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1. 19. 선고 2021고정298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서구 B건물, C호에 있는 ‘D’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12명을 사용하여 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8. 3.부터 2020. 7. 6.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11,368,143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은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E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

E을 비롯한 이 사건 D 매장의 디자이너들은 스스로 휴무일과 업무시간을 정했다. E도 이 법정에서 ‘고객들의 예약을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지정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사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E이 매장의 정기휴일인 화요일 외에 수요일에 쉬게 된 것이 피고인의 지시ㆍ 감독에 의한 것이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고 매장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피고인과의 협의에 의한 결과 피고인의 제안에 E이 따르게 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E 역시 법정에서 휴무일에 관해 ‘협의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한편 E과 같은 매장에서 유사한 업무형태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디자이너 F는 이 법정에서 ‘예약손님 현황에 따라 스스로 일찍 퇴근하기도 늦게 퇴근하기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

이 사건 매장에서 디자이너들의 출근과 관련하여 이른바 ‘지각비’라는 것을 거뒀으나 이는 디자이너들이 서로 늦지 말자는 취지로 자율적으로 책정하여 거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지각비 징수 및 집행에 관여하지 않았다. E 또한 법정에서 ‘지각비는 디자이너들이 자발적으로 거두었다가 매월 디자이너들이 나누어 가졌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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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은 E에게 고정급 내지 기본급 없이 매월 매출액을 일정한 약정비율로 나눈 금원을 지급해 주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은 E에게 지급할 금원에서 3.3%의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을 뿐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적이 없다. 또한 E은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도 않았다.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은 이유에 관해 E은 이 법정에서 ‘연차가 좀 디자이너로서 일한 만큼 수익을 받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서 인센티브로 계약한 것이고, 고정급을 받는 것보다 인센티브로 받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그렇게 받은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또한 E은 같은 매장에서 고정급을 받으며 일하는 디자이너가 있다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급여 내지 보수 형식의 차이에 따른 법적 지위의 차이를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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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매장에서의 시술 비용을 디자이너들이 스스로 정했다. 디자이너들이 시술 비용을 정하는 과정에서 본사 및 지사가 책정한 가격 및 할인 정책을 고려해야 했고 시술 비용을 변경하기 전에 미리 매장 측에 이야기해야 하는 점이 있기는 했던 것으로 보이나 이는 매장의 효율적인 운영 및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 그렇게 했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점만으로 디자이너들이 시술비용의 결정에 있어서 피고인의 지휘ㆍ감독을 받는 관계에서 종속적인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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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D의 디자이너들은 이 사건 매장에 전속되어 있지 않았고 다른 사업장에서 다른 영업을 하는 것에 제한을 받지 않았다. 실제 이 사건 매장의 디자이너 F는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동시에 본인의 애견사업을 운영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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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매장의 디자이너들은 매장에서 사용하는 가위, 드라이기, 아이롱, 롤빗 등 미용도구들을 스스로 구입하여 사용했고, 열기계, 세팅기계 등 고가의 미용기구나 매일 수급이 필요한 샴푸, 린스 등의 소모품들은 매장에서 제공하는 것을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물품 역시 디자이너들이 스스로 구입하여 사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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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매장의 디자이너들은 자신이 선불정액권을 판매한 고객에 대한 시술을 다른 디자이너에게 부탁하고 자신이 판매한 선불정액권에서 그 비용이 지급되도록 하는 방법으로 다른 디자이너에게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있었고, 이러한 업무대행 과정에 피고인이 관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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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은 2020. 6. 26. 고용노동부에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하면서 ‘노무제공 사실확인서’의 ‘직종 또는 형태’란에 ‘프리랜서’라고 기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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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매장에서 디자이너에 대한 교육이 있기는 했으나 이러한 교육이 의무였던 것이 아니고 이수 여부에 따라 불이익 역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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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이 이 사건 매장에서 일을 하기 위해 피고인과 체결한 계약서의 제목은 ‘업무위탁(도급)계약서’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은데(필요한 부분만 발췌), 이러한 내용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E 그리고 E과 유사한 업무형태로 일한 디자이너 F의 진술에 부합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 공시를 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진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