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6개월에, 피고인 B을 징역 1년 2개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피고인 A에 대하여는 2년간, 피고인 B에 대하여는 3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 –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A은 B과 공모하지 않았고, 공모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아도 공모관계를 이탈하였다. A은 B이 운영하던 D 주식회사(이하 ‘E’이라고 한다)의 관리이사가 아니었고, B과 피해자를 연결해 주었지만 이들이 A을 배제하여 관계가 악화된 후에는 더 이상 관여하지도 않았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B –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B은 나락 판매 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의사와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를 기망하여 나락 대금 상당액을 편취하지 않았고, A과 공모하지도 않았다. B은 A과 피해자 사이의 2017. 12. 13.경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내용을 알지 못하였고, E에 입고된 나락을 도정하여 대금을 지급하려 하였으나 공장 이전과 맞물려 대금 지급이 늦어졌을 뿐이다.
오히려 이 사건의 실체는, B이 피해자의 유인에 의하여 나락 판매 대금을 제 때 지급하지 못한 것이다. 당초 피해자는 B과 장기적인 공동사업을 희망하며 B에게 약 20억 원 이상도 투자할 수 있다고 하였고, 피해자를 대리한 J도 그와 같은 취지로 말하였다. 이를 믿은 B은 피해자로부터 최소 20억 원을 투자 받으리라고 기대하였고, 피해자의 동의하에 나락 판매 대금을 E의 천안 공장 이전 비용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피해자가 사업을 독점하려는 의도로 나락 구매를 위한 추가 투자를 중단한 결과, B의 공장 가동이 어려워져 나락 판매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2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위 각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 모두 받아들이지 않음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유사한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해자 진술이 일관될 뿐만 아니라 J, I의 진술 및 객관적인 증거와도 일치하므로 신빙성이 있고, 피고인들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B에게 나락 판매 대금 및 소정의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피고인 A은 위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피고인 B과 공모하여 피해자로부터 나락 대금 339,654,900원을 편취하는 실행행위를 분담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들의 공모관계 인정
피고인 A은 검찰에서 “피해자로부터 쌀 구입자금을 받으면, 쌀 도매사업을 하던 지인 X를 시켜서 영업을 할 계획이었다. 그래서 피해자와 이 사건 계약서를 작성한 후 X에게 쌀 판매 사업을 하자고 얘기했는데, X가 요즘은 쌀 공급이 딸릴 데라 바로 시작할 수가 없으니 1~2달 정도 기다리라고 했다. 급한 나머지 연락을 안 하고 지내던 큰 형 B에게 먼저 연락해서 ‘쌀 판매 사업을 하기 위해 자금 투입할 사람과 계약을 했는데, 쌀 공급이 딸려서 내가 쌀을 못 구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B이 거래처에 쌀이 아닌 나락 물량이 있다고 하여서, 제가 형에게 ‘피해자에게 돈을 받아서 나락을 구매한 후 수익을 같이 나누자’고 하였다. 그 후 피해자에게도 자초지종을 다 이야기했고, ‘지금은 쌀을 구하기 힘드니까 형의 거래처에서 나락을 매수하자, 수익이 괜찮게 난다’는 설명을 했다”는 내용으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순번 50 A 피의자신문조서). 그 후 A은 원심 법정에서도 “계약을 하고 나서 폭등을 하면서 그 공급선을 다 놓친 것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형의 거래처의 공급선에서 공급받기를 원했기 때문에 형하고 그 건에 관해서 얘기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364면).
A의 위 진술 부분은 나락 대금 지급 경위에 관한 피해자 진술과 부합하고, J, I의 수사기관 및 법정진술과도 배치되지 않는다. 또한 A은 나락 판매 대금 지급을 위한 담보 목적으로 B의 아들 L 명의로 확인서, E 대표이사 사임서, 주식매매계약서를 작성하여 주었고{증거목록 순번 23 확인서, 순번 24 사임서, 순번 25 주식매매(양도, 양수) 계약서}, B 측이 나락 판매 대금을 원만히 지급하던 2018. 1. 19.경까지는 피해자와 연락을 유지하였다{증거기록 순번 61 녹취록1(1월 18일자)}.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A은 자신의 능력으로 쌀을 구매할 수 없어 이 사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기 어렵게 되자 친형 B의 거래처를 통하여 나락이라도 구매하려 하였고, 피해자에게는 ‘친형 B에게 나락 도정을 믿고 맡길 수 있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취지로 적극적인 설득을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한편 피고인 A은 이 사건 무렵 B의 토지 인도소송 항소심 패소 및 그에 따른 천안 공장 이전 계획을 몰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A은 경찰에서 ‘언제 안지가 기억에는 정확하지 않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 재판에서 이겼다는 얘기는 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최종심에서 갑자기 졌다는 얘기는 들은 기억이 나는데, 한참 후에 들었던 것 같다, 크게 문제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목록 순번 30 A 피의자신문조서 428면), 2018. 1. 18.경 피해자와 통화할 때에는 A이 직접 평택 공장을 합덕이나 천안 등지로 옮기는 계획을 언급하기도 하였다{증거목록 순번61 녹취록1(1월 18일자)}. 이러한 A의 수사기관 진술 및 객관적인 통화 녹취 내용은, 항소심 패소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A의 주장과 배치된다. 한편 피고인 B은 원심에서 A에게 소송 이야기를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A이 M과 소송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379면).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은 피해자에게 E에서 나락을 도정하자고 설득할 무렵에는 E의 토지 인도소송 항소심 패소 사실과 천안 공장 이전 계획을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A은 B의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을 장담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B을 가담시키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였고, 그 결과 B의 편취 행위를 분담하였다고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한편 피고인들은 A이 E 관리이사 직함의 명함을 소지하였으나 실질적으로 E에서 근무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고, 이와 같은 사정을 들어 공모관계를 부인한다. 이와 관련한 당심의 2023. 7. 12.자 국민연금공단 송파지사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 결과 및 2023. 8. 10.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에 대한 제출명령 결과에 의하면, 피고인 A이 2017. 1.경부터 2018. 12.경까지 E 임직원으로 국민연금보험,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A이 피해자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무렵 E 관리이사로 실제 재직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피해자는 나락 대금 지급을 결정할 때 피고인 A이 E 관리이사였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피해자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A이 바로 판매가 가능한 쌀을 구매할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갑자기 나락을 구매한다고 하자 나락은 도정에 시간이 걸리는 사정을 들며 대금 및 수익금을 지급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였다. 이에 피고인 A은 B이 친형이므로 믿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락 구매로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취지로 설득하였고, 피해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조카 L 명의로 담보목적 서류까지 교부하였다. 피해자는 위와 같은 A의 말을 믿고 나락 대금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 A이 E 관리이사로 실제 근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사정은 피고인들의 공모관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피고인 A은 I, B, 피해자와 관계가 악화된 후 이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상대방은 B이 아닌 A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은 2018. 1. 22.경 피해자가 B으로부터 나락 판매 대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무렵부터 피해자의 연락을 받지 않았고, 이후에도 피고인 A이 변제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하였음을 알 수 있는 자료도 없다. 결국 피고인 A은 B이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없음을 알았거나, 적어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피해자의 변제 요구를 회피하였을 뿐이다.
또한 공동정범은 범죄행위시에 그 의사의 연락이 묵시적이거나 간접적이거나를 불문하고 행위자 상호간에 주관적으로 서로 범죄행위를 공동으로 한다는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며 범죄의 실행을 공모하였다면 다른 공모자가 이미 실행행위에 착수한 이후에는 그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다고 하더라도 공동정범의 책임을 면할 수 없는데(대법원 1984. 1. 31. 선고 83도2941 판결, 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1도513 판결,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도9927 판결, 대법원 2018. 1. 25. 선고 2017도12537 판결 등 참조),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피해자에게 나락 대금을 지급하게 한 이상 이미 사기죄는 성립하였으므로, A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변제능력과 변제의사의 부존재
E은 2017. 10. 19. 토지 소유자와의 토지인도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하였고(공판기록 162면), 피고인 B은 피해자가 이 사건 나락 대금을 교부할 무렵 위 판결에 따른 E 공장 이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 A의 말을 믿은 피해자가 나락 판매 업체 G과 H조합에 이 사건 나락 대금을 지급하였는데, 이에 맞추어 피고인들은 위 업체들에게 E로 나락을 보내달라고 요청하였다{증거기록 순번 28 수사보고(농업회사법인(유) G 회신), 순번 31 수사보고(H조합법인 K 전화통화)}. 그 후 피고인 B은 나락 판매 대금 중 약 1억 1,000만 원을 천안 공장 이전에 사용하였고, 나머지 나락 판매 대금 약 2억 8,000만 원 상당을 변제하지 않았다. 피고인 B은 A이 잠적한 후 자신에게 나타나 변제를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천안 공장 이전이 마무리되면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2018. 2. 13.에는 L와 M이 E 명의로 2018. 2. 28.까지 2억 8,00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정증서를 작성해 주기도 하였으나, 전부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위와 같은 E의 운영 현황, 나락 판매 대금의 사용처, 피고인 B이 실효성 있는 변제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 B이 변제의사와 능력 없이 나락 대금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B은 당심에서 B의 사실혼 배우자 M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Y 명의 농협은행 계좌 입출금거래내역을 제출하면서(증 제8호증), B에게 별도 자금이 있었기 때문에 나락 판매 대금을 천안 공장 이전에 사용할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위 Y 명의 계좌에서 2018. 1. 1.부터 2018. 1. 31.까지 L, E과의 입출금 거래내역이 다수 있고, 계좌 잔액도 0원에서부터 175,078,691원 사이로 수시로 변동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계좌에 입금된 금원의 출처 및 자금 이체 명목을 확인할 수 있는 어떠한 자료도 없다. 또한 피고인 B의 주장에 의하여도 M은 당시 신용불량 상태인 관계로 자녀 Y 및 L 명의 통장을 회사 운영자금 관리에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므로, 위 자금 이체 내역으로 피고인 B이 변제능력이 있었다고 추단할 수 없다.
이 외에도 피고인 B은 E에 도정하지 않은 나락이 많이 있었고 이를 도정하여 판매한 금원으로 피해자에게 변제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피고인 B은 나락을 도정하여 판매한 대금 중 약 1억 1,000만 원을 천안 공장 이전에 사용하였고, 그 이후에도 피해자가 요구하는 미지급 대금 2억 8,000만 원의 변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뿐이다.
피해자가 B과의 공동사업을 위한 20억 원의 투자를 약속하였는지 여부
일반적으로 장기적인 공동사업을 구상하며 20억 원 이상의 투자를 희망하는 경우, 상당한 협의를 거쳐 서면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상식과 경험칙에 부합한다. 그런데 피고인 B의 주장 취지는 ’피해자가 2017년 10월경 A과 J의 소개로 B을 만난 뒤 거액을 투자하려 했고 이에 따라 나락 판매 대금을 지급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가 그 전까지 일면식도 없던 B과 구체적인 사업 내용과 투자 계획을 협의하지도 않고서 수억 원을 투자하려 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피해자와 I, J은 일관하여 피해자가 B을 만난 것은 A이 2018. 1.말경 잠적한 이후라고 진술하였다. 실제로 피해자는 A이 연락을 받지 않던 2018. 1. 24. L와 통화하면서 A의 소식을 물었고, 그 무렵까지 B의 전화번호조차 알지 못하였으므로(증거기록 순번 36 녹취록 488면), 2017년 10월에 피해자를 만나 투자 이야기를 하였다는 B의 주장은 믿을 수 없다.
이 사건 전반에 나타난 피해자의 행적에 관하여도 살핀다. 피해자는 피고인 A에게 나락 판매 대금 지급을 위한 담보를 요구하여 L 명의의 확인서 및 사임서, 주식매매계약서 등을 교부받았다. 또한 피해자는 A과 연락할 수 없게 되자 2018. 1. 말경부터 B을 만나 여러 차례 변제를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E 명의로 2018. 2. 13.자 약속어음공정증서를 받기도 하였다. 위와 같이 피해자는 나락 대금 약 3억 3,000만 원을 회수하기 위한 조치를 거듭 취하였을 뿐이고, 이는 지속적인 투자를 희망하는 사람의 태도라고 볼 수 없다. 더욱이 피해자가 기존의 나락 대금도 회수하지 못하여 강력히 변제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나락 판매 대금을 천안 공장 이전에 사용하라고 동의하였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
피고인 B은 F을 대리한 J이 적극적으로 투자 이야기를 하여서 이를 믿고 천안 공장으로 이전하였다고도 주장한다. 실제로 J은 2017. 12. 6. B에게 발송한 메시지에서 “현금 20억 준비완료. 쌀, 나락 물량 잡아주세요, 전주 사무장을 보내겠습니다”라고 하였고, 2018. 1. 23.에는 “사장님 E이 매출 5백억 가는 방법 알려주세요,” 2018. 1. 30.에는 “사장님 목요일 오후 언제가 편하세요? 쌍김 내려가서 면담요청 시간주세요. 제가 기본정보 보고를 잘못했습니다. 이름도 틀리고 천안 주소도 모르고”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발송하였으며, 그 외에도 “매출 500억 가는 방법 알려주세요, 제가 보고서로 만들어서 전달하겠습니다.”, “1공장 2공장 하면 안되나요?” 등의 메시지를 발송하였다(증 제1 내지 6호증, 공판기록 294 내지 299면).
그러나 J은 원심과 당심에서 위 메시지에 관하여 ’기존에 A, B과 늘 하던 사업계획 이야기를 한 것이다. A은 사업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20억 원 가량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내가 F을 대리한 것도 없고, 자금 조달을 하기 위해 F 외에도 다른 투자자를 연결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피고인 B과 A의 진술에 의하여도 J이 이 사건 이전부터 피고인들과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수시로 주고받았음을 인정할 수 있는데, J은 피고인들이 자금을 유치하면 큰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자주 제시한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20억 원을 투자하면 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언급되었다.
그러나 J은 이 사건 무렵 I을 통하여 피해자를 처음 알게 되었을 뿐이고, I을 통하여 A과 피해자를 연결해주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계약과 관련하여 피해자를 대리하지도 않았다. 또한 피고인 B이 2018. 1.말경까지 피해자를 만나 공동사업이나 투자에 관하여 협의하지도 않았음은 앞서 살펴본 것과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J이 평소 자주 논의했던 사업 계획을 언급하였다고 하여서, 그것이 피해자의 진정성 있는 투자의사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믿을만한 합리적인 근거도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가 피고인 B의 공동사업을 위한 거액을 투자하는 차원에서 이 사건 나락 대금을 지급하였다거나, 피해자가 나락 판매 대금을 천안 공장 이전에 사용하라고 동의하였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
소결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쌍방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임
피고인 A은 이종 범죄 처벌 전력이 다수 있고, 피고인 B은 동종 및 이종 범죄 처벌 전력이 다수 있다. 피고인 A은 피고인 B이 변제능력 또는 변제의사가 없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B이 나락 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였고, 피해자의 손해를 막기 위한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피고인 B은 실효성 없는 변제 장담을 하며 피해자의 변제 요구를 회피하였을 뿐만 아니라, 납득할만한 근거 없이 피해자가 투자를 중단하여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고 하면서 피해자를 탓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 이 사건 피해 규모가 339,654,900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이는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 A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별다른 이득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B은 원심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 사건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피고인 B은 원심에서 피해 원금을 약 3억 원 가까이 변제하였고, 당심에서 추가로 25,000,000원을 변제하였다. 그 결과 전체 피해 원금이 대부분 변제된 것으로 보이고, 재산상 피해가 상당히 회복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변경은 새롭게 양형에 참작해야 하고, 이는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건강상태,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고, 이에 반하는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피고인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므로 검사의 항소를 따로 기각하지는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