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10. 11. 선고 2022고정717 판결

주문

이 사건 공소사실 가운데 최저임금법위반,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가운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구로구 B, C호에 있는 주식회사 D(이하 D) 실경영자로서 상시 6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외식사업을 행하는 사용자이다.

가.

최저임금법 위반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매년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최저임금 시간급 8,590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4. 20.부터 2021. 11. 19.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E에게 2020년 4월분부터 2020년 10월분까지 임금을 지급하면서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월 1,000,000원(시간급 4,784.69원)을 지급하였다.

나.

근로기준법 위반

1)

근로계약서 미작성, 미교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그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영업직으로 근로한 E과 2020. 4. 20.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위의 근로조건을 명시하지 아니하였고,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2)

임금 체불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4. 20.부터 2021. 11. 19.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E에게 2020년 4월분부터 2020년 10월분까지 임금을 최저임금에 미달하게 지급함으로 별지1 범죄일람표 내역과 같이 그 차액 5,059,66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3)

휴업수당 체불

사용자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휴업하는 경우 휴업기간 중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2. 17.부터 2021. 11. 19.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F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실적 저하를 이유로 2020년 9월에 8일 휴업을 실시하고서도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에 상당하는 714,470원 가운데 172,030원의 휴업수당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최저임금법 위반, 각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

가.

일반 법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1245, 2022보도52 판결).

나.

공소사실 가항, 나의 1), 2)항

이 부분 공소사실은 모두 E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먼저 이에 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피고인은 E에 관하여 4대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바, E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의심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E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확신을 갖게 할 정도의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1)

F은 원래 G라는 창업컨설팅 회사에서 창업을 원하는 고객에게 여러 브랜드를 소개하고 그 수수료를 받다가 2020. 2.경 D에 입사하였다. E은 G와 활동비로 월 50만 원을 지급받고,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받는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하여 F과 같이 일하던 사람이다.

2)

F은 D 측에 “E이 G를 퇴사하니까 갈 데 없으니까 받아 달라”고 부탁하였고(제4회 공판조서 가운데 증인 F의 진술기재), 인사관리 등 총괄업무 담당자에게 “E을 회사직원으로 영입시키려고 하는 게 아니라 창업 컨설팅을 시키려고 한다”면서 “자신이 지금 D에 소속되어 있어서 그 영업을 못하니 시키려고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송하기도 하였다. 당시 F과 D 측 사이에 오간 메시지는 별지2와 같다.

3)

F는 제4회 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처음에 입사할 때는 프리랜서 개념의 느낌이었지만 이후 자신과 함께 매장 관리하는 업무도 하고 물류 관리도 하는 등 하는 일이 변경되었고, 이는 정식 고용계약을 체결하기 전”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E 역시 제4회 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입사할 때는 F이 지시하는 창업컨설팅 업무를 하였으나 한 달 정도 후부터 다른 업무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고용계약이라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4)

그러나 전항 기재와 같은 E의 취업 경위에 비추어 보면, D와 E 사이의 계약이 창업컨설팅 업무에 관한 프리랜서 계약에서 고용계약으로 변경되었다거나 처음부터 창업컨설팅 업무를 포함하는 고용계약이었다기보다는, E을 교육시켜 D와 정식 고용계약을 체결하게 하기 위한 교육의 일환으로 간헐적으로 D의 업무를 맡긴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5)

피고인이 비록 E에 관하여 4대보험을 가입하였지만, 1)항에서 4)항에서 본 바와 같은 취업 경위에 비추어 보면, F의 부탁으로 편의를 봐준 것이라는(프리랜서 계약 자체부터 E의 편의를 봐 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측의 변론이 설득력이 있고, E과 정식 고용계약을 체결할 의사로 4대보험에 가입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1>.

6)

E의 근무형태와 관련하여, 증인 H은 “F이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기에 E이 이에 맞추어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맞추었고 E이 외근 장소에서 퇴근할 때 회사의 경영진에게 보고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증인 I은 “E의 자리가 정해져 있지 않았고 비어 있는 자리에 앉게 된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H은 현 D의 부사장, I은 직원이므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진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으나<2>, 위 각 증언은 E은 직접 이해관계가 걸린 당사자라는 점, H, I의 위 진술이 E의 진술<3>과도 부합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의 근무형태가 고용계약에 가깝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넘어서는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7)

E이 활동비 100만 원을 정액으로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그에 못 미치는 불규칙한 액수를 지급받았지만, 이에 대하여 F은 “D에 법인카드가 없어서 직원들이 돈을 쓰고 청구받는 것도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초기부터 급여를 지급받았다면 이는 E 스스로 초기 근무형태에 관하여 한 증언과도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지급액만으로는 위 돈이 급여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

공소사실 나의 3)항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은 오히려 F이 먼저 동의서를 받을 것을 제안하여 시행하도록 지시하였고, F이 구두로 동의하였으면서도 동의서 작성을 하지 않은 채 휴업보상 미지급으로 진정하였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하여, 증인 H은 “F이 노무사한테 상담을 받고 자신에게 카카오톡으로 동의서 이야기를 했었고, 자신이 그렇게 동의서를 진행하라고 하였으나, F이 임의로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진술하였고, F은 “위와 같은 보고를 했음에도 회사에서 아무런 지시가 없어서 동의서를 받지 않았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무급휴직 일정을 짜서 제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증인 H의 지위에 비추어 위 증인이 J에 유리한 진술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한편, F 역시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데다가 무급휴가동의서를 받으라는 노무사의 상담결과(수사기록 151쪽)를 보고받고서도 동의서를 받으라는 지시는 하지 않은 채 직원들로부터 무급휴가스케줄표를 받으라는 지시만 한다는 것 또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위와 같이 F이 먼저 유급휴가동의서를 받으라는 노무사의 조언을 보고하였던 점, 증인 H, I도 F이 구두로 유급휴가에 동의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의 객관적 구성요건이나 고의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넘어 확신을 갖게 할 만한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라.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3.

공소기각 부분(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가.

공소사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2. 17.부터 2021. 11. 19.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F의 퇴직금 5,773,372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판단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 또는 그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11550,2010전도83 판결).

이 부분 공소사실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고, F은 제4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퇴직금은 늦었지만 지급이 되었지요”라는 질문에 “예, 지급되었습니다”라고 답한 후 “그것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처벌받기를 원하는가요”라는 추가 질문에 “그것은 없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때는 어떻게 보면 저도 생활이 어려우니까 해 달라고 액션을 취한 것인데 저도 그런 부분이 있지요, 인간적으로”라고 답하였다.

여부(與否)를 묻는 추가 질문에 유무(有無)로 답한 것은 문법적으로 올바른 것은 아니지만, 문답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유무의 대상이 처벌받기를 원하는 의사임이, 처벌의 목적인 ‘그것’이 퇴직금 지급 지연임이 각 명백하다. 또한,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진술한 것이 믿을 수 있는 방법에 해당하는 것 또한 이론이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공소제기 이후 F이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처벌을 원하는 의사 표시 철회의 진실한 의사를 밝혔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한다.

판사 노태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