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4. 29. 선고 2021가합15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는 2015. 11. 10.부터 2016. 4. 16.까지 서비스업, 시설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서울 강서구 F건물 2차 부지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현장에서 안전시설반으로 근무하였던 자이다.

2)

피고 주식회사 B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C(이하 소송수계 전후를 불문하고 ‘피고 C’이라 한다)<1>은 부동산 임대업, 매매업 및 컨설팅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주식회사 G 등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수주받은 자이다.

3)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D’라 한다)는 피고 C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나.

용역계약의 체결

E는 2015. 9. 24. 피고 C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2015. 10. 1.부터 2017. 10. 31.까지 안전시설물의 설치, 보수, 해체, 관리 등을 수행하는 내용의 안전감시단 및 안전시설반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진정사건 등 처분 결과

1)

원고는 2016. 8. 9.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 피고들을 상대로 근로자 파견사업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건설공사현장에서 불법 파견을 하였다는 혐의로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2016. 12. 7. 위 진정사건은 이 사건 용역계약을 파견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행정종결되었다.

2)

원고는 피고 C의 대표이사 등을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2017. 12. 28. E의 현장대리인이 소속 근로자들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 역시 위 현장대리인으로부터 휴가 승인을 받았다고 진술한 점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항고 및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 C이 시공하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안전시설반 업무에 종사하면서 피고 C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직접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 C 사이에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에 따른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한다.

그런데 피고 C은 파견법 제5조 제5항을 위반하여 건설공사현장에서 근로자파견사업을 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 C을 상대로 파견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고, 피고 C은 원고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 C은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민법 제390조에 따라 원고에게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D는 F건물 추진본부를 통해 실질적으로 이 사건 공사 현장을 총괄하여 관리·감독하여 왔으므로, 피고 D는 피고 C의 파견법위반 불법행위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을 부담하고, 피고 C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해서도 사용자책임을 진다.

한편, 피고 C이 위와 같이 파견법을 위반하여 원고는 고용이 불안정해졌고, 이는 결과적으로 원고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는바, 원고는 주위적으로 피고 D를 상대로, 예비적으로 피고 C을 상대로 위자료 1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2>

3.

쟁점의 정리

원고는 피고 C과의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을 전제로, 피고 C을 상대로 파견근로자 지위의 확인 및 직접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고, 피고들을 상대로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과 위자료의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하에서는 원고의 청구의 전제가 되는 근로자파견관계의 인정 여부에 대하여 먼저 살펴보기로 한다.

4.

근로자파견관계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①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②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③ 원고 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⑤ 원고용 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9370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5, 8 내지 10, 19,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고 C의 상당한 지휘ㆍ명령 여부

원고는 피고 C이 원고에게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행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가 피고 C의 대표이사 등을 고소했던 관련 형사사건자료를 살펴보면, E 현장대리인은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에 관하여 직접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였고, 근태 관리, 야간 및 주말 근무조 편성, 휴가 승인, 해고 등의 업무를 직접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설령 피고 C 측에서 원고가 속한 안전시설반에 관하여 업무지시를 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안전시설반의 업무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작업하는 근로자 전체의 안전과 관련된 사항으로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중요 업무인바, 피고 C의 입장에서는 도급 목적의 달성을 위해 용역업무가 적절하게 수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2)

원고가 피고 C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

원고는 안전시설반의 경우 안전시설물에 대한 설치 공사 등 뿐만 아니라 피고 C 측에서 요구하는 거의 모든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피고 C의 업무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있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제출되지 않았다.

원고를 비롯한 E 소속 안전시설반원의 업무는 안전시설물의 설치, 보수, 해체, 점검 및 관리 등에 한정되어 피고 C의 토목, 골조 공사 작업과 명확히 구분되고 독립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위 각 업무가 순차 공정으로서 혼재되어 수행된다거나 유기적인 업무의 성질을 가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 C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어 공동작업을 하였다거나 원고의 업무가 피고 C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3)

인사권 등 행사의 주체

E는 독립적인 기업조직을 갖추고 소속 직원의 채용 여부, 근로조건 등을 스스로 정하여 시행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도 별도의 현장대리인을 두고 소속 직원들의 근태 관리, 근무조 편성, 휴가 승인 등을 직접 결정하였다. 위와 같은 E의 근로자 선발, 교육 및 훈련,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에 피고 C이 관여하거나 개입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4)

원고의 업무수행 내용

원고가 E 소속 안전시설반으로서 수행하는 업무는 안전시설물의 설치, 보수, 해체, 관리 등으로 업무의 범위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범위로 한정된다.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는 피고 C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토목, 골조 공사 등 작업과 명확히 구분되고, 달리 원고가 안전시설반으로서의 업무 이외에 피고 C의 관여 또는 개입 하에 다른 업무에 투입되었다거나 피고 C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를 대체하거나 보완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드러나지 않는다.

5)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었는지 여부

피고 C 측에서 E의 안전시설반 근로자들에게 자재, 장비, 공구, 보호구 등을 제공한 사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도급에서도 도급인이 재료를 제공할 수 있고, 위 자재 등은 피고 C이 도급 업무의 원활한 진행과 협조를 위해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피고 C이 원고 등에게 일부 설비를 제공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파견의 징표라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

소결

위와 같이 원고와 피고 C 사이에는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파견근로자 지위 확인 및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와 각 금전 청구 부분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기찬(재판장) 김수현 이도훈

각주1) 주식회사 B은 2021. 8. 31.자로 회사를 일부 분할하여 피고 C을 신설하였고, 주식회사 B이 영위하던 사업 중 건설사업 부문이 피고 C에 이전되었는바, 피고 C이 이 사건 소송절차 중 주식회사 B 부분을 수계하였다.

각주2) 원고는 소장에서 이 사건 공사는 실질적으로 피고 D가 진행하는 것이므로 법인격 부인 내지 사용자책임의 법리에 따라 피고 D에게 원고에 대한 직접고용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최종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 원고에 대한 직접고용의무는 피고 C에게 있고 피고 D는 피고 C의 파견법위반에 대한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하며 피고 D에게 직접고용의무가 있다는 주장을 철회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