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2021고단1108 사건의 판시 제3의 가.죄에 대하여 징역 6개월에, 나머지 죄에 대하여 징역 8개월에, 피고인 B를 징역 8개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각 2년간 피고인 A에 대하여는 2021고단1108 사건의 판시 제3의 가.죄에 대한 형의, 피고인 B에 대하여는 위 형의 각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고단1108,2022
판결선고
2023. 8. 10.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 A는 2015. 5. 7.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위증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고 2015. 8. 5. 위 판결이 확정되고, 2021. 5. 17.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강제집행면탈죄 등으로 징역 6월 및 징역 2월을 선고받아 2021. 9. 9.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 B는 2021. 5. 17.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강제집행면탈죄 등으로 징역 6월을 선고받아 2021. 9. 9.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2021고단1108』
기초적 사실관계
피고인 A는 전기공사업자로서 ‘C’, ‘D’을 실제 운영하던 사람이고, 피고인 B는 건설업자로서 ‘E’을 운영하던 사람이다.
피고인 A는 자신의 채무 등 문제로 인해 C의 사업자등록 명의를 처남인 F 명의로 해두고 실제로는 피고인 A가 위 C를 운영하면서, 2012. 9. 19.경 ‘G’이라는 상호로 건설업을 영위하는 H이 도급받은 천안시 서북구 I 외 1필지 지상 J아파트(이하 ‘J아파트’라 한다) 신축공사 중 전기·통신·소방 공사(이하 ‘이 사건 전기공사’라고 한다) 부분을 위 H으로부터 C 명의로 계약금액 3억 8,000만 원에 하도급 받으면서, 공사대금 중 3억 2,400만 원 상당의 지급에 갈음하여 신축된 J아파트 2채(K호 및 L호)를 대물로 받기로 약정하고 이 사건 전기공사를 시공하여 왔다.
한편, 피해자 M은 2008. 9. 2.경 N 주식회사로부터 위 회사의 피고인 A에 대한 69,466,712원 상당의 전기공사자재 등 물품대금 채권을 양수한 후, 피고인 A를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08가단89037호로 양수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08. 11. 21. ‘피고인 A는 피해자에게 69,466,712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10.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원고승소판결을 선고 받았고 그 판결이 2008. 12. 17. 확정되었다.
이후 피해자는 위 양수금 사건의 집행력 있는 판결 정본에 기하여 2013. 2. 28.경 피고인 A가 대물변제 받기로 약정한 J아파트 L호에 대하여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권 압류명령을 받고, 그 외에 2013. 3. 7. ‘피고인 A의 H에 대한 이 사건 전기공사대금 채권 중 125,988,395원에 이르기까지의 금액’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2013. 3. 14. H을 상대로 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 2013가합4761호로 추심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위 추심금 청구의 소를 ‘이 사건 추심금 청구의 소’라 하고, 이에 의하여 계속된 소송을 ‘이 사건 추심금 소송’이라 한다).
피고인들의 공모관계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피해자가 대물변제 목적물인 J아파트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권을 압류하고, H을 상대로 이 사건 추심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자, 피고인 B가 H의 위임을 받아 사실상 이 사건 추심금 소송을 수행하면서 F이 C의 실제 운영자인 것처럼 허위의 주장을 하고, 피고인 A와 F은 이 사건 추심금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같은 취지로 허위 증언을 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전기공사대금 채권자가 F인 것처럼 허위로 주장·입증함으로써 피해자가 패소하도록 하여, 피해자가 위 H으로부터 이 사건 전기공사대금을 추심하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한편, 이 사건 전기공사 계약의 명의를 피고인 B로 변경하여 피고인 A가 가지는 이 사건 전기공사대금 채권 및 대물변제 목적물인 J아파트의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권의 권리 관계를 불분명하게 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위 J아파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권에 대한 강제집행을 면탈하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들의 공동 범행
사기미수
피고인 B는 피해자가 2013. 3. 14. 위와 같이 H을 상대로 이 사건 추심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자, H으로부터 ‘알아서 소송을 진행하라’는 취지의 위임을 받아 그 무렵부터 자신의 동생인 법무사 O로 하여금 서류를 작성하게 하는 등으로 이 사건 추심금 소송을 H 대신 수행하면서, ‘F이 C의 실제 운영자이므로 이 사건 전기공사대금의 채권자는 F이고, F이 2013. 3. 31. 이 사건 전기공사를 포기하였기 때문에 H이 F에게 지급할 전기공사대금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는 취지로 기재하여 2013. 5. 22.경 1심 답변서, 2014. 7. 15.경 항소심 변론준비서면, 2015. 1. 22.경 상고장, 2015. 2. 10.경 상고이유서 등을 제출하고, F이 2013. 3. 31. 작성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공사포기동의서’(이하 ‘이 사건 공사포기동의서’라 한다)를 첨부하여 이 사건 추심금 소송을 심리 중인 법원에 제출하고, 피고인 A와 F은 2013. 10. 10. 이 사건 추심금 소송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5민사부 법정에 각 증인으로 출석하여 ‘F은 단지 명의만 빌려 준 명의대여자이고, C는 피고인 A가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지요’라는 질문에 ‘아닙니다’라고 대답하고, ‘피고인 A가 이 사건 전기공사를 실제로 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닌가요’라는 질문에 ‘아닙니다’라고 대답하여 각 허위 증언을 하였다. 이에 위 1심 법원은 2014. 1. 9. 피해자의 이 사건 추심금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인들은 이와 같이 H과 공모하여 이 사건 추심금 소송에서 허위의 주장·입증을 하는 방법으로 위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남부지방법원 담당 재판부를 기망하여 원고청구기각의 판결이 선고·확정되게 함으로써 추심금 채무를 면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 하였으나, 피해자의 항소로 계속된 항소심에서 2014. 12. 16.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피해자의 이 사건 추심금 청구를 대부분 인용하는 판결이 선고되고, 이에 H이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에서 2015. 5. 28. 상고기각판결이 선고되어 2015. 6. 3. 확정됨으로써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강제집행면탈
피고인들은 2014. 3. 20.경 J아파트 공사현장 사무실에서, 사실은 피고인 A가 C를 실제 운영하면서 계속 이 사건 전기공사를 시공하고 있었고 공사대금채권을 계속 행사하고 있었음에도 H으로부터 이 사건 전기공사의 도급인 지위를 승계한 주식회사 P(이하 ‘주식회사’ 생략)과 사이에, 마치 피고인 B가 대표로 있는 E이 C로부터 이 사건 전기공사의 수급인 지위를 승계하여 공사를 진행하는 것처럼 피고인 B가 이 사건 전기공사를 계약금액 4억 1,500만 원에 하도급 받아 시공하고 도급인은 공사대금 중 3억 2,400만 원의 지급에 갈음하여 J아파트 Q호, R호 2세대를 대물로 지급하며 나머지 잔금 9,1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건설공사 표준도급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위 계약서 작성 이후에도 실제로는 피고인 A가 이 사건 전기공사의 현장관리, 물품구매 및 설치, 대금의 수령 및 정산 등 시공을 계속하였다. 그 후 피고인들과 P은 대물변제 목적물을 J아파트 S호, T호 2세대로 변경한 다음, 2018. 7. 25.경 위 J아파트 S호, T호에 관하여 피고인 B 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경료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피고인 A에 대한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공모하여, 대물변제 목적물인 J아파트의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권 등 권리 관계를 불분명하게 하는 방법으로 재산을 은닉하였다.
피고인 A의 단독 범행 – 민사집행법위반
피고인은 2017. 7. 6.경 위 서울남부지방법원 2008가단89037호 양수금 사건의 확정판결에 기한 피해자의 신청에 따라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부터 재산명시 결정을 받고 그 재산명시기일에 법정에 출석하여, P으로부터 대물변제 받기로 약정한 J아파트 S호, T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권이 사실은 피고인의 재산상 권리임에도 이를 기재하지 아니하여 거짓의 재산목록을 제출하였다.
『2022고단1047』- 피고인 A
피고인은 2020. 3.경 ‘U’이라는 상호로 전기회로 개폐, 배전반 및 전기자동제어반 등 제조업을 영위하는 피해자 V에게 ‘서울 미아리 공사 현장’에 전기분전반을 공급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공사가 마무리되면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다른 공사현장에서 시공한 공사와 관련하여 미지급한 인건비 및 공사비 등 채무가 존재하고 미지급 임금 합계가 수천 만 원에 이르러 2018년부터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근로자 약 13명에 대한 임금 합계 약 3,900만 원의 미지급을 사유로 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8차례에 걸쳐 처벌받는 등, 피해자로부터 전기분전반을 제작하여 공급받아 공사를 마무리하더라도 그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불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20. 3. 25. 6,490,000원 상당의 전기분전반을 공급받은 것을 비롯하여 아래의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4차례에 걸쳐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 없이 총 9,757,000원 상당의 전기분전반과 소방판넬을 공급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판시 전과(피고인들) : 각 범죄경력조회, 각 판결문, 각 처분미상전과조회서
『2021고단1108』
피고인 A의 일부 법정진술(거짓 재산목록 작성의 점)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M, H의 각 일부 진술기재
H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수사보고(피의자 A 사건 검색) 사본
금융거래내역서, 답변서, 공사포기동의서, 위임장 및 변론준비서면, 상고장 및 위임장, 상고이유서, 건설공사표준하도급계약서(증거순번 21), 건설공사표준도급계약서(증거순번 23), 폐업사실증명원(D), 각 녹취서(증거순번 49, 55), 사업자등록증, 계좌별 거래명세표, 입금표, 거래내역조회, 각 예금통장 사본(증거순번 47, 71)
주요등기사항 요약(참고용) 및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각 판결서(서울남부지법 2013가합4761, 서울고법 2014나10849) 사본, 판결문(서울남부지법 2014고단2808) 사본,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압류명령, 판결문(서울남부지법 2008가단89037) 사본, 판결문(서울남부지법 2015노122) 사본, 판결문(대법원 2015도7466) 사본, 판결문(서울남부지법 2019고단2085) 사본
재산명시결정, 재산목록
『2022고단1047』
증인 V, AA의 각 일부 법정진술
수사보고서(참고인 AB 전화수사), 수사보고서(피의자 자료제출 관련), 수사보고서(피의자 신용정보 확인) 중 첨부문서 부분, 수사보고서(피의자 거래내역서 확인), 수사보고(처벌전력 확인) 및 그 첨부서류 일체
사업자등록증, 세금계산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 형법 제352조, 제347조 제1항, 형법 제30조(소송사기미수의 점), 형법 제327조, 제30조(강제집행면탈의 점), 민사집행법 제68조 제9항(거짓 재산목록 제출의 점), 형법 제347조 제1항(V에 대한 사기의 점, 포괄하여), 각 징역형 선택
피고인 B : 형법 제352조, 제347조 제1항, 형법 제30조(소송사기미수의 점), 형법 제327조, 제30조(강제집행면탈의 점),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피고인들 : 각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경합범가중
피고인들 :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피고인들(피고인 A는 2021고단1108 사건의 판시 제3의 가.죄에 대한 형에 한하여) : 각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2021고단1108] - 피고인들
주장의 요지
소송사기미수에 관한 주장
이 사건 추심금 소송에서 원고 청구의 기각을 구한 취지는 이 사건 전기공사의 기성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전기공사대금 지급에 갈음하여 J아파트 2세대를 대물로 받았으므로 이 사건 전기공사대금 채권이 존재하지 않거나 소액에 불과하다는 것이었고 이러한 주장 내용은 허위가 아니므로, 이 사건 추심금 소송에서 허위의 주장·입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들은 이 부분 범행을 공모한 바 없다.
강제집행면탈에 관한 주장
피고인 A가 이 사건 전기공사를 하면서 그 사업자의 상호를 ‘C(대표자 F)’에서 ‘E(대표자 피고인 B)’로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형식적 명의자를 이미 제3자인 F에서 또다른 제3자인 피고인 B로 변경한 것에 불과하여 채권자의 입장에서 볼 때 피고인 A의 재산의 소유관계가 종전보다 더 불명하게 된 것이라 볼 수 없으므로,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 사건 전기공사의 계약자가 피고인 B로 변경된 이후 피고인 B가 ‘건설공사 표준 하도급 계약서’의 특약에 따라 공사대금으로 6,000만 원과 1,000만 원을 각 수령한 사실에 관하여 강제집행면탈죄의 포괄일죄로 확정된 판결(판시 범죄사실의 첫머리 기재 2021. 9. 9. 확정된 판결)이 존재하는바, 이 부분 범행 역시 동일한 당사자에 대한 동일한 공사대금의 지급방법과 관련된 것으로서 포괄일죄 관계에 있으므로, 이 부분에 관하여는 확정판결이 있는 사건과 동일사건에 대하여 공소의 제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면소판결의 사유가 있다.
판단
소송사기미수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민사소송에서 방어적인 위치에 있는 피고라 하더라도 원고 주장과 같은 채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허위의 주장과 입증으로써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허위 내용의 서류를 작성하여 이를 증거로 제출하거나 위증을 시키는 등의 적극적인 방법으로 법원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지게 한 결과 승소확정판결을 받음으로써 자기의 재산상의 의무이행을 면하게 된 경우에는 그 재산가액 상당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도333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7124 판결 등 참조). 소송사기에서 말하는 증거의 조작이란 처분문서 등을 거짓으로 만들어 내거나 증인의 허위 증언을 유도하는 등으로 객관적·제3자적 증거를 조작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법원을 기망할 의사를 가지고 허위 내용의 서류를 증거로 제출하거나 그에 따른 주장을 담은 답변서나 준비서면을 제출하거나 조작된 증거를 제출함으로써 피고 승소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면, 그러한 행위를 한 때에 소송사기의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7124 판결, 2017. 5. 30. 선고 2016도8577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판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추심금 소송에서 적극적인 방법으로 법원을 기망할 의사를 가지고, H에 대한 이 사건 전기공사대금 채권자가 피고인 A임에도 F인 것처럼 적극적으로 허위의 주장과 입증을 하여 사기죄의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미수에 그쳤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추심금 소송의 1심 판결은 ‘이 사건 전기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은 H과 C의 대표자 F 명의로 체결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가 위 계약의 실질 당사자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므로 피고인 A가 H에 대하여 이 사건 전기공사대금 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 아래 추심금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면서 원고청구기각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항소심은 ‘이 사건 전기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의 실질 당사자가 피고인 A이고, 이 사건 공사포기동의서에 의하면 2013. 3. 31.경 피고인 A와 H은(다만 피고인 A는 F의 명의로) 위 계약을 해제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할 것이고, 그 무렵 이 사건 전기공사의 기성고 비율은 적어도 40%에는 이른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H은 위 계약의 합의해제에 따라 피고인 A에게 적어도 1억 5,200만 원(= 3억 8,000만 원 × 0.4)의 기성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H은 앞서 본 피고인 A의 H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의 범위 내인 추심금 125,988,395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대법원의 상고기각(심리불속행) 판결(2015다11908)로 위 항소심 판결이 최종 확정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 추심금 소송 진행 과정에서 피고(H)가 1심에서부터 상고심에 이르기까지 각 제출한 서면에는 ‘C 대표인 F과 사이에 이 사건 전기공사 계약을 체결하였다’, ‘C 대표 F이 A(피고인)의 명의대여자(일명 바지사장)라고 하는 원고(피해자)의 주장을 피고는 일체 인정할 수 없습니다’, ‘피고는 하도급자 F이 2013. 3. 31.자로 이 사건 전기공사를 진행하지 못한 채 공사포기동의서를 제출하였기 때문에 공사대금을 지불할 것이 없다’라는 등의 주장이 적혀있었고, ‘이 사건 전기공사를 도급자 G 대표 H으로부터 하도급받았으나 여건상 수행할 능력 결여로 인하여 부득이 공사 일체를 포기하기로 결정하였다’는 F 이름으로 작성된 이 사건 공사포기동의서가 증거로 제출되었다. 더구나 피고인 A는 1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F은 단지 명의만 빌려 준 명의대여자가 아니다’, ‘C를 피고인 A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이 아니다’, ‘피고인 A가 이 사건 전기공사를 실제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각 증언하였다. 위와 같은 주장 및 증거의 각 요지는 C의 실제 대표가 F이고, 이 사건 전기공사와 관련한 하도급계약의 실질 당사자 역시 피고인 A가 아니라 F이라는 것인데, 피고인들은 C의 실질 운영자 및 이 사건 전기공사의 실제 당사자가 피고인 A라는 점은 인정하고 있는바, 결국 피고인들이 이 사건 추심금 소송에서 허위 내용의 주장을 하여 법원을 기망한다는 고의가 분명하게 드러났고 이 사건 추심금 소송에서 피고인들이 한 주장 및 그 제출 증거는 법원을 기망하기에 충분한 것이라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들은 피압류채권(피추심채권)의 존재에 관하여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원고(피해자)의 주장을 단순히 부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추심채권의 당사자에 관하여 사실과 다름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주장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허위의 증언을 하거나 조작된 서증을 제출하였다. 위 허위 주장이 받아들여져 H이 승소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던 이상(실제로 1심에서는 H 승소판결이 선고되었다) 소송사기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설령 피고인들이 위 허위 주장과 함께 ‘이 사건 전기공사의 기성고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공사대금 지급을 대물변제로 갈음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러한 점에서 보더라도 이 사건 전기공사대금 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였고 그 주장에는 허위가 게재될 여지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송사기의 실행에 착수하였다는 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 사건 추심금 소송에서 피고인 A가 증인으로 출석하여 적극적으로 위증을 한 점(그로 인하여 판시 범죄사실 첫머리 기재와 같이 위증죄로 처벌받았다), 피고인 B가 소송서류의 작성 및 제출을 도맡아 했던 점, 2015. 5. 21.경부터 2016. 12. 30.경까지 D 또는 AC(A의 처) 명의 계좌에서 H의 처 AD 명의 계좌로 수십 차례에 걸쳐 수 만 원에서 수백 만 원에 이르기까지 합계 1,100만 원 가량이 송금되었고, 이러한 송금 경위에 관하여 H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추심금 소송에서 피고인들에 협조한 데 따른 대가였다고 증언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H과 함께 이 부분 범행의 공모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강제집행면탈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도2732 판결을 들며 제3자(F)→제3자(피고인 B)로의 계약자 변경은 강제집행면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위 사건의 판시는 ‘사업자등록 명의를 변경한 행위’만으로 ‘사업장 내 유체동산에 관한 소유관계’를 종전보다 불명하게 만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이므로,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사건은 F에서 피고인 B로 C의 사업자등록 명의만 변경된 것이 아니라, 피고인 B가 대표로 있는 E이 C로부터 이 사건 전기공사의 수급인 지위를 승계하여 공사를 진행하는 것처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외관을 만들어 냈으며, 실제로 대물변제받기로 한 J아파트에 관하여 피고인 B 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경료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고인 A가 실질적으로는 이 사건 전기공사를 계속하면서도 마치 계약 당사자가 E로 변경된 것처럼 외관을 만들어놓고 피고인 B로 하여금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받거나 대물변제 받도록 하는 방식으로 피고인 A의 재산을 은닉한 것은 피해자의 채권 실현의 이익을 해할 위험성이 있는 행위로서 강제집행면탈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확정된 강제집행면탈죄와 포괄일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 즉 즉 2021고단1108 사건의 판시 제3의 나.항 기재 E 명의의 건설공사 표준하도급 계약서 작성과 관련하여 피고인 B가 P으로부터 공사대금 명목으로 2014. 3. 21. 6,000만 원, 2014. 9. 12. 1,000만 원을 각 송금 받은 행위에 대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강제집행면탈죄로 판시 범죄전력 기재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있다. 그러나 이 부분 판시 행위는 공사대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대물변제 받기로 한 J아파트 2세대에 관하여 2018. 7. 25. 피고인 B 명의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경료하였다는 것인데, 비록 동일한 당사자가 동일한 외관에 기인하여 한 행위이고 피해법익이 동일하다 할지라도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받은 행위와 그 지급에 갈음하여 대물변제 받기로 한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마친 행위는 그 면탈의 방법이 다름이 명백할 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시기도 2014년과 2018년으로 약 4년의 시간적 간격이 존재하여, 도저히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기간 계속하여 행하여진 것이라 볼 수 없고, 따라서 포괄일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2022고단1047] - 피고인 A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AA과 거래하였을 뿐 피해자 V와 거래한 적 없으므로 피해자를 V로 하는 사기죄는 성립될 여지가 없다. 또한 피고인은 이 부분 범죄일람표 기재 4개 현장의 공사를 모두 완공하였으나 원청으로부터 일부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일 뿐, 변제능력 및 변제의사가 있었다.
판단
첫 번째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피해자 V가 이 부분 판시 범죄일람표 기재 4개 공사현장에 전기분전반과 소방판넬을 공급하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AE’ 앞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으며, 피고인도 위 범죄일람표 기재 전기분전반과 소방판넬을 공급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는 점, ② AA이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자신이 피고인과 피해자를 소개해주기는 하였으나 위 4개 공사현장에 물품을 공급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피해자 V이고, 자신은 위 각 공사현장에 관여한 바 없다고 명확히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판시 각 물품공급거래와 관련하여 피해자를 V로 하는 사기죄 성립의 여지가 없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두 번째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다. 특히 물품거래관계에 있어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인이 이 부분 판시 각 물품을 공급받을 당시에 다른 공사현장의 근로자 약 13명에 대한 미지급 임금 합계만도 약 3,900만 원에 이르고 그로 인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8차례에 걸쳐 처벌받는 등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이었던 점(증인 AF은 2019. 10.경 피고인 A가 경영하는 ‘AE’에 입사하여 2022. 3.까지 근무한 사람으로서, AE이 2020. 2.경 내지 2020. 3.경부터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다고 증언하였다), ②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피해자가 물품을 공급하는 당해 공사현장에서 공사대금을 지급받으면 그 공사대금에서 곧바로 물품대금을 지급할 것처럼 이야기하며 물품을 공급받았던 점, ③ 피해자가 먼저 공급한 물품의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음에도 또 다른 공사현장에 또다시 물품을 공급한 이유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아 정상적으로 공사를 진행하여 해당 공사대금을 지급받으면, 그 돈으로 해당 공사현장에 공급한 물품의 대금을 피해자에게 곧바로 지급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 점, ④ 그런데 피고인은 막상 각 공사현장에서 공사를 완료하여 합계 3,000만 원 내지 4,000만 원의 공사대금을 지급받고도 이를 밀린 인건비 등 지급 용도로 사용하였을 뿐 해당 공사현장에 공급된 물품대금 중 일부라도 피해자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점, ⑤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물품대금의 채무불이행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한 정도로 있다고 믿고 성실하게 계약이행을 위한 노력을 하였다는 점을 추단할 만한 별다른 사정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공급하는 물품의 대금을 변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한 채 피해자로부터 판시 기재 물품을 각 공급받았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이 각 물품을 공급받을 당시 피해자에게 자신의 신용상태나 재정상태에 관하여 적극적인 기망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기망 및 편취의 범의가 각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소송사기미수 및 강제집행면탈 범행은 채권자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기 위하여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저질러진 것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 피고인들이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 이 사건 소송사기미수 및 강제집행면탈 범행으로 그 피해자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겪었을 것인 점, 피고인들은 위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피고인 A는 이 사건 소송사기미수 및 강제집행면탈 범행을 주도하였을 뿐만 아니라 범행으로 인한 실질적 이익을 누리는 주체였고, 피고인 B는 위 각 범행의 구도와 목적 등을 잘 알면서도 범행에 적극 가담한 점, 피고인 A는 피해자 V에 대한 사기 범행에 대하여도 극구 부인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범행 후 정황이 불량하고, 위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한 점, 피고인 A의 일부 범행은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인 점 등의 사정이 있다.
다만,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는 전과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고, 피고인들의 각 건강상태, 연령, 직업, 성행, 가족관계, 생활환경, 범행에 이른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을 두루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보람
각주1)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공소장변경 절차 없이 증거조사를 통해 얻은 사실관계에 따라 공소사실을 일부 정정하거나 수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