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8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무죄 부분)
피해자 B은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의 요청으로 2018. 11. 26.경부터 합계 133,358,500원을 선입금했는데 그중 86,705,690원 상당의 화장품만 공급받았고, 후에 M 금천중앙지점(이하 ’이 사건 지점‘이라 한다)에서 화장품 대금 선입금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진술한 점, 이 사건 지점 지점장 O도 화장품대금 선입금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점, O의 진술 등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추가 수당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2016년경부터 신용회복 신청을 하여 매달 채무를 변제하고 있어서 변제능력이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당시 위 피해자에게 화장품을 공급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위 피해자로부터 화장품대금을 선입금받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 B(이하 ’피해자‘라고만 한다)로부터 2018. 11. 26.경부터 2018. 12. 31.경까지 합계 133,358,500원을 지급받고, 피해자에게 86,705,690원 상당의 화장품만 판매하고 나머지 46,652,810원 상당의 화장품을 판매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과 이 사건 지점과의 거래 관계,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화장품 판매 현황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화장품을 제대로 판매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화장품 대금을 지급받은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지점장인 O은 수사기관과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지점에서 화장품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통상의 카운슬러와 달리 피고인은 소비자가의 약 50%를 입금하였는데 이는 수당을 지급받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라고 진술하였다. 이와 달리 피고인은 “이 사건 지점으로부터 수당을 지급받기로 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소비자가의 38% 내지 39%로 판매하더라도 피고인이 지급받기로 한 위 수당으로 보충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하였다.
피고인이 위 수당으로 보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면서 이 사건 지점으로부터 공급받은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피해자에게 화장품을 판매하였다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점(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86,705,690원 상당에 이르는 화장품을 판매하였다), M 본사의 수당정리표에 의하면 판매 후원수당의 경우 ‘월 매입금액이 500만 원 이상이면 8% 또는 10%의 수당이 지급‘되고 그 외 특별한 조건 등에 관하여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위 수당정리표에 따라 이 사건 지점으로부터 수당을 지급받기로 하였고, 그 결과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화장품 판매에 장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일부 금액을 제외하고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화장품 대금 대부분을 이 사건 지점에 입금하였다. 만일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화장품 대금만 지급받고 피해자에게 화장품을 제대로 판매할 의사 등이 없었다면, 위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화장품 대금 대부분을 이 사건 지점에 입금하지 않고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46,652,810원 상당의 화장품을 판매하지 못한 것은 이 사건 지점이 기존 미수금 채무 미변제를 이유로 피고인에게 더 이상의 화장품 공급을 중단한 데에 기한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피고인이 2018. 11. 22.경부터 화장품의 완전한 판매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해자에게 선입금을 제안한 것으로 볼 만한 정황은 찾아볼 수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2018. 11. 26.경부터 2018. 12. 31.경까지 합계 133,358,500원을 지급받고, 피해자에게 소비자가의 약 38% 내지 39%로 86,705,690원 상당의 화장품을 판매하였다. 이 사건 지점의 공급 중단 등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판매하지 못한 화장품은 46,652,810원(= 133,358,500원 – 86,705,690원) 상당으로 전체 화장품 판매량 중 34.98%에 불과하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거래물품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납품 후 경제사정 등의 변화로 납품대금을 일시 변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여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5265 판결 등 참조). 사업체의 경영자가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거래를 하였다가 그 채무를 이행하지 못한 경우, 경영자가 거래 당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예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는 것은, 발생한 결과에 의하여 범죄의 성립 여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설령 경영자가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하였더라도 이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한 정도로 있다고 믿었고, 또한 성실하게 계약을 이행하기 위하여 노력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을 때에는, 경영자에게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8. 4. 24. 선고 2018도2464 판결 등 참조).
한편,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7917 판결, 대법원 2019. 7. 24. 선고 2018도1774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설시한 이유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추가 수당 지급 합의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과 상반되는 O의 진술에 신빙성이 낮다고 본 원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등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점, ② O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공판기록 132쪽), 피고인과 이 사건 지점 간의 거래내역(2020고단1705 증거기록 36~50, 144~155쪽)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8. 11.경까지는 이 사건 지점에 정상적으로 화장품대금을 지급하였고, 피해자와 선입금 거래를 시작한 이후인 2018. 12.경 미수금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는바, 이러한 사정은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이 배제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과 검사의 주장을 함께 본다.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이 사건 각 범행 경위, 방법과 내용, 피해 정도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횡령액이 58,118,400원, 편취액이 17,755,800원에 이르고 횡령일 또는 편취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되었음에도 현재까지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피해를 회복해 주지 못한 점 등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피고인이 2016. 1. 22.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 3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은 외에 별다른 범죄전력 없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원심이 든 사정 이외에 당심에서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공판 과정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형권(재판장) 신동헌 김재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