장의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기관장의 지시를 불이행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2)

따라서 이 부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나)

D에 대한 장애인 비하 및 직장 내 괴롭힘 발언 관련

(1)

을 제5, 7호증의 각 기재, 을 제6호증의 일부 기재, 갑 제22호증의 음성에 의하면, 원고가 2020. 12. 9. 20:00경 이 사건 기관 사무실 내 상담실에서 E이 있는 자리에서 D에게 ‘예전에 ”입만 열면 F 간사 한순간에 병신 만들 수 있다“라고 이야기 했던 것 중에 한 개만 얘기해줘. 나 마음의 위안 좀 삼게’라는 발언을 한 사실, 2020. 12. 11. D에게 ‘상담실에서 말했던 것 얘기해줄 수 있느냐’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

(2)

그러나 갑 제15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갑 제22호증의 음성, 증인 E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① D이 이 사건 발언 이전에 원고에게 ‘내가 입만 열면 F 병신 만드는 것 한순간이다’, ‘F과 연애하다가 헤어졌다’, ‘F이 헤어진 후에도 계속 연락을 해서 연락처를 차단하였다’고 말하였던 점, ② 그렇기에 원고는 이 사건 발언을 할 당시 D에게 F을 비난하는 취지로 말을 하는 것이 D에 대한 괴롭힘이 될 것이라고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D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도 ‘내가 F과 헤어져 F을 싫어한다고 생각하여 원고가 F 욕을 내게 했다고 생각했다’는 내용이 있다), ③ 원고가 이 사건 발언을 하면서 ”병신“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게 된 것은, D이 과거에 했던 발언을 인용함으로써 D의 기억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 장애인을 비하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위 ”병신“은 D의 발언을 인용한 것인데 D에 대해서는 어떠한 징계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이 사건 발언 중 2020. 12. 9.자 발언 당시 현장에 있던 증인 E은 ‘원고가 갑자기 이 사건 발언을 하였기 때문에 다소 황당함을 느껴서 같이 조금 푸핫 이렇게 웃음을 터트렸다’, ‘셋이 같이 웃음을 터뜨렸기 때문에 그 장면이 기억이 남는다’, ‘그냥 일상적인 대화라고 생각했는데, 이 일로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받게 되어 현재까지 기억에 잘 남게 된 것이다’라고 증언한 점, ⑥ D은 이 사건 발언 이전에 원고에게 ”23세 A님. 저보다 어리신데 저 반말해도 되나여????????“, ”퇴근시간 지나서 혹시 동생이라고 불러도 되는지 생각해봤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등 일과시간 이후 사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발언 중 2020. 12. 9.자 발언은 20:00경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 사건 발언 역시 사적인 대화의 연장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⑦ 이를 고려하면 이 사건 발언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참조)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이 사건 발언과 관련된 부분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따라서 이 부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출장 시 차량에 발을 올리는 행위 관련

(1)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기관 근무 중 출장 시 차량에 발을 올리는 등의 행동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가 그와 같은 행동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이 사건 운영규정상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2)

따라서 이 부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라)

E의 출근시간 조작 가담행위 관련

(1)

을 제15, 16, 2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E의 부탁을 받아 E의 사원증으로 출근 등록을 대신해 준 사실, 다른 직원(O), E, 원고 등이 속한 단체대화방에서 E이 출근등록을 부탁하자 원고가 E의 사원증을 이용하여 티가 나지 않게 등록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위와 같은 비위사실은 이 사건 운영규정 제39조 제2항의 징계사유 중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로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하였을 때’,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였을 때’ 등에 해당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그러나 갑 제24호증, 을 제3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2020. 10. 28. 투철한 사명감과 헌신적인 봉사정신으로 맡은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장애인 학대의 예방 및 대응에 기여한 공이 크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은 점, ② 이 사건 이전에 이 사건 기관에서 출근시간 조작을 이유로 징계를 받은 사례가 없고 정작 출근등록을 부탁한 E에 대하여는 이 사건 징계보다 경한 감봉 1개월의 징계만이 이루어진 점, ③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이 부분 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징계는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위법이 있다.

마)

소결론

이 사건 징계는, 징계사유가 대부분 인정되지 않고, 일부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징계사유 부존재 및 징계 재량권 일탈ㆍ남용의 실체적 하자가 존재하여 위법하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징계는 징계절차에서의 소명기회 미부여, 징계사유의 부존재, 징계재량권의 일탈ㆍ남용 등 실체상ㆍ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에 따른 정직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피고가 이 사건 징계의 효력을 다투고 있으므로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3.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가 이 사건 기관에서 선임 직위로 근무한 사실, 피고가 2019. 1. 1. 경기도지사로부터 이 사건 기관의 운영을 위탁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기관의 운영을 위탁받을 당시 팀장 이하 소속 직원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고용을 승계하기로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고용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한편, 이 사건 징계에 따른 정직기간인 2021. 1. 27.부터 2021. 2. 26.까지 원고의 미지급 임금이 2,484,74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2,484,74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1. 6. 30.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4. 2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와 같이 인정된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민(재판장) 정신영 김영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