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5. 19. 선고 2022나56485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에 대하여 최저임금 및 부가세 관련 수당 미지급분, 퇴직금 미지급분의 지급을 구하였는데, 제1심법원은 그 중 최저임금 및 부가세 관련 수당 미지급분 청구를 기각하고, 퇴직금 미지급분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만이 최저임금 및 부가세 관련 수당 미지급분 청구를 기각한 부분에 대해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대상은 위와 같이 기각된 최저임금 및 부가세 관련 수당 미지급분 청구 부분에 한정된다.

2.

기초사실

가.

피고는 택시 여객 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2011. 6. 1. 피고에게 고용되어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20. 4. 3. 퇴직한 근로자이다.

나.

원고는 1일 2교대 방식으로 근무하면서,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운송수입금 중 피고와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일정액(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 임금'이라 한다)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09. 7. 1.부터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서울특별시에서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라.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각 연도별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마.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2018년, 2019년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바.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 · 고시한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제6 내지 10호증, 제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2016년 1일 4시간으로, 2017년 1일 3.8시간으로, 2018년 1일 3시간으로 각 단축시켰는데(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단축합의'라 한다), 이는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변경이 없음에도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변경한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1일 8시간, 주 40시간, 월 209시간이고, 이를 기준으로 최저임금이 산정되어야 하는데, 원고는 월별 법정 최저임금 미달액 중 일부 청구로써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1>

나.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

판단

원고가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던 사실, 피고가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2016년 1일 4시간으로, 2017년 1일 3.8시간으로, 2018년 1일 3시간으로 각 단축시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4 내지 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 사건 특례조항 등 강행법규의 적용을 잠탈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원고는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면서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은 원고가 갖는 방식으로 근무하였다.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원고의 운행시간 중 근무 여부나 운행형태를 실질적으로 지휘 · 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따라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고가 피고 노동조합과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위에서 본 법리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②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16년 임금협정 당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으로 합의하였는데, 2016년 이전 소정근로시간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 법원에 제출된 각 임금협정서를 토대로 소정근로시간의 변화를 보면, 2016년 1일 4시간에서 2017년 1일 3.8시간, 2018년 1일 3시간으로 1일 1시간 단축된 것에 불과하다.

③

피고 노동조합은 2017. 9. 18.자 기준금 동결 노동조합 연대서명을 통해 기준금 5,000원 인하를 주장하였고, 이후에 있었던 2017. 10. 27.자 임금협정에서 운송수입금 기준액이 2016년에 비해 오전, 오후, 1차제 모두 5,000원 감소하였다.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기는 하였지만, 운송수입금 기준액도 함께 인하되었다.

④

2017년 임금협정에서 근무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가 소정근무일인 26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비교대상 임금은 1,107,999원[= 기본급 529,435원 + 승무수당165,628원 + 숙달보조금 20,000원 + 야간근로수당 74,487원 + 상여금(만근 시 기준)157,478원 + 부가세경감액 160,971원]인데, 이를 종전 근로시간인 2016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1일 4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으로 환산하면 10,722원(= 1,107,999원 ÷ 1개월의 평균 소정근로시간 103.33시간<2>, 원 미만 버림)이 되어, 2017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인 6,470원을 크게 상회할 뿐만 아니라, 2018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인 7,530원도 상회한다.

또한 2018년 임금협정에서 근무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의 근로자가 소정근무일인 26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비교대상 임금은 1,120,927원[= 기본급 529,435원 + 승무수당 165,628원 + 근속수당 28,000원 + 야간근로수당 79,415원 + 상여금(만근 시 기준) 157,478원 + 부가세경감액 160,971원]인데, 이를 종전 근로시간인 2017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1일 3.8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으로 환산하면 11,419원(= 1,120,927원 ÷ 1개월의 평균 소정근로시간 98.16시간<3>, 원 미만 버림)이 되어, 2018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인 7,530원을 크게 상회할 뿐만 아니라, 2019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인 8,350원도 상회한다.

⑤

피고는 2009. 7. 1.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후 약 7년이 경과한 2016. 9. 26.에 2016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데, 위 기간 동안 서울 지역의 택시 기본요금이 2013. 10. 12. 중형택시를 기준으로 종전 2,4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되고, 할증요금의 변경거리와 시간이 144m당 100원에서 142m당 100원으로 변경되는 한편, 승차거부 완화를 위해 서울을 벗어나는 모든 지역에 대해 시지역 외 할증(이른바 시계외 할증) 20%를 적용하였고, 2015년경부터는 택시호출 서비스가 보편화됨으로써 택시영업 형태가 기존 '순항배회형'에서 '순항배회형 + 호출형'으로 변화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의 대기 운행시간이 줄어드는 등 근무환경에 여러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사정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⑥

서울특별시는 2013년부터 서울특별시 택시운송사업자에게 중앙임금교섭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임금협정을 체결할 것을 행정지도 내지 권고하였으며, 체결된 임금협정서를 제출하도록 하였다. 또한 서울특별시는 2016년 납입기준금을 인상하여 운송비용을 택시 운전기사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였으며, 이를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행정처분을 경고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은 서울시의 지속적인 감독 아래에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⑦

또한 서울특별시의 2017. 4. 13.자 보도자료(을 제5호증)에 의하더라도, 서울특별시의 정책추진 결과 2016년 일반택시의 1일 대당 영업거리가 2013년 대비 14.2km 줄어든 반면, 1대당 일평균 운송수입은 2013년 304,845원에서 2016년 326,900원으로 7.2% 늘었고, 1km당 수입도 2013년 1,084원에서 2016년 1,228원으로 13.3% 증가하는 등 택시운송수입이 2013년도보다 향상되었으며, 택시에 손님이 실제 탑승하고 이동한 비율인 실차율도 2013년 63.9%에서 2016년 66.8%로 소폭 향상되는 등 택시운수종사자의 근로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된다.

⑧

원고는 1일 배차 시간은 항상 8시간으로 고정되어 있었고, 2019. 9.경 근로시간이 최소 1일 3시간 51분에서 최대 7시간 23분에 이르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의 단축합의가 형식적인 합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정할 필요가 있고, 배차 시간을 곧 소정근로시간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최저임금 및 부가세 관련 수당 미지급분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승훈(재판장) 고종영 김동규

각주1) 원고는 여러 월별 법정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를 병합하여 그 일부를 구하고 있을 뿐, 소액사건심판법을 적용받기 위해 하나의 청구를 분할하여 그 일부만을 청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2 제1항참조).

각주2) [4시간 × 26일 × 11개월 + 4시간 × 24일(2월)] ÷ 12개월, 소수점 둘째 자리 미만 버림.

각주3) [3.8시간 × 26일 × 11개월 + 3.8시간 × 24일(2월)] ÷ 12개월, 소수점 둘째 자리 미만 버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