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6. 16. 선고 2022가합10358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1989. 7. 27. 설립되어 장애인 관련 조사·연구 및 장애인 종합상담실 운영사업, 장애인 복지시설 운영 및 자립작업장 운영지원과 직종개발사업 등을 하는 법인으로, C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고 한다) 등 여러 장애인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2)

원고는 2019. 8. 5. 피고에 입사하여 이 사건 센터에서 셔틀버스를 운전하는 운전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

원고에 대한 1차 징계처분

1)

D은 피고가 운영하는 다른 시설인 E센터 소속 사회복지사로, 원고가 운전하는 셔틀버스에 동승하여 장애인의 탑승을 지도하는 업무를 수행하던 중 2020. 10. 20. “원고가 버스에서 체온계를 전달하여 주면서 ’뜨거운 가슴에 체온계를 넣었다 주겠다‘라고 이야기하는 등 여러 차례 성희롱 발언을 하였다”는 취지로 직장 내 성희롱신고를 하였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성희롱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고가 D에게 1)항 기재와 같이 언어적 성희롱을 하고, 이와 같은 사실을 다른 근로자에게 유포하여 2차 가해를 하였다고 판단하여 원고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하였다.

3)

피고는 2021. 3. 19.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2021. 3. 22.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통지하였다(이하 ’1차 징계처분‘이라 한다).

4)

이에 대하여 원고는 재심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2021. 3. 31. 재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처분을 하였다.

다.

원고의 부당징계 구제신청

1)

원고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1차 징계처분이 부당정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7. 12.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F).

2)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0. 26.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중 ’언어적 성희롱‘의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2차 가해행위‘에 대해서는 이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어 이를 징계사유로 인정하기 어려우며 원고에 대한 정직 3월의 징계는 징계양정이 과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제1차 징계처분이 부당징계임을 인정하며, 피고는 원고에게 행한 정직처분을 취소하고, 정직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재심판정을 하였다(G).

라.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

1)

피고는 위 재심판정에 따라 1차 징계처분을 취소한 다음, 2021. 12. 21. 징계위원회를 다시 열어 원고에게 감봉 1개월(2021. 4. 5.~2021. 5. 4.)의 처분을 하고, 2021. 12. 22.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2)

이에 대하여 원고가 다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취업규칙 제59조 제1항에 따라 징계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재심청구서에 의거 1회에 한하여 인사위원회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나, 센터 규정상 기간을 도과하여 인사위원회 개최가 불가하다고 답변하였다.

마.

관련 법령 및 피고의 인사관리규정

관련 법령 및 피고의 인사관리규정 및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호증, 을 제1 내지 3,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은 노동위원회의 판정을 거친 사안이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여야 함에도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은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판단

해고 등 불이익처분을 당한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그에 대해 구제신청을 하여 노동위원회의 구제절차에서 결정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는 사용자의 해고 등 불이익처분에 대하여 사법상 지위의 확보 및 권리의 구제를 받기 위하여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바(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다22100 판결 참조), 원고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여 판정을 받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의 성희롱 발언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는 D에게 ’뜨거운 가슴에 품었다 줄게‘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또한 원고의 발언의 구체적인 전후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를 언어적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무효이다.

2)

징계양정의 과다

설령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원고의 발언에 성희롱 의도가 없었다는 점, D이 성희롱으로 신고한 원고의 다른 발언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서 성희롱으로 인정되지 않은 점, 원고는 이 사건 발언 전에 유사한 사유로 징계를 받은 이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감봉 1개월의 처분을 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양정이 과다하여 무효이다.

나.

판단

1)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나)

판단

⑴ 먼저 원고의 성희롱 발언이 특정되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을 제4 내지 6, 10,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은 피고에 의견진술서를 제출하면서 2020. 10. 19. 및 2020. 10. 20. 양일간 원고로부터 ‘뜨거운 가슴에 품었다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점, ② 원고는 피고로부터 성희롱 신고에 대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 사건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고, 1차 징계처분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심문과정에서도 위와 같은 특정한 발언이 있었는지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여 방어권을 행사한 점, ③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가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서에는 성희롱 발언의 내용만 기재되어 있을 뿐 횟수가 기재되어 있지 않고 원고가 반복하여 성희롱 발언을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가 1회 성희롱 발언을 하였다고 인정하였고, 위와 같은 심판결과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게 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에서 원고의 성희롱 발언이 무엇인지 특정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⑵ 다음으로 원고가 ’뜨거운 가슴에 품었다 줄게‘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위와 같은 말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①

D은 2019. 8.경부터 원고가 운전하는 버스에 월 2~3회 동승하여 장애인의 탑승을 도우면서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탑승자의 체온을 측정하는 업무를 하였는데, 원고가 여러 차례 ‘애가 둘은 있는 줄 알았는데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느냐’, ‘술자리에 와라’라는 등의 말을 하는 것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②

원고는 2020. 10. 20. D이 버스 안에서 사회복무요원과 대화를 나누자 조용히 하라는 취지로 주의를 주고, 이 사건 센터의 팀장에게 버스안에서의 대화를 자제시켜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 일로 D은 같은 날 소속 팀장과 면담을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2020. 10. 19. 체온계가 추운 날씨로 잘 작동하지 않아 원고에게 주머니에 넣어놓았다가 사용하면 되겠다고 하였더니, 원고가 ‘뜨거운 가슴에 품었다가 주겠다’는 말을 하였고, 그 다음날에도 같은 말을 반복하였다.”면서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E센터와 이 사건 센터 사이의 회의가 열렸고 2020. 10. 22. E센터의 회의실에서 양 센터의 센터장, D,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원고가 D에게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을 하였다.

③

D은 2020. 11. 13.경 원고로부터 ‘뜨거운 가슴에 체온계를 넣었다 주겠다’는 등의 성희롱 의심발언을 들었다는 내용으로 성희롱·성폭력 고충 신청서를 제출하였고, 2021. 1. 14. 직장 내 성희롱 신고에 대한 조사를 받으면서 동일한 취지로 진술하였다. ④ 원고는 2021. 10. 26.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정직구제 재심신청 사건의 심문과정에서 ‘D에게 체온계를 건네주면서 가슴에다 따뜻하게 했으니까 오늘 한번 이걸로 해보세요. 이 정도까지의 대화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자신이 D에게 ‘(체온계를) 가슴에다 따뜻하게 했다’는 발언을 하였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⑤

이처럼 D이 원고가 운전하는 버스 안에서 사회복무요원과의 대화에 대한 주의를 받으면서 피해사실을 신고하게 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D은 사건 직후부터 성희롱 신고 후 조사과정에 이르기까지 그 일시, 장소, 내용 등 피해사실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원고도 이에 대하여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을 하였던 점, 원고 스스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심문과정에서 자신이 ‘가슴에다 따뜻하게 했다’는 발언을 하였을 가능성을 인정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D이 자신의 피해사실을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⑶ 위와 같은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D에게 한 위와 같은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는 피고의 인사규정 제8조 제3항 9호, 취업규칙 제53조 제10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①

D은 2019. 8.경부터 원고가 운전하는 버스에서 월 2~3회 정도 탑승지도를 한 것에 불과하여 원고와 D 사이에 신체 부위에 관한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주고받을 정도로 특별한 친분관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②

이 사건 발언 당시 원고는 56세의 남성이고, D은 40세의 여성으로 원고가 버스 안에서 D에게 체온계를 전달하면서 ’뜨거운 가슴에 품었다 줄게‘라고 말한 것은 위와 같은 원고와 D과의 관계, 당시 발언이 원고와 D 외에도 사회복무요원 2명이 함께 버스에 탑승해있는 상황에서 있었던 점, 발언의 대상이 된 해당 신체 부위가 일반적으로 성적인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여겨지는 가슴인 점 등에 비추어 D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만한 언동에 해당할 것이고, D 역시 당시 불쾌감을 느끼고 수치스러워서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이 성적 동기나 의도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D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표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인 피고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①

피고의 취업규칙 및 인사관리규정에 의하면, 피고의 징계는 견책, 1개월 이상 3개월 이하의 감봉, 정직, 해고로 이루어져있는데, 이 사건 처분은 원고가 받을 수 있는 징계 중 견책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하고, 그 기간도 1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으로 정해져서 과도하게 무겁다고 할 수 없다.

②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성희롱의 내용과 정도, D이 2020. 12. 7. 이 사건으로 인하여 가슴두근거림, 불안, 불면증을 호소하여 적응장애 진단을 받았고, 2020. 12. 9.부터 2021. 1. 7.까지 병가를 사용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종전에 징계를 받은 적이 없는 점 등 원고에게 유리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임효빈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