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8. 18. 선고 2022가단23817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집합투자업, 투자자문업 등의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로서 부동산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업무를 담당하다가, 원고 A은 2021. 6. 1., 원고 B은 2021. 5. 8., 원고 C는 2021. 11. 1. 각 퇴사한 사람들이다.

나.

피고는 원고들의 재직 당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원 및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에 대하여, 총금액이 확정된 당해 연도 성과급의 50%는 금전으로 당해 연도에 지급하고, 나머지 이연되는 성과급 50%는 ‘E’ 주식 수로 확정·환산하여 3년 동안(1차 연도 16%, 2차 연도 17%, 3차 연도 17%) 매년 확정된 주식 수에 당해 연도 공정시가를 적용한 금액을 지급하는 이연성과급 제도를 도입하고 있었는데, 위 기준에 따라 원고들의 2022년분 이연성과급 대상으로 확정·환산된 E 주식 수는 원고 A 1,759주, 원고 B 1,339주, 원고 C 831주이고, 당해 연도 E 주식의 공정시가는 56,379원이다.

다.

한편 피고는 원고들의 퇴직 당시 적용되던 이연성과급에 관한 피고의 성과보상 규정 및 급여복지규정에 따라, 원고들이 2022년분 잔여 이연성과급의 현실적 지급일인 2022. 3. 25.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들에 대하여 위 이연성과급의 지급을 거절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된 성과보상규정 및 급여복지규정의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4, 6, 9호증, 을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①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에 관하여 합의한 바 없고, ② 재직조건부 성과급 지급 규정은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하거나 전직금지약정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으며, ③ 퇴직자에 대하여도 잔여 이연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한 이 사건 성과보상규정에 따라 기존 퇴직자들에게 잔여 이연성과급을 지급하는 등으로 원고들에게 퇴직 후에도 잔여 이연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있으라는 신뢰와 기대를 부여하고서도, 합리적 이유 없이 2021년 퇴직자에 대하여 이연성과급의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한 것이거나 신의칙에 반하므로, 피고는 2022년분 이연성과급으로 원고 A에게 99,057,903원(=1,759주×56,379원), 원고 B에게 75,491,481원(=1,339주×56,379원), 원고 C에게 46,850,949원(=831주×56,379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그러므로 먼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에 관한 합의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갑 2 내지 4, 6호증, 을 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 상에는 ‘원고 A의 급여 이외의 수당 및 상여 등은 피고의 인사복무규정 및 급여복지규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정하여져 있고, 원고 C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상에도 역시 ‘성과급은 피고의 내부규정 및 대표이사 결정에 의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하여져 있으며, 원고 B의 경우 피고 회사의 전신인 구 F에 별도의 근로계약서 없이 입사하여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따라 근로조건을 결정해 온 바, 따라서 피고의 취업규칙인 성과보상규정 및 급여복지규정이 원고들에게 적용됨에 있어 의문이 없는 점, ② 한편 피고의 성과보상규정은 퇴사자에게 이연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고, 급여복지규정 역시 성과급의 지급대상은 원칙적으로 지급일 현재 재직 직원에 한하는 것으로 정하여져 있는 점, ③ 한편 금융감독원에 의하여 2010. 1. 19. 마련된 ‘금융투자회사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과 2015. 7. 31. 제정되어 2016. 8. 1.부터 시행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2조에 따라 성과보수 이연지급 제도가 의무화되었고, 피고 역시 2013. 5. 20.자 성과보상규정에서 ‘성과급은 당해 지급일 기준 재직 중인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고, 임직원의 퇴직시 당시 성과 보상액 및 잔여 이연지급액은 지급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한 이후, 현행 규정에서도 이를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들에게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에 관한 성과보상규정 및 급여복지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 합의의 존부를 다투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다음으로, 재직조건부 성과급 지급 규정이 근로기준법에서 금하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하거나 과도한 전직금지약정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갑 2, 6호증, 을 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재직조건부 성과급 지급 규정이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거나,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여 민법 103조에 위반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G는 2009년 채권자 보호를 위한 위험관리체계의 구축과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에 대한 보상체계가 단기성과주의로 이어지지 않도록 ‘건전한 보상체계 원칙’(Principle for Sound Compensation) 시행규준(Implementation Standards)을 발표하였고, 금융감독원은 2010. 1. 19. 이를 반영한 ‘금융투자회사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을 제정하여 금융투자회사로 하여금 임직원들이 높은 성과보상을 위해 과도한 위험을 부담하며 단기성과를 추구하는 행위를 억제할 수 있도록 성과보수 중 상당 부분을 3년 이상 이연하여 지급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리고 2015. 7. 31. 제정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2조는 “금융회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직원에 대하여 보수의 일정비율 이상을 성과에 연동하여 미리 정해진 산정방식에 따른 보수로 일정기간 이상 이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성과보수 이연지급 제도를 법적 의무화하였다. 이러한 국제기준과 관련 법령에 따라 시행된 피고의 성과보수 이연지급 제도는 피고의 임직원에 대한 보상체계를 장기성과에 연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제정의 필요성과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②

그에 더 나아가 금융투자회사에서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또는 개별적 합의를 통해 성과보상 이연지급 규정을 두면서 지급일 재직요건을 부가하는 것은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이 단기간에 고수익을 추구하여 위험성이 큰 업무수행을 하고 과도한 성과보상을 받은 직후 임의로 퇴사하는 등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③

성과보상 이연지급제도는 금융투자회사의 보상체계를 장기성과에 연동할 수 있게 하려는 것으로서, 이연성과급은 과거의 단기성과만을 고려한 보상이 아니라 이연지급기간의 장기성과 및 잠재적 리스크까지 고려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성과급 중 이연 지급되는 부분은 이연지급기간의 장기성과와 리스크 관리에 대한 대가라고도 볼 여지가 있는데, 원고들이 이연지급기간 도중에 퇴직하였다면, 퇴직일 이후의 장기성과와 리스크 관리에는 기여하지 못하게 되므로, 이연성과급이 퇴직 임직원에게 당연히 귀속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④

또한 이연성과제도에 따라 이연기간 중 손실이 발생하거나 리스크가 현실화하는 경우 이연지급액이 축소되거나 재산정될 수 있으므로, 이연성과급은 단순히 금액이 확정된 상태에서 지급기일만 연기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재직 중 지속적 위험 관리와 더불어 점진적으로 구체화되는 것이므로, 그 퇴직 당시 이연성과급의 지급이 이미 확정되어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⑤

이연성과급 제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보상체계를 장기성과에 연동시켜 단기위험 추구 경향을 억제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인데, 이러한 장기성과와 지속적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담당자인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장기근속이 바람직한바, 위와 같은 재직요건 규정에 의해 사실상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의 전직의 자유 등 근로선택의 자유가 어느 정도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규정이 근로자의 전직 제한을 직접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성과체계의 합리화를 통한 채권자 보호와 금융투자거래의 건전성 확보라는 거시적 목적 달성을 위한 부수적인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통상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의 통상적인 보수지급형태와 이연성과급이 전체 성과급에서 차지하는 정도, 금융투자업무 담당자들의 이직이나 전직에 관한 금융투자업계의 관행에 비추어, 전직 회사로부터 상실된 이연성과급의 직접적 보상이나 인상된 성과급 지급 조건 등을 통해 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이러한 재직요건 결부 규정이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의 전직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형해화할 만큼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⑥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재직조건부 지급합의 규정을 충족하지 아니하여 지급받지 못한 성과급이 재직기간 중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는 경우와 같은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 예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마지막으로, 퇴직자에 대하여도 잔여 이연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한 이 사건 성과보상규정에 따라 기존 퇴직자들에게 잔여 이연성과급을 지급하는 등으로 원고들에게 퇴직 후에도 잔여 이연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있으라는 신뢰와 기대를 부여하고서도, 합리적 이유 없이 2021년 퇴직자에 대하여 이연성과급의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한 것이거나 신의칙에 반한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갑 2, 5, 6,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의 성과보상규정 및 급여복지규정이 퇴직자에 대한 이연성과급 지급여부에 관하여 이를 대표이사의 재량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 2020년 이전 퇴직자들에 대하여는 퇴직 이후에도 이연성과급이 지급된 사실 등은 인정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에게 퇴직 후에도 잔여 이연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있으라는 신뢰와 기대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다만 피고로서는 매해 지급일 기준 회사의 자금상황, 수익구조의 안정성, 당해 연도의 손익규모, 손실 발생 가능성, 기타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이연성과급의 지급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피고가 2021년 당시의 자발적 퇴직자인 원고들에 대하여 이연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정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하였다거나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양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