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8,465,474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2. 26.부터 2024. 11. 1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건축공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서울 강서구 C에 있는 피고의 공사현장(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에서 천공기 작업을 보조하는 업무를 하던 근로자이다.
원고는 2020. 12. 26. 13:40경 이 사건 현장에서 천공된 구멍에 H빔 파일(이하 ‘H빔’이라 한다)을 넣기 위한 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을 진행하던 중 H빔에 오른발이 깔리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여 우측 발가락의 골절 및 탈구 등의 상해(이하 ‘이 사건 상해’라 한다)를 입었다.
원고는 이 사건 상해로 인하여 2020. 12. 29. D병원에서 관혈적 정복술 및 관절막, 인대봉합술 등의 수술을 받은 후 2020. 12. 31. 퇴원하였고, 통원치료 중 외상 후 관절염 및 관절 강직이 발생하여 2021. 7. 28. 우측 무지 원위부 족지관절 유합술을 받았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등을 신청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원고에게 휴업급여 24,341,820원(2020. 12. 26.부터 2021. 10. 30.까지), 장해급여 17,387,090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책임의 근거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제7, 19, 20호증 및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증인 E, F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굴삭기 기사가 H빔을 바닥에 내려놓는 과정에서 원고의 잘못된 수신호에 의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현장의 작업반장이었던 E는 이 사건 작업 현장에서 1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이 사건 사고를 목격하였는데, 원고의 비명소리를 듣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을 알았고 원고의 발 부분은 H빔에 가려서 보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E가 이 사건 사고 경위를 정확하게 목격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② E는 이 사건 사고 당시 H빔이 굴삭기와 연결되어 있는 상태였고 운반집게를 해체하기 전에 발생하였다고 하면서도, 굴삭기가 H빔을 내려놓은 후 원고가 운반집게를 해체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이 사건 사고 직후 원고는 바닥에 누워있었다고 진술한 이후에는 자신이 운반집게를 해체한 것 같다고 진술하는 등 이 사건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이 일관적이지 않은 점, ③ 그러나 다른 한편 E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는 H빔을 잡고 이를 계속하여 주시하면서 수신호를 하였고, 원고의 수신호는 평상시와 동일하였으며 적절하게 이루어졌다고 진술한 점, ④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등을 신청하면서 재해발생 경위에 관하여 ‘H빔을 천공한 자리에 넣기 위해 장비 옆에 굴삭기를 이용하여 내려놓고 천공기 견인고리에 H빔을 걸어놓은 후 손을 떼고 견인 와이어를 보기 위해 상부 쪽을 확인하고 있는 순간 H빔이 돌아가며 오른쪽 발가락이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변론 종결 이후 위와 같은 경위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바닥에 놓여있던 H빔이 옆으로 구르면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것이어서 이 사건 사고 발생 경위에 관한 원고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점, 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는 H빔을 바닥에 내려놓으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바닥에 내려진 H빔이 옆으로 구르면서 발생한 사고라고 할 것인데, H빔이 옆으로 구르게 된 원인에 관하여는 단정할 수 없으나, 원고의 주장과 같이 굴삭기 기사가 H빔을 굴린 경우이든 피고의 주장과 같이 천공기 기사가 H빔을 인양하는 과정에서 H빔이 스스로 돌아간 경우이든 이 사건 사고가 원고의 전적인 과실에 의하여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⑥ 이 사건 작업은 굴삭기와 천공기를 이용하여 무거운 H빔을 이동시킨 후 이양하여 천공된 구멍에 넣는 것으로서, 굴삭기 기사, 천공기 기사 및 건설기계 바깥에서 작업을 보조하거나 수신호를 하는 사람 사이에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거나 실수가 발생하는 경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작업이었던 점, ⑦ F는 이 사건 현장에 별도의 안전관리자가 없었다고 진술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현장의 현장소장이었던 G가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피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G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작업에 대한 특별한 안전관리 조치 없이 컨테이너 사무실 안에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사용자로서의 근로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에게도 작업 도중 H빔이 옆으로 구를 경우를 대비하여 H빔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 채로 서서 작업을 하는 등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 점,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내용,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8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리고,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들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6호증의 각 기재, H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 촉탁 결과,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수입
인적사항: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소득 및 가동기간: 도시일용노임(월평균 가동일수 20일), 만 65세까지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후유장해: 정형외과 영구장해 8%
기간별 노동능력상실률
2020. 12. 26.부터 2021. 10. 30.까지 기간 동안 총 61일간 입원하였으므로 사고일인 2020. 12. 26.부터 2021. 2. 24.까지 61일간 연속하여 입원한 것으로 보고 해당 기간 동안 100%
2021. 2. 25.부터 가동종료일인 2050. 11. 16.까지: 8%
계산: 아래 표 기재와 같이 60,081,490원이다.
공제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해급여금 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16240 판결 등 참조).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20. 12. 26.부터 2021. 10. 30.까지의 휴업급여로 24,341,820원, 장해급여로 17,387,090원을 각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휴업기간 중인 2021. 10. 30.까지의 일실수입 4,612,557원(= 2,810,067원 + 445,028원 + 900,313원 + 457,149원)에서 휴업급여 24,341,820원을 공제하면 남는 것이 없고, 나머지 일실수입 합계 55,468,933원(= 60,081,490원 – 4,612,557원)에서 장해급여 17,387,090원을 공제하면 38,081,843원( = 55,468,933원 – 17,387,090원)이 남는다.
소결
책임제한 후 일실수입: 30,465,474원(= 38,081,843원 × 80%)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내용, 원고가 입은 장해의 정도,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원고에 대한 위자료는 8,000,000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38,465,474원(= 30,465,474원 + 8,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20. 12. 2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1. 1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소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