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구로구 B에 있는 ㈜C(이하 ‘이 사건 교육원’이라 한다)의 대표로서 상시 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교육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2. 22.부터 2020. 10. 30.까지 학사 상담 및 영업 업무를 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5,723,171원, 2017. 11. 1.부터 2019. 12.
20.까지 학사 상담 및 영업 업무를 하다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3,673,395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교육원은 위 교육원에 전화를 걸어 수강 등을 원하는 학습자들에게 상담을 통한 서비스 제공을 주된 업무로 하는 교육서비스업체이다.
D와 E(이하 총칭하여 사용하는 경우 ‘D 등’이라 한다)은 이 사건 교육원과 ‘영업대리인’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다(증거기록 제107면 이하, 제126면 이하).
제1조(선발자격 및 신분)
D 등은 업무 특성상 이 사건 교육원에 사용 종속되는 근로자가 아닌 자유직업소득자이며, 따라서 근로자임을 전제로 적용받는 노동관계법상의 퇴직금 및 4대보험 적용 등의 대상자가 아님을 확인한다.
제3조(용역의 범위)
D 등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용역을 성실히 제공하여야 한다.
용역시간은 오전 9:30 – 18:30 중으로 한다.
수강생 모집(수강생 상담 등 기타 모집 관련 용역)
제4조(영업대리 위촉에 대한 대가)
영업대리에 대한 수수료는 세금 공제(3.3%) 후 매월 15일에 은행 입금 방식으로 지급한다(영업대리 수수료: 영업대리 수수료는 매월 영업 성과 및 모집 인원에 따라 차 등 지급한다).
이 사건 교육원 취업규칙 제82조(징계)는 ‘직원이 다음 각 호에 해당한 때에는 그 경중에 따라 이를 징계할 수 있다. 8. 정당한 이유 없이 지각, 조퇴, 무단이탈, 태업을 하는 등 직무에 불성실한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증거기록 제227면).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 등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교육원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D 등은 수강생 모집 등을 통해 실적 대비 수수료 등을 지급받았다. D 등은 영업실적 등에 필요한 정도의 정보를 이 사건 교육원에 보고하였고, 그 외 이 사건 교육원으로부터 별다른 업무상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 E은 수사기관에서 ‘취업규칙, 복무규정, 징계규정은 본 적도 없고, 있는지 여부도 모른다. 개인 블로그 등을 활용하여 따로 영업이 가능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24, 25면), D도 수사기관에서 ‘취업규칙, 복무규정, 징계규정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다른 모집방법을 금지한다는 언급이나 규정은 없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61면). D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영업을 하기도 하였다(증 제1호증).
이와 같이 D 등과 이 사건 교육원 사이에는 기본적으로 위임계약관계가 존재하므로, D 등의 업무 내용을 이 사건 교육원이 정하였다거나 D 등이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이 사건 교육원이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특별히 발견되지 않는다.
D 등이 이 사건 교육원으로부터 근태관리를 받았다는 자료는 없다. D 등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대체로 일정한 출ㆍ퇴근 시간을 준수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그들의 주간 상담을 통한 수강생 모집 등의 업무에 기인한 것이다. E은 수사기관에서 ‘지각한 사람에 대해 질책을 하는 정도였지 따로 불이익을 주지는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23면), D도 수사기관에서 ‘지각을 월 3회 정도 하는데 꾸중만 듣지 임금을 삭감하거나 하는 일은 없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59면).
D 등은 시간외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을 지급받지도 않았고(증거기록 제59면), 연월차 휴가도 적용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D 등의 급여는 수수료 등으로 구성된다. D 등은 기본적으로 수강생 모집 등의 실적에 따라 급여를 지급받았고, 일정 기간 고정적으로 지급받은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영업지원금에 불과하고 순수한 기본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증거기록 제9면, 71면 이하, 99, 100, 148면). D 등의 실적은 수강료 모집을 위한 영업능력 등 자질은 물론이고, 외부의 시장상황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이처럼 D 등의 급여에는 소정근로의 대가라는 임금적 성격이 약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D 등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이 사건 교육원에의 종속성 여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D 등이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한 점, D 등이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아니한 점 등은 이 사건 교육원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D 등의 노무제공 실질을 제대로 반영한 것일 여지가 크다.
결국 D 등의 업무방식 등에 비추어 D 등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교육원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무죄판결공시 취지의 선고에 동의하지 않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한다.
판사 박성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