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별지 5 표 ‘원고’란 기재 각 원고들에게 같은 표 ‘합계액(원)’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같은 표 ‘기준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소송비용 중 6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택시 여객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최저임금 적용 대상인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원고들은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고, 위 법률 부칙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09. 7. 1.부터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서울특별시에서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 이후인 2009년경 피고의 노동조합과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이하 ‘2009년 임금협정’이라 한다)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 주 40시간으로 정하였고,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임금협정은 2014년까지 유지되었다. 피고는 2015. 6. 26. 피고 노동조합과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데(이하 ‘2015년 임금협정’이라 한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17. 11. 1. 피고 노동조합과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으로 줄이고,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연료 전량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아래와 같은 임금협정(이하 ‘2017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9. 1. 1. 노동조합과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 1주 24시간으로 하는 임금협정(이하 ‘2019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위 각 임금협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피고에게 사납금을 납입하고 피고로부터 위 각 임금협정에서 정한 기본급, 제수당, 상여금 등을 임금으로 지급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사납금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변동되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주위적 청구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한 2017년 임금협정 및 2019년 임금협정(이하 위 각 임금협정을 통칭할 때 ‘이 사건 임금협정’이라 한다)은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이다. 그러므로 원고들에게 적용되어야 하는 소정근로시간은 2015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1일 소정근로시간 6시간에 따라 산정한 최저임금 및 이에 근거하여 산정한 퇴직금과 실제 지급한 임금, 퇴직금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구체적인 금액의 계산방식은 별지 2 내지 4 표 각 기재와 같다).
예비적 청구
설령 이 사건 임금협정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별지 5 표 ‘원고’란 기재 원고들이 재직한 기간 동안 적용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최저임금 및 이에 근거하여 산정한 퇴직금과 실제 지급한 임금, 퇴직금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구체적인 금액의 계산방식은 별지 6 내지 8 표 각 기재와 같다).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쟁점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이 사건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위 합의가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M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무효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받아온 사실, 2009년 임금협정은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2015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주 36시간으로 변경하고, 2017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주 30시간으로 변경하고, 2019년 임금협정에서 1일 4시간, 주 24시간으로 변경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2015년 임금협정 및 이 사건 임금협정의 내용과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4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여 피고 차고지 밖 도로 위에서 일하면서 승객들로부터 받은 수익을 관리하였고,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원고들이 승객으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원고들이 갖는 방식으로 일하였다. 이에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들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택시 운수업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고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이 사건 임금협정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고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 체결되었고, 이 사건 임금협정이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의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201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월정액급여 중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판단하는 비교대상 임금은 기본급, 승무수당, 근속수당, 상여금, 장려수당을 합산한 돈이다.<1> 근로자가 소정근무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근무기간 1년 미만 근로자의 경우 비교대상임금은 1,153,526원이고, 근무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의 근로자의 비교대상임금은 1,183,526원인데, 이를 2017년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으로 환산하면 각각 7,442원(= 1,153,526 ÷ 1개월의 평균 소정 근로시간 155시간,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7,635원(= 1,183,526원 ÷ 1개월의 평균 소정 근로시간 155시간)으로 2017년 최저시급 6,470원을 각 상회한다. 2018년 최저시급 7,530원과 비교하는 경우 근무기간 1년 미만 근로자의 경우 위 최저시급에 미달하나, 근무기간 1년 이상 근로자의 경우 최저시급을 상회한다.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 중 1년 미만 근로자의 비율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자료는 제출되어 있지 않으나 원고들의 상당수가 2017년 임금협정 당시 1년 이상 근로한 상태였다.
201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월정액급여 중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판단하는 비교대상 임금 역시 기본급, 승무수당, 근속수당, 상여금, 장려수당을 합산한 돈이다. 근로자가 소정근무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근무기간 1년 미만 근로자의 경우 비교대상임금은 1,153,526원이고, 근무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의 근로자의 비교대상임금은 1,183,526원인데, 이를 2019년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인 1일 5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으로 환산하면 각각 8,930원(= 1,153,526 ÷ 1개월의 평균 소정 근로시간 129.16시간), 9,163원(= 1,183,526원 ÷ 1개월의 평균 소정 근로시간 129.16시간)으로 2019년 최저시급 8,350원, 2020년 최저시급 8,590원을 각 상회한다.
서울 지역의 택시 기본요금이 2013. 10. 12. 중형택시를 기준으로 종전 2,4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되고, 할증요금의 변경거리와 시간이 144m당 100원에서 142m당 100원으로 변경되는 한편, 승차거부 완화를 위해 서울을 벗어나는 모든 지역에 대해 시지역 외 할증(이른바 시계외 할증) 20%를 적용하였고, 2015년경부터는 택시호출서비스가 보편화됨으로써 택시영업 형태가 기존 ‘순항배회형’에서 ‘순항배회형 + 호출형’으로 변화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의 대기 운행시간이 줄어드는 등 근무환경에 여러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사정은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울특별시는 택시 기본요금이 2019년 2월 3,800원으로 약 26% 인상된 이후 택시운전근로자의 1일 평균 운송수입이 20,912원 증가하고 1일 평균 영업건수가 2.9건 감소하였다는 조사결과를 밝히기도 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협정 이후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아무런 변경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협정 체결 이후에도 원고들이 사납금을 납부하기 위해서는 1일 8시간 이상을 근로하여야 하고 실제로 그 이상을 근무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협정의 체결 이후 원고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실질적으로 변경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앞서 본 바와 같은 택시요금 인상 등의 사정변경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실질적인 변경이 없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임금협정에 따라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적용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별지 5 표 ‘원고’란 기재 원고들의 최저임금 및 이에 근거하여 산정한 퇴직금과 실제 위 원고들이 실제 지급받은 임금 및 퇴직금의 차액이 위 표 ‘합계액(원)’란 기재 위 원고들별 해당 각 돈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구체적인 금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사실과 계산방식에 관한 별지 6 내지 8 각 표 기재 내용에 관해서도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므로 피고는 별지 5 표 ‘원고’란 기재 각 원고들에게 같은 표 기재 ‘합계액(원)’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들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인 같은 표 ‘기준일’란 기재 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기찬(재판장) 김수현 이도훈
각주1) 이에 대하여 피고는 야간근로수당도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야간근로수당은 야간근로를 전제로 한 수당으로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에 속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