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20. 12. 30. 원고와 사이에 광고 수주 및 콘텐츠 마케팅 등의 업무에 관하여 임금을 매월 4,000,000원, 근로계약기간을 2021. 1. 1.부터 2021. 12. 31.까지로 정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위 근로계약서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피고에게 2021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매월 4,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가 원고 회사에서 2021년 1월부터 2022년 1월까지만 근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 회사 직원의 착오로 피고에게 2022년 2월 급여 명목으로 4,000,0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4,000,000원을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것이다.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을 급여에 포함하여 선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 그에 따라 피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333,333원을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여 합계 4,333,329원(= 333,333원 × 13개월)을 지급하였는데, 피고는 퇴사 후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출하여 원고로부터 퇴직금을 다시 지급받았다. 이 사건 약정은 이른바 퇴직금 분할약정으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지급받은 퇴직금 명목의 4,333,329원을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부당이득반환으로 원고에게 8,333,329원(= 4,000,000원 + 4,333,32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2022년 2월 급여 관련 부당이득반환 청구에 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는 원고 회사에 출근하거나 재택근무를 하면서 2022. 2. 4.부터 2022. 2. 25.까지 원고 회사 소속 직원들과 업무와 관련하여 수차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은 바 있는 점, 위 재택근무를 제외한 근무일 중에서 피고가 출퇴근 시간대에 거주지와 원고 회사를 오고간 것으로 보이는 지하철 이용내역들이 확인되는 점, 피고가 2022. 3. 2. 원고 회사의 거래처 직원인 C에게 “개인적인 사정으로 2월 28일부로 원고 회사에서 퇴사하게 되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바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2022년 2월까지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2022년 1월까지만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약정 관련 부당이득반환 청구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62193 판결 등 참조).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4,333,329원을 부당이득으로 보려면, 이 사건 약정이 원고와 피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있어야 하고, 이는 원고가 증명하여야 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퇴직금은 급여에 포함되어 선지급”,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급여(기본급)는 상여금, 퇴직금 및 추가 근무수당이 포함된 총 금액을 말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퇴직금이 급여에 포함되어 있다는 취지만 기재되어 있을 뿐 퇴직금 명목의 금액이 특정되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원고가 피고에게 매월 급여를 지급하면서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표시하거나 나누어 지급하는 등 퇴직금으로 지급되는 부분과 그렇지 아니한 부분을 명확히 구별하여 지급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③ 원고가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333,333원은 원고가 임의로 피고의 월급 4,000,000원을 12로 나눈 금액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약정이 원고와 피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이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성훈(재판장) 최수진 고종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