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1. 12. 선고 2022가합104359 판결

주문

1.

피고는,

가.

원고 B, C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별지2 인용금액표 ‘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

원고 B, C에게 별지2 인용금액표 ‘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2024. 1. 12.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 D, B, E, F, G, H, I, C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B, C과 피고 사이에서 생긴 부분의 30%는 위 원고들이, 70%는 피고가, 원고 B, C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위임직 채권추심인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별지2 인용금액표 ‘재직기간’란 기재 각 기간 동안 ‘근무지점’란 기재 각 지점에서 피고가 채권위임사로부터 위임을 받은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다가 위 재직기간 말일에 퇴직한 사람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1년 이상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퇴직금에 대한 부제소 합의를 하였으므로 이를 위반하여 제기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

판단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할 당시 ‘본인은 소득세법상 사업소득세 납부의 대상이 되는 개인사업자로서 어떠한 형태로든 귀사와 근로관계의 성립을 원치 않으며, 앞으로도 본인이 근로기준법 기타 노동관계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귀사에게 어떠한 민․형사상 청구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합니다.’라고 기재된 서약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에 관하여 사전에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라 할 것인데(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므로 위 부제소 특약은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4.

원고들의 근로자성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갑 제5호증의 8, 9, 10, 제7호증의 2, 제8호증의 2, 4, 5, 제9호증의 5, 제10호증의 2, 제13호증, 제15호증의 2, 제17호증의 2, 제21, 27 내지 30, 36, 37, 40, 41, 43, 45 내지 48, 54, 59, 60, 62, 64, 68 내지 70호증, 을 제1, 25, 41호증의 각 기재, 을 제42호증의 일부 기재, 증인 J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1>

1)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계약 내용

피고는 원고들과 기간을 정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위임계약을 체결하였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지속적으로 갱신해왔다.

<2>

2)

피고의 조직체계

가)

피고는 본사 산하에 지역별, 채권별로 본부와 그 아래 30여 개의 지점을 두고 있고, 각 지점은 채권추심원으로 구성된 몇 개의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점장은 피고의 근로자로서 여러 지점을 순환하여 근무하고, 팀장은 채권추심원 중 일부가 그 역할을 수행한다.

나)

팀장은 매일 채권추심원의 실적을 취합한 후 이를 지점장에게 보고하였고, 채권추심원에게 업무처리 중 유의사항을 전달하거나 연장근무 지시 또는 채권회수 실적독려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3)

채권추심원에 대한 채권배정․업무지시 및 실적관리

가)

피고는 채권위임사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을 각 지점별로 배정하였고, 각 지점에서는 지점장이 개별 채권추심원에게 추심해야할 채권을 배정하였다.

나)

채권추심원들은 피고가 제공하는 전산시스템에 매일 업무처리 내용과 채권별 상담 메모 등을 입력하였고,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누락된 채권 없이 수행한 업무를 모두 전산시스템에 등록할 것을 지시하였다. 또한 피고는 매일 개별 채권추심원의 통화건수와 통화시간, 시간별 통화량 등을 파악하였다.

다)

피고 자산관리본부장 등은 지점장들에게 회수 실적을 높일 것을 지시하였고, 이에 따라 지점장은 개별 채권추심원에게 목표 회수금액을 지정하고 이를 달성할 것을 독촉하였다. 지점장은 전산시스템 등을 통해 개별 채권추심원의 목표달성율, 일별․월별 회수액, 지점 내 순위를 파악하여 이를 게시․회람하였고, 피고 본사 또는 산하 본부는 개별 채권추심원의 회수금액, 목표달성율 등을 각 지점으로부터 보고받아 관리하였다.

라)

K지점의 경우 채권추심원들이 ‘K지점 업무 기준 정립’이라는 기준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였고, 그 업무 기준에는 시기별로 채권을 재배당하는 방법, 업무일지 작성․외근․초본발급비용․청소․근태관리 등에 관한 기준이 비교적 자세하게 기재되어 있었으며, 다른 지점에서도 피고의 업무 방침에 따라 이와 유사한 업무 기준이 존재하였다.

4)

채권추심원의 업무 부진 등에 대한 피고의 조치

가)

피고의 지점장들은 실적이 부진한 채권추심원에게는 신규 채권배정을 줄이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었고, 신규 채권배정 권한을 이용하여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증대를 독촉하였다.

나)

피고 영업기획본부는 2021. 2.경부터 채권별 3개월 연속 실적 하위 10%인자 또는 성과수수료가 100만 원 미만인 자에 대하여 체결된 위임계약을 해지하고, 일정 기간 동안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채권별 하위 위임직 운영기준’을 원고들이 소속된 각 지점에 적용하였다.

다)

L 본부에서는 채권추심원들이 피고에게 ‘월별 개인 회수목표 달성을 통해 경쟁사 중 1위를 달성하지 못하면 피고의 인사상 불이익 방침에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목표달성 서약서를 작성․제출하였다.

라)

M지점의 경우 회수 실적이 부진하거나 업무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을 경우 해당 채권추심원으로부터 사유서와 부진의 원인․향후 회수 대책 등이 기재된 업무활동계획서를 징구 받았다.

마)

피고 감사팀 및 각 지점장은 2017. 1.경 채권추심원들에게 추심과정에서 업무미숙, 관련 법령 위반 등으로 민원이 발생할 경우 그 위반의 정도가 가볍다면 경고조치를 취할 것이나 위반의 정도가 중대할 경우에는 위임계약을 즉시 해지할 예정임을 공지하였고, 피고 본사의 정도경영실은 2020년경 N 및 L 본부의 채권추심원들을 상대로 민원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법률위반 적발시 단계별로 각서 징구, 배정채권 또는 수수료 차감, 계약해지 등의 페널티를 부여하는 제도를 시행하였다.

5)

채권추심원의 근무장소 및 근무시간

가)

채권추심원들은 사전에 지정된 사무실 내 좌석에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지점장 및 팀장과 같은 공간을 사용하였다.

나)

채권추심원들은 대부분 9시에 출근하여 18시에 퇴근하였으나, 회수 실적이 부진할 경우 지점장의 지시에 따라 30분씩 연장근무를 하거나 주말근무를 하였다.

다)

채권추심원이 휴가․지각․조퇴 등을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팀장을 거쳐 지점장에게 그 사유를 사전에 보고해야 했고, 지점장은 하계휴가 시 업무 공백을 방지하고자 채권추심원들 사이의 휴가일정을 조정하고 업무대체자를 지정하였다.

라)

채권추심원은 업무 시간에도 지점장이 지정한 집중근무시간(지점별 상이하나 대략 09:30 ~ 11:30 및 14:00 ~ 16:00)의 적용을 받았고, 그시간 동안에는 이석이 금지되었다. 또한 O지점의 지점장은 채권추심원이 자리를 10분 이상 비울 경우 지점장에게 보고하도록 지시했고, P지점의 지점장은 매일 점심시간 동안 교대근무자를 지정하기도 하였다.

마)

L 본부의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에게 ‘출퇴근 시간(출근: 8:50 이전, 퇴근 17:00 이후)을 준수하고, 영업일수 부족 또는 회수 목표액 미달시 퇴근시간 이후라도 목표액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무단지각․결근․퇴근을 하지 않겠으며, 사유 발생시 관리자와 사전 의논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L 본부 근무수칙 준수 서약서’를 작성․제출하였다.

바)

방문추심이 필요한 채권추심원은 지점장에게 사전 보고하여 승인을 받아야 했다. O지점의 경우 지점장이 화이트보드에 방문 행선지를 기재하거나 방문대장을 제출할 것을 지시하였고, ‘방문집중일’을 지정하여 방문추심을 독려하거나 반대로 한 달간 방문추심을 금지하기도 하였다.

6)

채권추심원에 대한 교육

피고 본사의 정도경영실에서는 채권추심과정에서 민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N 및 L 본부 소속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 매일 30명씩 2주간에 거쳐 집합교육을 실시하였고, Q지점에서는 지점장이 매월 채권추심원들을 상대로 민원 최소화, 개인정보보호, 전산시스템 등록시 유의사항 안내,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방지 등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였다.

7)

피고의 각종 비용 부담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사무실, 사무집기, 비품 등을 제공하였고, 앞서 본 위임계약 제4조 제2항에서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전화요금, 우편발송요금, 각종 서류 발급 비용 등을 채권추심원들이 부담하기로 정했음에도 이를 일정 범위 내에서 보전해주었다.

다.

판단

위 인정사실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그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전과정이 입력된 전산시스템을 통해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의 목표달성 여부, 일별․월별 회수금액, 순위, 시간대별 통화량을 파악하여 실적하위집단을 분류하였고, 실적하위자에 대한 사유서 징구, 신규 채권배정 축소, 인센티브 차등 적용, 계약해지 또는 재계약 거부 등의 수단을 이용하여 실적증대를 독촉하였다. 원고들이 담당한 채권추심업무는 피고가 영위하는 사업에서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부분으로서, 피고는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상시적으로 필요했고 한정된 물적 기반(전산시스템, 통신시설이 구비된 사무실 등) 내에서 최대의 성과를 얻기 위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할 필요성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그 일환으로 피고가 위와 같이 채권배분, 목표설정, 업무처리, 결과보고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통제함으로써 원고들의 업무를 상당한 정도로 지휘하고 관리․감독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② 피고의 지점장들은 채권추심에 관한 업무 기준을 작성하여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이메일․사내메신저 등을 통해 추심업무 처리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거나 전산시스템을 통해 상시적으로 업무내역을 파악하는 등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수행방식을 관리하였고, 채권추심원의 근무시간․휴가사용․방문 추심 여부 등을 통제하거나 실적 부진시 연장․주말근무를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등 사실상 원고들에게 업무방식․과정에 있어서의 재량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일반적인 위임계약관계의 경우 수임인에게 사무에 관한 다소의 재량권이 인정됨과 아울러 위임인에 대한 보고는 위임인의 요구가 있거나 위임사무가 종료되었을 때에만 하면 되는 것(민법 제683조)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원고들로서는 회수 실적이 부진하거나 피고의 지침을 벗어난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여 민원 등이 발생할 경우에는 신규채권을 배정받지 못하거나 계약이 해지될 우려가 있었으므로 그와 같은 불이익을 피하기 위하여 피고의 업무지시나 근태관리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는 본부장 - 지점장 - 팀장 - 팀원으로 이어지는 조직체계를 유지하여 왔고, 채권추심원들은 지점장, 팀장과 한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같은 사무실 내에 근무한 지점장과 팀장에 의한 상시적인 업무지시․감독을 받았다. 이와 같이 피고가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근무형태를 채택한 것은 단순히 채권추심원들의 업무현황 파악이나 실적 취합, 수임사무 지원 등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채권추심원들의 업무를 상시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함으로써 추심실적을 향상시키고 부적절한 업무처리에 따른 제재․ 비용부담 등의 위험을 줄여 피고의 이윤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④

피고는 채권위임사나 추심채권을 기준으로 담당 지점을 두었으나, 원고들이 소속된 각 지점들 사이에서 채권추심원이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거나, 위 각 지점들에 대한 피고의 관리형태가 질적으로 달라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사정은 찾기 어렵다. 오히려 전산시스템을 통한 업무현황 파악, 피고의 목표설정과 실적독촉, 순환근무를 하는 지점장에 의한 업무지시 및 근태관리 등은 다수의 지점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므로, 피고가 원고들이 속한 지점에 대해서 동일한 방법으로 채권추심원을 관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⑤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 갱신되어 원고들의 근로제공에 계속성이 있었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근무장소․근무시간에 사실상 구속되어 업무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다른 사업장에 대한 노무 제공 가능성이 제한되었고, 달리 원고들이 겸업을 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⑥

원고들이 받은 보수는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성과급의 형태로만 지급되었지만 이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의한 것일 뿐이고, 채권 추심의 난이도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채권추심의 성공 여부를 오로지 우연에 따른 결과로 보기 어려우며, 결국 위 보수는 원고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⑦

피고가 원고들과 계약을 체결할 때 ‘위임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기준으로 원천징수하였으며, 원고들을 4대 보험에 가입시키지 않았으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것이어서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⑧

신용정보법 제27조 제2항 제2호, 제4항, 제9항에 의하면, 채권추심회사는 위임계약의 형식을 통하여 채권추심원을 모집할 수 있고, 채권추심원이 신용정보법 규정에 따라 추심업무를 수행하도록 감독 및 교육하여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채권추심가이드라인’(을 제3호증)을 정하여 금융회사 등이 채권추심 과정에서 준수하여야 하는 내부통제기준을 업무단계별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 법률관계의 성격은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정도의 지휘․감독이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지, 위 신용정보법 규정과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가이드라인’이 채권추심원에 대한 감독․교육․통제에 관한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면서도 채권추심회사에게 채권추심원을 위임직으로 모집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을 근거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일률적으로 부인할 수는 없다.

5.

원고들의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1년 이상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한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의 범위

1)

원고 B, C

가)

원고 B, C은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퇴직금이 각 72,047,758원, 87,530,193원이라 주장하나, 피고는 위 원고들이 퇴직 무렵 지급받은 수수료가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높으므로, 퇴직 전 1년간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위와 같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다)

갑 제2호증의 4, 30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B이 퇴직 전 3개월(2021. 12.부터 2022. 2.까지)간 지급받은 수수료가 합계 49,005,530원, 월평균 16,335,176원(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3>이고, 퇴직 전 1년(2021. 3.부터 2022. 2.까지)간 지급받은 수수료가 합계 99,107,094원, 월평균 8,258,924원인 사실, 원고 B이 퇴직 직전인 2021. 12. 40,903,695원의 수수료를 지급받았으나 이를 제외하면 퇴직 전 1년간 대체로 매달 160만 원에서 580만 원 사이의 수수료를 지급받은 사실, 원고 C이 퇴직 전 3개월(2021. 11.부터 2022. 1.까지)간 지급받은 수수료가 합계 28,748,668원, 월평균 9,582,889원<4>이고, 퇴직 전 1년(2021. 2.부터 2022. 1.까지)간 지급받은 수수료가 합계 71,128,975원, 월평균 5,927,414원인 사실, 원고 C이 퇴직 직전인 2021. 11. 21,460,450원의 수수료를 지급받았으나 이를 제외하면 퇴직 전 1년간 대체로 매달 200만 원에서 660만 원 사이의 수수료를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의하면, 원고 B, C의 퇴직 전 3개월 간의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은 예외적인 사정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하기 위하여 위 원고들의 퇴직금을 퇴직 전 1년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초로 산정하기로 한다.

라)

퇴직 전 1년간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준으로 1일 평균임금을 계산하면, 원고 B의 1일 평균임금은 271,526원(= 99,107,094원 ÷ 365일), 원고 C의 1일 평균임금은 194,873원(= 71,128,975원 ÷ 365일)이 되고, 이를 통해 위 원고들의 재직기간에 따른 퇴직금을 계산하면, 원고 B의 퇴직금은 36,622,534원(= 271,526원 × 30일 × 1,641일 ÷ 365일), 원고 C의 퇴직금은 54,585,795원(= 194,873원 × 30일 × 3,408일 ÷ 365일)이 된다.

2)

원고 D, F, G, H, I

가)

갑 제2호증의 10, 14, 21, 25, 을 제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위 원고들이 전월 8일부터 당월 7일까지의 수수료를 당월 25일에 지급받았고, 퇴직 전 3개월 동안 아래 표와 같은 수수료를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5>

<6>

<7>

<8>

나)

이에 의하면, 위 원고들의 1일 평균임금과 이를 통해 계산한 퇴직금은 아래 표와 같다(위 원고들의 경우 계산상 오류로 인하여 퇴직금 중 일부가 기각되었다).

<9>

<10>

3)

위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위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액수가 별지2 인용금액표의 해당 원고별 ‘퇴직금’란 기재와 같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다.

피고의 지연손해금율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은 개별 사건에서의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피고로서는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이익이 있어서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따른 연 20%의 지연이자를 가산하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2)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그 시행령 제17조에서 임금이나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연하는 경우 가중 이율에 의한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한 것은 근로자와 그 가족 생계의 기초가 되는 임금과 퇴직금의 부당한 지급지연을 막고 사업주의 조기청산을 유도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②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인 근무형태를 따져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나, 이 사건에서의 원고들의 입증 정도, 피고의 주장 내용과 그 근거로 제출된 증거를 모두 고려해 볼 때, 피고가 원고들의 청구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③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아니한 판결이 확정된 사례가 있으나, 한편으로 원고들이 퇴직하기 전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축적되어 있었고 피고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 판결에서 나타난 채권추심원들의 근로형태와 원고들의 그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

④

원고들의 근무형태가 전형적인 근로관계에서와 같이 그 사용종속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고 이러한 근무형태의 불명확함으로 인하여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불명확한 관계는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피고가 스스로 설정한 것이고 원고들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는데, 피고가 초래한 불명확함에 따른 위험을 원고들에게 돌리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2 인용금액표 ‘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원고 B, C에게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 12.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나머지 원고들에게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 D, E<11>, F, G, H, I의 청구가 일부 기각되긴 하나 이는 퇴직금 계산상의 오류 또는 지연손해금 기산일의 착오 등으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 D, B, E, F, G, H, I, C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원고 D, B, E, F, G, H, I, C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며,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임효빈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