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5. 15. 선고 2022노1248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 A를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법리오해

㈎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나항

①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이라고 한다) 제80조 제7호, 제49조 제1항 제2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고 한다)는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을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및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반한다.

②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서울특별시고시 제2020-488호(이하 '이 사건 고시'라고 한다) 등을 통해 10인 이상의 집회를 일률적으로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

㈏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다항

피고인 A는 매우 적은 인원과 함께 국회 앞에서 약 10분간 단순한 기자회견을 하였을 뿐이므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고 한다) 제22조 제2항, 제6조 제1항의 '옥외집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소결

그럼에도 이 부분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

(1)

법리오해

국회경비대 수경 AC가 피고인 B에게 경고조치 없이 즉시 현수막을 빼앗으려고 한 것은 위법한 직무집행에 해당하므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6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피고인 A)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적용법조 부분에 "형법 제39조 제1항"을, 범죄전력 부분에 "피고인 A는 2024. 6. 21.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일반교통방해죄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고, 2024. 12. 26.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를 각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의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피고인 B의 항소이유 주장과 함께 살펴본다.

3.

항소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A

(1)

이 사건 법률조항의 명확성 원칙 및 포괄위임금지 원칙 위반 여부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입법권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 확정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헌법이 요구하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헌법재판소 2021. 3. 25. 선고 2015헌바438 결정 등 참조).

법률에 의한 처벌법규의 위임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그 요건과 범위가 보다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법률의 목적과 내용에 따라 위임입법이 허용될 수밖에 없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하위법령에서 규정될 범죄의 구성요건이 당해 위임법률조문 하나만으로는 다소 어렵더라도 다른 법률조항과 법률의 입법취지를 종합적으로 고찰할 때 합리적으로 그 대강이 예측될 수 있는 것이라면 위임의 한계를 일탈하지 아니한 것이고, 결국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배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2006. 7. 27. 선고 2005헌바66 결정 등 참조).

①

감염병예방법은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되는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을 방지하고, 그 예방 및 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 건강의 증진 및 유지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감염병예방법 제1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집회제한 등 조치의 부과주체를 '보건복지부장관, 시 · 도지사 또는 시장 · 군수 · 구청장'이라고 명기하고 있고, 감염병예방법 제2조는 예방조치가 요구되는 감염병의 종류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예방'은 질병이나 재해 따위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대처하여 막는다는 것이므로 그 의미가 명확하기에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부분이 불명확하다고 볼 수 없다.

②

이 사건 법률조항을 근거로 발령되는 방역당국의 집회제한 등 조치는 그 성격상 특정 상대방에게 장소와 시기를 특정하여 집회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지시하는 내용이 될 수밖에 없기에 금지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이 행위자에게 인식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처벌되는 대상이 무엇인지 불명확하다거나 집회제한 등 조치의 수범자가 그것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볼 수는 없다(헌법재판소 2024. 6.27. 선고 2021헌바178 결정의 취지 등 참조).

③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집회제한 등 조치의 주체와 대상, 수단 등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는 이상, 다른 법률조항과 법률의 입법취지를 종합적으로 고찰할 때 하위법령에서 규정될 범죄의 구성요건이 합리적으로 예측될 수 있다고 보이므로, 위임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④

피고인 A는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을 정할 수 있는 자가 총 243명(질병관리청장 1명 + 시·도지사 16명 + 시장·군수·구청장 226명)에 이르므로 수범자로서는 범죄의 구성요건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감염병예방법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질병관리청장, 지방자치단체장 등으로 하여금 집회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에 해당하는 모든 조치나 그에 필요한 일부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함과 동시에 그러한 권한을 부여한 것은 관할 지역마다 감염병의 확산 속도, 지역 방역 · 의료체계의 수용가능성 등이 상이하므로 이러한 제반 여건을 감안하여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적절한 규정이라고 보인다.

⑤

피고인 A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집회를 제한 · 금지함에 있어 행정처분, 고시, 조례, 규칙 중 어느 것으로 규정할 것인지 등을 전혀 정하지 않았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어떤 형식으로 집회를 제한·금지할 것인지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이는 감염병의 확산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방역에 관한 행정청의 전문적 판단을 존중하고 이에 기하여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서 집회 제한을 위한 형식과 절차를 행정청에 위임할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처벌법규의 위임의 한계를 일탈하지 아니하여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이 사건 법률조항 및 이 사건 고시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 사건 고시는 감염병이 급속히 전파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일정 수 이상의 인원이 모이는 집회제한 등 조치를 통하여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염되는 감염병의 경우 그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집회를 제한·금지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 달성에 유효한 수단이므로,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

①

감염병은 그 위험성과 전파력을 초기 단계에서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고, 특히 신종 감염병의 경우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초기 대응의 적절성이 방역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집회제한 등 조치가 필요한 감염병을 한정하지 아니한 것은 보건당국이 감염병의 성질과 전파 정도, 유행상황이나 위험의 정도, 치료방법의 개발 등에 따라 그 범위를 판단하여 필요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집회의 자유를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관리청장, 지방자치단체장 등에게 그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각 지역의 감염병 발생 현황, 전파 양상, 인구 밀도, 방역체계의 대응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집회제한 등 조치가 이루어질 경우 해당 처분은 비례원칙에 부합되어야 하고, 이에 대하여는 행정소송 등 사법적 통제가 가능하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②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감염병 확산으로 인하여 발생할 국민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고 국민의 건강 증진과 유지에 이바지하려는 공익으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개인의 집회의 자유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역시 갖추고 있다.

③

또한 감염병이 확산되는 속도와 추이, 지역적 보건의료 태세와 대응 역량, 해당 지역의 연령별 인구분포나 인구밀집도, 인구 이동요인 등 다양한 상황에 즉응하여 서울특별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이 해당 지역의 지리적 특성과 감염병 확산의 시간적 단계나 상황에 맞추어 제한되는 집회의 규모를 설정하는 조치 자체는 일반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인정되고, 그와 같은 조치의 적시성에 비추어 금지되는 집회 인원이나 범위의 설정이 특별히 자의적이거나 비합리적인 것이 아니라면 행정청의 전문적 · 기술적 판단의 재량 자체는 존중될 필요가 있다.

살피건대, 이 사건 고시는 집회 자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특별시 전지역에서 개최되는 집회에 참여하는 인원수만을 10명 미만으로 제한하는 것으로서 고시가 발령될 당시의 구체적 상황(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일 400~500명대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었던 데다가 대입 수학능력시험과 대학별 논술고사 등 입시 관련 대규모 지역간 인구 이동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증거기록 200면)에 비추어 자의적 · 비합리적 처사로 과도한 것이라고나 집회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 사건 고시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3)

2020. 12. 8.자 집회의 집시법상 '옥외집회' 해당 여부

집시법에 의하여 보장 및 규제의 대상이 되는 집회란 '특정 또는 불특정 다수인이 공동의 의견을 형성하여 이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목적 아래 일시적으로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 것'을 말하고(대법원 2009. 7. 9. 선고 2007도1649 판결 참조), 옥외집회는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아니한 장소에서 여는 집회'를 말한다(집시법 제2조 제1호). 집시법이 옥외집회에 관하여 신고제도를 둔 취지는 신고에 의하여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성격과 규모 등을 미리 파악함으로써 적법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보호하는 한편, 그로 인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는 등 공공의 안녕질서를 함께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고자 하는 데 있으므로(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도9471 판결 참조),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위험을 사전에 예방할 필요가 있는 옥외집회가 집시법상 신고의 대상이 된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A 외 4명은 현수막과 피켓을 사용하여 구호 제창, 피케팅 등의 행위를 함께 한 점, ② 이 사건 장소는 E 앞으로서,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아니하여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에 해당하므로, 옥외임이 명백한 점, ③ 이 사건 당시 국회에서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에 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가 예정되어 있었던 점, ④ 피고인 A 외 4명은 모두C단체 소속으로서 'AA', 'AL' 등 공동의 의견을 형성하여 이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목적 아래 일시적으로 위 장소에 모인 것인 점, ⑤ 이들은 국회경비대원들로부터 현수막 및 피켓을 들어 펼치려는 행위를 수차례 제지당하였으나 계속해서 같은 행위를 시도한 점, ⑥ 피고인 A는 이 사건 직전에도 지하철 AF역 4번 출구 앞 C단체 집회에 참가하였고, 이 사건 당시 여의도 일대에서 동시 다발적인 C단체 집회가 이루어지고 있었던 점, ⑦ 위와 같은 집회의 목적, 방법 및 형태, 참가자의 인원 및 구성, 집회 장소의 개방성 및 접근성, 주변 환경 등에 비추어 집회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나 일반 공중 등 외부와 접촉하여 제3자의 법익과 충돌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개연성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집회는 집시법 제2조 제1호의 옥외집회로서 집시법 제6조 제1항에서 정한 사전신고의 대상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은 없다.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피고인 B

(1)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성립한다. 여기서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함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도그 권한 내에 있어야 하고 직무행위로서의 중요한 방식을 갖추어야 한다. 추상적인 권한에 속하는 공무원의 어떠한 공무집행이 적법한지 여부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기하여 객관적 ·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공무원이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그 인적 · 물적 능력의 범위 내에서 적절한 조치라는 판단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경우에는, 그러한 직무수행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여 현저하게 불합리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 한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15도1263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AC의 직무집행이 적법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은 없다.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국회법 제10조는 의장은 국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사무를 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국회의장에게 국회의 질서유지에 관한 포괄적 권한을 부여하고 있고, 국회사무처법의 위임을 받아 같은 법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있는 국회청사관리규정(국회규정 제864호) 제5조 제4호는 '누구든지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청사에서 시위를 하거나 현수막을 사용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규정 제6조 제1항은 '국회의장은 위 제5조 제4호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 당해 행위의 중지, 장해의 제거 및 퇴거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② 집시법 제2조 제2호에 의하면, '시위'는 다수인이 공동목적을 가지고 도로 · 광장 · 공원 등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진행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의미하는데, 다수인이 일정한 장소에 모여 행한 특정 행위가 공동의 목적을 가진 집단적 의사표현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집시법의 신고대상인 시위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의 태양 및 참가 인원 등 객관적 측면과 아울러 그들 사이의 내적인 유대관계 등 주관적 측면을 종합하여 전체적으로 그 행위를 다수인이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평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9도2821 판결 등 참조).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B 외 4명은 2020. 12. 8.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인 E 앞에서 'AA', 'AL'는 내용이 기재된 피켓과 현수막을 사용하여 구호 제창, 피케팅을 실시하였는바, 이들의 행위는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에서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는 행위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집시법 제2조 제2호에서 말하는 시위에 해당한다.④ 국회경비대 수경인 AC는 수사기관에서 "E건물 앞 계단 밑에서 주변을 살피고 있었는데, 가방을 멘 5명 정도의 사람들이 제 옆으로 오기에 제가 다가가서 '어떤 일로 오셨나요.'라고 물어보았습니다. 그 사람들이 기자를 만나러 왔다고 하면서 얼버무리며 계단을 올라가 제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그 사람들을 따라 계단으로 올라가 내려가라고 말까지 하였습니다. 여기 온 이유를 묻고 내려가라고 계속 말을 하며 주시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가방에서 플래카드를 꺼내 펼치려고 하여 제가 몸으로 막고 우산으로 막았던 상황입니다 ...(중략).. 그중 검은 점퍼 가방을 착용한 사람이 저를 목덜미를 잡아당기고 점퍼를 잡아당기며 막지 못하게 끌었고 저는 그 당김을 피해 계속 막으려고 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22~24면). 위 진술은 구체적이고 이 사건 당시를 촬영한 영상 및 당시 상황에 비추어 자연스러우므로 믿을 수 있다.

⑤

피고인 B 외 4명은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한 바도 없을 뿐 아니라, 국회청사관리규정 제4조('청사를 국회의 회의나 공무수행 등 그 통상의 사용목적 외에 사용하고자 할 때에는 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에 정해진 바에 따라 의장의 허가를 받지도 않았으므로, 피고인 B 등의 행위는 국회청사관리규정 제5조 제4호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청사에서 행진 또는 시위를 하거나 벽보 · 깃발 · 현수막 · 피켓 기타 표지를 부착 또는 사용하는 행위'를 한 것에 해당하고, AC는 국회의장의 위임이나 지시에 따라 국회법 제10조, 국회청사관리규정 제6조 제1항에 따라 당해 행위의 중지, 장해의 제거 및 퇴거를 명할 수 있으므로, AC가 행위의 중지, 장해의 제거 및 퇴거조치의 일환으로 피고인 B 등이 현수막을 펼치려는 것을 몸으로 막아 제지하려 한 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여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AC가 피고인 B 등에게 방문 목적을 물어본 다음 얼버무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나머지 계단으로 따라 올라가 이들에게 '내려가라'고까지 하였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일련의 행동은 국회청사관리규정 제5조 제4호에서 금지하고 있는, 허가없는 시위 및 현수막 등 사용 행위에 대하여 같은 규정 제6조 제1항에 따른 행위의 중지 등을 요구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설령 피고인 B 외 4명에 대하여 '현수막을 펼치지 말라'고 사전에 구체적인 금지 문언의 형태로 구두 경고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AC의 직무수행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여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

(2)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 B이 금지된 집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를 제지하려는 AC를 폭행하여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 B이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수 회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그 형을 정하였다. 원심이 든 사정 이외에 달리 당심에서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

피고인 B이 항소이유에서 언급한 사정들은 원심에서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피고인 B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양형사유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피고인 B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