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12. 23. 선고 2021노193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근로계약서 위조 부인

B은 2018년경 M이라는 근로자가 현장에서 다쳤을 때 근로계약서 미작성으로 인해 발생할 법적 문제들 때문에 M 명의 근로계약서와 함께 이 사건 근로계약서도 작성하도록 지시하였다.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내용은 기재하였지만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B 명의 도장은 피고인이 날인하지 않았다. 피고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라고 시킨 적이 없다는 B의 진술은, 피고인과 반대되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자의 진술이고, ‘피고인이 2017. 3.경 이전에는 일용직이었고, 피고인과 2017. 3.경 임금을 월 360만 원으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진술 등이 사실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신빙성이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위조하였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정당행위

설령 피고인이 B의 위임 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불법하도급 계약에서 열악한 지위에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자위적 목적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는 사회통념에 어긋나지 않는 정당행위이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이 사건 근로계약서 위조 부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B이 이미 2017. 3.경 피고인과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던 점,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주식회사 C 명의임에도 B 명의 도장이 날인되어 있고, 위 도장은 B의 개인도장과 인영에 차이가 있고 피고인이 위조한 합의서의 인영과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위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판시한 위 사실 및 사정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위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B 명의 도장을 찍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직접 작성하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B 명의 도장이 찍혀 있는 상태로 법원에 제출하였으며,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B 명의 인영은 피고인이 위조한 합의서의 인영과 동일하다. 피고인은 자신이 위 도장을 찍지 않았다고만 주장할 뿐 B 명의 도장이 날인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입수한 경위 등에 관하여는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B 명의 인영은 피고인이 날인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②

피고인은, 근로자 M의 사고 직후 근로계약서 미작성으로 인한 법적 문제 때문에 B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을 지시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C이 불법하도급 업체이고 일체의 서류는 원청업체의 명의로 작성해야 했으며 근로계약서 미작성으로 인한 법적 문제 때문에 부득이 피고인과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야 했다면, 굳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같이 C 명의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거기에 B 개인 명의 도장을 날인할 이유가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근로기준법위반 등의 법적인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문서로는 심히 부적절하다.

③

피고인은, 2017. 3.경 작성된 근로계약서는 ‘피고인 부재 시 근로감독기관 현장점검에 대비해 상주 현장대리인 점검사항 점검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담당 직원의 부탁으로 피고인이 이름을 쓰고 서명해준 것’이고 ‘근로개시 일자, 임금 등을 피고인 모르게 작성’한 ‘위조 근로계약서’이기 때문에 B이 2018년경 다시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을 지시할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사 2017. 3.경 작성된 근로계약서 중 근로개시 일자, 임금 등이 사실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2017. 3.경 작성된 위 근로계약서가 이 사건 근로계약서보다 근로기준법위반 등의 법적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문서로서 부족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B이 굳이 다시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이유가 없다.

④

피고인은 B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B이 피고인과 반대되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볼 수 없고, 제출된 증거 및 자료들만으로는 ‘피고인이 2017. 3.경 이전에는 일용직이었고, 피고인과 2017. 3.경 임금을 월 360만 원으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B의 진술이 사실이 아니라고 보이지도 않으며, 가사 B의 위와 같은 진술 중 일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을 지시하지 않았다’는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더구나 원심은 B을 증인으로 직접 신문한 후 그 신빙성을 인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고, 앞서 본 여러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원심의 위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다거나 위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항소심으로서는 B의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을 수도 없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나.

정당행위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위조한 것이 사회통념에 어긋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주장하나, 가사 피고인이 불법하도급,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으로 인하여 열악한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자위적 목적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근로계약서를 위조하는 행위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각 범행은 근로계약서와 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소장(청구금액 3,000만 원)에 첨부하여 행사한 것이어서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 피고인은 징역형의 집행유예 기간 중에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질렀다.

다만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이 사건 문서 위조의 방식이 정교하지 못해 위험성이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인과 B 사이에 이 사건 합의서 기재와 같은 내용의 협의가 진행된 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피고인에게 징역형이 선고될 경우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실효되어 장기간의 수형생활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정상과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