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당심에서 확장된 확인청구 부분의 소를 각하한다.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20. 4. 20.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피고의 ‘법률문제 자문 및 관련 문서를 작성’하기로 하는 내용의 표준근로계약(갑 제3호증, 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계약의 주된 내용은 별지1 기재와 같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서에 변호사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2020. 9. 1. 업무의 내용을 기존의 ‘법률문제 자문 및 관련 문서 작성’에서 ‘사무보조’로 변경하는 내용의 표준근로계약서(갑 제2호증, 이하 ‘이 사건 변경계약’이라 한다)를 다시 작성하였는데, 이 사건 변경계약의 주요 내용은 별지2 기재와 같다.
원고는 다음과 같은 변호사법위반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2021. 12. 6. 서울남부지방법원(2021노1044)에서 벌금 400만원에 추징금 600만원의 유죄판결(이하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을 선고받았고, 관련 형사판결은 원고의 상고(대법원 2021도17272)가 기각되어 2022. 4. 14.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5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변경계약에 따른 2020. 9.부터 2021. 7.까지 11개월간 발생한 임금 합계 1,650만 원(= 150만 원 × 11개월)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위 미지급 임금 합계 1,65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그 전제로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변경계약은 유효하고,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이하 ‘이 사건 확인청구’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구한다.
피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변경계약서는 원고와 피고의 전임 관리인인 C 사이에 허위로 작성된 문서일 뿐만 아니라, 이는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 위반되는 위법한 계약이고, 원고가 피고 관리단에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으므로, 위 계약이 유효하거나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다툰다.
판단
확인 청구의 적법 여부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을 구하면서 그 전제로 이 사건 확인청구를 하고 있다.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 할 것인데,(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60239 판결 등 참조), 원고의 근로자 지위 여부를 전제로 한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다툼이 있다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전제로 한 이행의 청구(미지급 임금 청구)를 하는 것이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할 것이고, 이러한 이행청구로써 이 사건 확인청구의 목적을 직접 달성할 수 있으므로,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임금 지급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소송사건 등에 관하여 법률관계 문서 작성 등의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한편 변호사 아닌 자의 법률사무 취급을 금지함으로써 변호사제도를 유지하고자 하는 취지의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강행법규라고 할 것이어서, 같은 법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익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그 자체가 반사회적 성질을 띠게 되어 사법적 효력도 부정된다(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다98843 판결,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다2872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변호사 아닌 원고가 피고 및 피고가 관리하는 상가 점유자들 사이의 민․형사 분쟁과 관련하여 법률관계 문서인 소장, 답변서, 고소장 등을 대신 작성해주고, 그러한 법률사무를 수행하는 대가로 피고로부터 매월 150만 원을 받는 것과 관련하여 변호사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유죄확정판결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러한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계약서상 원고가 피고에게 제공하기로 한 업무내용은 그 대부분이 피고와 피고가 관리하고 있는 상가 점유자들 사이의 민․형사 분쟁과 관련한 소장, 답변서, 고소장 등 작성과 같은 법률관계 문서 작성에 관한 사항인 점, ②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서에 변호사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업무의 내용만을 기존의 ‘법률문제 자문 및 관련 문서 작성’에서 ‘사무보조’로 변경하는 내용의 이 사건 변경계약서를 다시 작성하였다는 것이고, 위 변경계약서 작성 전후로 원고의 업무가 실질적으로 변경되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과 이 사건 변경계약은 모두 변호사가 아닌 원고가 피고를 위하여 법률관계 문서 작성 등 법률 관련 사무를 수행하는 대가로 피고로부터 매월 150만 원의 금품을 지급받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어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서 금지하는 이익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는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서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또는 이 사건 변경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나아가 더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임금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당심에서 확장된 이 사건 확인청구 부분의 소를 각하하고, 원고의 임금 청구를 기각한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고종영 장성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