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E, F(이하 ‘E 등’이라 한다)와 근로계약이 아닌 위촉계약을 체결한 점, 위 위촉계약을 체결할 당시 근로자들도 이에 대해 동의한 점,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 광고업계의 관행인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는 최저임금법위반,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E 등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대상적(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E 등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한다.
㈜D<1>과 E 등은 형식적으로는 ‘위촉계약’을 체결하기는 하였다. 하지만 위 위촉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그 실질을 근로계약으로 볼 수 있다(증거기록 제16~17면). 가령, 근무시간의 경우 09:30~18:30으로 지정되고 있으며, 근무 장소 역시 ‘사용자와 협의된 근무지’라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휴게시간까지 11:50~12:50으로 규정되어 있는바, 이는 근로관계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급여 역시 월 150만 원의 고정급여를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또한, 비록 계약서의 명칭은 ‘근로계약서’가 아니라 ‘위촉계약서’이나, 실제 계약서에서 E 등은 ‘근로자’라고 지칭되고 있고, 계약서에서의 대부분의 표현 역시 ‘근로’라고 기재되어 있다.
위 위촉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출퇴근 시간은 ‘지문 출입시스템’에 의하여 관리되었고, E 등이 개인사정으로 출근하지 못하는 경우 피고인에게 사전에 연락을 하여야 하고 휴가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기안을 작성하여 피고인의 결재를 받아야 했다(증거기록 제70면).
E 등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각종 제안서를 작성한 후 피고인에게 이를 전송하고 피고인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제87~111면). F 역시 원심 법정에서 ‘제 선에서 고객한테 나가지 않고 이사님께 최종 컨펌을 받고 어떤 것 어떤 것 수정하라고 지시를 해주셨을 때 그걸 꼭 수정해야지 나갈 수 있는 그런 체계였습니다’라고 증언하였다(증인 F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4면).
피고인에게 고의가 존재하는지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E 등이 근로자에 해당함을 인식하였고, 최저임금법위반,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 역시 존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은 ㈜D의 실질적인 경영자로서 E 등의 채용을 주도하였고, 계약 체결도 자신이 직접 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제132면), 결국 피고인은 위촉계약서의 실질적인 내용에 관하여 모두 인식하고 있었다.
앞서 본 것처럼 피고인은 E 등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직접적으로 하기도 하였고 E 등의 연차 사용 등의 관리도 피고인이 직접 수행하였는바, 결국 피고인 스스로도 E 등이 위촉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 근로자임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증인 F는 4대 보험 가입을 회사에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하였고(증인 F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5면), 증인 E 역시 4대 보험 가입 요청을 피고인에게 주기적으로 말씀드렸다고 증언하였다(증인 E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5면). 피고인은 E 등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였던 사실을 고의가 없었다는 주된 이유로 제시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E 등의 증언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E 등이 4대 보험의 정상적인 가입을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라는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종열(재판장) 최석진 장천수
각주1) 형식적인 대표는 L이나, 실질적인 경영은 피고인이 하였다(증거기록 제132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