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11. 25. 선고 2021가합11339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등

1)

피고는 금융투자 유관기관, 금융투자회사 및 기타 단체의 정보처리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원고는 1992년 8월경 피고에 입사한 근로자로 2019년 7월경부터 피고의 금융마케팅부 부서장으로 근무하여 오다가 2021. 3. 1. 피고의 데이터사업부 금융솔루션사업팀 부서원으로 인사명령(이하 ‘이 사건 인사명령’이라 한다)을 받았다.

나.

인사평가에 관한 피고의 내부규정 등

이 사건과 관련한 인사평가 등에 관한 피고의 종합평가지침(이하 ‘이 사건 종합평가지침’이라 한다)과 인사규정세칙(이하 ‘이 사건 인사규정세칙’이라 한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20년 인사평가 결과 업적평가에서 상위 세 번째에 속하는 B+를 받았고 능력평가 등급에서도 B0를 받았으며, 개인성과등급도 A+를 받았다. 또한, 원고는 부서장 직책에 보임된 때로부터 2년이 지나지 않아 부서장 직책을 면하지 않을 것으로 신뢰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을 통해 원고의 부서장 직을 면하고, 원고에게 부서원으로 근무할 것을 명하였다.

원고에 대한 위와 같은 인사평가 결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인사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인해 상당한 연봉이 삭감되는 현저한 생활상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에 앞서 원고와 아무런 협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이에 원고는 위법한 이 사건 인사명령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피고의 위법한 인사명령에 따라 원고가 입게 된 손해(이 사건 인사명령이 없었더라면 원고가 지급받았을 임금에서 이 사건 인사명령에 따라 원고가 지급받게 된 임금의 차액 상당액)의 배상을 구한다.

3.

이 사건 인사명령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참조).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두20447 판결 참조).

또한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고(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누7130 판결 참조),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의 금융마케팅부 부서장으로 근무한 2020년 인사평가 결과 업적평가에서 B+를 받았고 능력평가에서 B0를 받았으며, A+의 개인성과등급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 내지 7,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토대로 이 사건 인사명령의 업무상 필요성과 이에 따른 원고의 생활상의 불이익 등을 비교·교량하여 볼 때,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인사명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명령이 위법하여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업무상 필요성 관련

가)

원고는 2020년 인사평가 결과 업적평가 부분에서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B+를 받았고, 이는 상반기의 경우 부서장, 실장 보직을 갖고 있던 피고의 근로자 34명 중 5등, 하반기의 경우 부서장, 실장 보직을 갖고 있던 피고의 근로자 31명 중 7등에 해당하는 평가결과이기는 하다. 그러나 업적평가는 ‘소속부서 성과 평가결과’가 70% 비중을 차지하므로 위와 같은 평가결과만으로는 부서장으로서의 원고의 업무능력이 평균적인 부서장의 업무능력을 상회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개인성과등급은 종합평가지침에 따른 인사평가 결과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상여금의 액수와 관련한 수치로 피고의 직원 중 80~90%가 A 이상의 등급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원고의 개인성과 등급을 기준으로 원고의 업무능력을 평가하기도 어렵다. 나아가 원고는 2020년 능력평가 부분에서 B0를 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부서장, 실장 보직을 갖고 있던 피고의 근로자 32명 중 22등에 해당하는 평가결과이고 원고는 상향평가 부분에서는 82.08점으로 부서장 총 26명 중 26등의 평가결과를 받았다.

나)

원고는 2021. 3. 1.을 기준으로 직급은 2급, 직위는 차장의 지위에 있었다. 이 사건 인사명령은 원고로 하여금 부서장의 직책을 면하게 하는 것으로 원고의 직급이나 직위를 강등시키는 인사명령은 아니다. 이 사건 인사명령과 같은 시기에 이루어진 피고의 2021. 3. 1.자 인사명령을 통해 부서장의 직책을 면하고 부서원으로 근무하게 된 피고의 직원은 원고 이외에도 6명이 존재한다. 나아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이루어진 피고의 인사명령에 따라 부서장, 실장, 팀장(이하 ‘부서장 등’이라 한다)의 직책을 면하게 된 피고의 직원이 80명인 점에 비추어 보면, 부서장 등의 직책을 면하게 하는 피고의 인사명령은 이례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는 업무상의 필요에 따라 위와 같은 인사명령을 해 온 것으로 보인다.

다)

이 사건 종합평가지침 제38조 제3항은 상항평가의 결과를 직원의 승진, 승급, 직책 보임 등의 참고자료로 활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상항평가의 평가요소에는 기획력, 업무개선, 업무관리, 부하육성능력, 리더십, 정보공유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20년 인사평가결과 상향평가 부분에서 부서장 26명 중 26등의 평가결과를 받았다. 위와 같은 상향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한 피고의 이 사건 인사명령이 업무의 능률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사이의 인화, 근무의욕 고양 등의 관점에서 현저히 부당하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2)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 관련

원고가 이 사건 인사명령 이후에도 부서장 직책을 유지할 경우 원고가 2021년에 받게 될 연봉은 약 1억 7,900만 원에서 1억 8,300만 원 사이인데, 부서원의 지위에서 받을 수 있는 2021년 연봉은 약 1억 6,300만 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업무상의 필요에 따라 부서장 등의 직책을 면하는 인사명령을 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그와 같은 인사권의 행사가 재량권의 남용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는 점, ② 부서장의 직책을 면함에 따른 연봉의 감소로 원고에게 약간의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소속 근로자라면 통상적으로 감수하여야 하는 정도에 불과한 생활상의 불이익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한 점, ③ 피고는 부서장의 직책을 면하는 인사명령을 한 이후에도 해당 직원의 업무에 관한 인사평가 결과 등을 토대로 다시 부서장의 직책을 부여하는 인사명령을 하는 경우가 있고, 원고 역시 부서장의 직책을 면하는 인사명령을 받았다가 다시 부서장으로 보임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인해 원고가 겪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 수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3)

인사권 남용 관련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2021. 3. 1.자 인사명령을 통해 부서장의 직책을 면하고 부서원으로 근무하게 된 피고의 직원은 원고 이외에도 6명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이루어진 피고의 인사명령에 따라 부서장 등의 직책에서 면하게 된 피고의 직원은 80명인 점, ② 부서장 직책에 보임된 때로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부서장의 직책을 면하는 인사발령을 하지 않는 관행이 존재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이 사건 인사규정세칙 제2, 3항의 내용을 부서장 직책에 보임된 때로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부서장의 직책을 면하는 인사발령을 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곤란한 점, ③ 인사명령에 앞선 개별 근로자와의 협의가 피고가 인사명령 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절차에 해당하지는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명령이 피고의 인사권을 남용하여 이루어진 조치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4.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인사명령이 위법함을 인정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기찬(재판장) 김수현 이도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