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10. 10. 선고 2022가단206968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는 보험대리점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 원고는 피고 회사에 2017. 9. 11. 입사하여 K사업부 교육팀 과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 피고 C, D, E은 각 피고 회사의 임원으로 재직하는 사람들이다.

나.

피고 회사는 2019. 2. 8.경부터 원고에게 사직을 권고하였고, 이에 원고는 2019. 2. 13. 피고 회사에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고 한다)를 제출하였다.

다.

원고는 2019. 5. 28. '원고가 이 사건 사직서를 정당하게 철회하였음에도, 피고 회사가 여전히 이 사건 사직서를 근거로 근로관계 종료를 주장하는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F),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7. 29. '피고 회사가 2019. 2. 13. 이 사건 사직서를 적법하게 수리함으로써 원고와 피고 회사의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 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라.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9. 9. 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G),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내렸다.

마.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의 소를 제기하였으나[서울행정법원 2020구합53873호(이하 '관련1심사건'이라고 한다), 서울고등법원 2021누43653호(이하 '관련2심사건'이라고 한다), 위 각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23두31324호).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11호증, 을 제12, 13, 14, 17,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불법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원고가 입은 손해를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가.

해고 관련 불법행위(이하 '제1주장'이라고 한다)

피고들은 원고를 해고하는 과정에서 근로기준법상 정해진 해고예고규정 등을 위반하였고, 이러한 부당해고로 인하여 원고는 정당한 임금과 해고예고수당 등을 얻지 못하였다.

나.

퇴직(사직) 과정에서의 불법행위(이하 '제2주장'이라고 한다)

설령 원고가 해고당한 것이 아니라 사직한 것으로 보더라도, 피고들은 원고를 퇴직(사직)시키기 위하여 '해고'와 '사직'의 개념 혼동 유발, 복수의 사직서 제출 종용, 사직서 변조, 부당한 취업 알선 등의 행위로 원고를 기망·회유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동기의 착오를 유발시켜 사직서를 제출토록 하였고, 그 후 원고가 사직서 제출 철회 의사를 밝혔음에도 이를 무시하거나 회피하고 사직서 열람 신청을 거부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 원고로부터 비자발적인 사직의 의사표시를 받아내었다.

다.

산업재해 관련 불법행위(이하 '제3주장'이라고 한다)

원고의 퇴직 과정에서의 위와 같은 피고들의 불법행위, 부당한 업무지시 등으로 원고에게 산업재해가 발생하였음에도, 피고들은 산업재해 발생을 부인하는 등 산업재해 승인을 의도적으로 방해하여 산업재해 승인이 늦어지도록 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일실수입 등의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라.

기타 불법행위(이하 '제4주장'이라고 한다)

원고의 퇴직과 관련하여 피고들은 취업규칙을 제대로 비치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하였고, 증거인멸, 증거수집방해, 사문서 변조, 속기록 조작, 특수공갈, 배임, 재물손괴 등을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3.

판단

가.

제1, 2주장에 관한 판단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다른 민사사건 등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된다 할 것이므로 합리적인 이유 설시 없이 이를 배척할 수 없고, 특히 전후 두 개의 민사소송이 당사자가 같고 분쟁의 기초가 된 사실도 같으나 다만 소송물이 달라 기판력에 저촉되지 아니한 결과 새로운 청구를 할 경우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대법원 1995. 6. 29. 선고 94다4729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확정된 관련1, 2심 사건 판결은 그 기재와 같은 사유를 들어 '이 사건 사직서의 제출 및 수리를 통하여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근로관계 종료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고, 원고의 퇴직 과정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잘못 내지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하였고, 이 사건에서의 원고의 제1, 2주장은 관련1, 2심사건에서의 주장과 그 맥을 같이 하는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확정 판결에서의 인정을 뒤집고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하였다거나, 원고의 퇴직과 관련하여 피고들이 원고 주장과 같은 불법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은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제3, 4주장에 관한 판단

갑 제3호증의 3, 갑 제9호증 등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적응장애'를 상병으로 하여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의 퇴직과 관련하여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사용자 등의 고의나 과실을 불문하고 법이 정하는 보상을 하는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산업재해보상과 과실책임을 원칙으로 하는 손해배상책임은 그 성격이 전혀 다른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산업재해 승인을 받았다는 사정과 그밖에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원고 주장과 같은 불법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샛별

각주1) 청구취지를 위와 같이 선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