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6. 13. 선고 2022가단28106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금융투자업무 담당자로 근무하다가 2021. 6. 30. 퇴직하였다.

○

이 사건에서 문제 되는 이연성과급에 관한 원피고간 근로계약서, 피고의 내부규정 내용은 아래와 같다.

○

피고는 원고의 퇴직 후 지급기일(2022. 3. 25.)이 도래한 2022년 지급분 이연성과급 66,752,736원(2019년 이연성과급의 2차 연도분 및 2020년 이연성과급의 1차 연도분)을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았다.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이연성과급 재직조건부 지급에 합의한 바 없다는 주장

원고의 이연성과급 지급청구권은 퇴직 전에 이미 구체적으로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퇴직 여부와 관계없이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원고는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에 합의한 바도 없으므로, 원고의 퇴직을 이유로 이연성과급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

나.

이연성과급 재직조건부 지급규정 무효 주장

이연성과급 재직조건부 지급규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하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 계약에 해당하거나 원고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전직금지약정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다.

신의칙 위반,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

피고는 성과보상규정 제17조 제2항에 따라 퇴직자에 대하여도 잔여 이연성과급을 지급해옴으로써 이에 관한 신뢰를 부여하였고 원고의 퇴직 무렵 피고의 인사담당자도 이를 원고에게 재확인하여 주었는데,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이 2022년부터 퇴직자에 대하여 이연성과급을 지급을 거부한 것은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한 것이거나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3.

판단

가.

이연성과급 재직조건부 지급합의 유무

원피고간 근로계약서 제3조 제3항은 성과급은 피고의 내부규정 및 대표이사 결정에 의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의 성과보수규정이나 급여복지규정은 이연성과급을 포함한 성과급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경우에만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피고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연성과급 재직조건부 지급에 합의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위 재직조건부 지급합의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지급일 전에 퇴직한 원고에게 잔여 이연성과급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이연성과급 재직조건부 지급규정 무효 여부

1)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 계약으로 무효인지 여부

○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서 더 나아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려는 데에 위 규정의 취지가 있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다202272 판결 참조).

○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은 이연성과급 지급일과 무관하게 설정되어 있으므로 원고가 이연성과급 지급일까지 재직하지 않는 것이 근로계약의 불이행이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이연성과급은 점진적으로 그 지급이 확정되는 것으로 지급일이 도래하기 전에는 구체적인 청구권으로 보기 어려운데, 원고가 지급일 재직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이연성과급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이 마땅히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반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추가적인 위약의 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나아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연성과급 재직조건부 지급규정이 그 지급대상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강제근로 금지를 위반하는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이연성과급 재직조건부 지급규정이 근로기준법 제20조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무효인지 여부

다음 사정에 비추어, 이연성과급 재직조건부 지급규정이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여 민법 제103조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이 부분 원고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

성과급을 지급할지 여부, 성과급을 지급한다면 장기간에 걸쳐 이연하여 지급할지 여부,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을 두어 퇴직자에 대해 이연성과급의 지급을 제한할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사적자치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이고, 특정 시점에 재직하는 것을 성과급 지급조건으로 부가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수 없다.

○

금융투자회사에서 이연성과급 지급을 재직요건과 결부시키는 것은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이 단기간에 고수익을 추구하여 위험성이 큰 업무수행을 하고 과도한 성과보상을 받은 직후 임의로 퇴사하는 등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려는 데 있어 그 목적이 정당하고, 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고는 성과에 따라 산정된 성과급 중에서 50%를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 50%에 대해서만 3년간 순차적으로 이연하여 지급하였는바, 그 지급 시기, 지급 비율 및 이연기간에 비추어 대상자의 퇴직 의사에 대한 제한이 과도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

성과보상 이연지급제도는 금융투자회사의 보상체계를 장기성과에 연동할 수 있게 하려는 것으로서, 이연성과급은 과거의 단기성과만을 고려한 보상이 아니라 이연지급기간의 장기성과 및 잠재적 리스크까지 고려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성과급 중 이연지급되는 부분은 이연지급기간의 장기성과와 리스크 관리에 대한 대가라고도 볼 수 있는바, 이연지급기간 도중에 퇴직하였다면 퇴직일 이후의 장기성과와 리스크 관리에는 기여하지 못하게 되므로 퇴직일 이후 지급일이 도래하는 이연성과급이 퇴직 전에 이미 제공된 근로의 대가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

원고가 이연성과급을 포기하고 피고 회사에서 퇴직할지 여부는 원고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겨져 있었다. 원고가 퇴직으로 인해 피고로부터 이연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이 원고의 의사와 관계없이 새로 적극적으로 부과되는 불이익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연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하는 대신 퇴직 후 더 나은 근로조건이 보장되는 회사로 이직하는 방법을 통해 보상받을 가능성도 있다.

○

이연성과급 재직조건부 지급규정에 의해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의 전직의 자유 등 근로선택의 자유가 어느 정도 제한되는 측면이 있기는 하나, 위 규정이 근로자의 전직 제한을 직접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는 없고, 성과체계의 합리화를 통한 채권자 보호와 금융투자거래의 건전성 확보 등의 목적 달성을 위한 간접적이고 불가피한 결과로 보인다. 따라서 이연성과급 재직조건부 지급규정이 금융투자업무 담당자의 전직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형해화할 정도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신의칙 위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피고가 2021년까지는 퇴직자들에게도 잔여 이연성과급을 지급해왔는데, 2022년부터는 원고처럼 자발적으로 퇴직한 사람들에게는 잔여 이연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퇴직 후 이미 1회 이상 이연성과급을 받은 경우에는 이연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퇴직자에 대한 이연성과급 지급여부에 관하여 피고의 성과보상규정 제17조 제2항은 대표이사의 재량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피고로서는 매해 지급일 기준 회사의 자금상황, 수익구조의 안정성, 당해 연도의 손익규모, 손실 발생 가능성, 기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이연성과급의 지급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가 2022년부터 자발적 퇴직자에 대하여는 이연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피고가 종전에 퇴직자들에게도 이연성과급을 지급해왔다는 점만으로는 이에 관하여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피고의 인사담당자가 원고에게 이연성과급이 퇴직 후에도 지급되리라고 확인해주었다고 보기에 충분한 증거도 없거니와, 설령 그러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단순한 예상을 넘어 피고의 공식적인 견해 표명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부분 원고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강화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