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산정표 기재 '법정퇴직금' 란의 각 해당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같은 표의 각 지연이자 기산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다툼 없는 사실
피고는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무를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채권추심업무 용역 계약서를 작성하고 별지 퇴직금산정표 기재 근무기간 동안 피고 회사에서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하였다.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들은 피고와 형식적으로 채권추심에 관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채권추심에 관한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의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채권추심에 관한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수임인이다. 원고들은 피고와의 위임계약 중에도 피고 외에 다른 회사와 근로계약을 맺거나 본인의 사업을 영위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었고, 채권추심 업무의 성질상 회사가 아닌 자신들이 추심하는 채권에 따라 위임계약의 상대방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었으므로, 피고의 지휘·감독하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전속적(계속적)인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에게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여부에 대한 판단
근로자성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또는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등 참조).
채권추심업의 특징과 근로자성 증명의 문제
채권추심업무는 그 자체로 불법 추심행위 위험이 상존하고,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이 매우 큰 업무이므로, 관계 법령도 채권추심 방법 등에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채권추심원들에게 채권추심업무를 맡기는 회사 측의 엄격한 지휘·감독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또한 채권추심을 위임하는 채권기관의 요구사항을 채권추심원들에게 전달하고 준수를 요구할 필요도 상당한데, 이 또한 채권추심회사의 지휘·감독 필요성을 높이는 사정이다. 민사소송법의 기본원칙상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 인정 문제는 이를 주장하는 원고들이 증명책임을 부담하여야 하지만, 이처럼 채권추심업무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지휘·감독의 필요성은 이를 담당하는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 인정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당연하며, 통상적으로 채권추심회사들은 이러한 법령상의 규제와 채권기관의 요구로 인해 최소한의 지휘·감독이 불가피하므로 이를 들어 근로자성 인정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항변하나, 그러한 사정이 근로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사유가 될 수는 없다.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을 뒷받침하는 사정들
갑 제1 내지 3, 5, 8 내지 10, 13, 47 내지 5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이 인정된다.
피고는 크게 콜렉션총괄본부, 마케팅1총괄본부, 마케팅2총괄본부로 조직되어 있으며, 그 중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는 콜렉션총괄본부는 NPL채권사업부, KAMCO채권사업부, 금융채권사업부, C&I채권사업부로 나뉘어지고, 각 그 산하에 복수의 채권관리팀을 운용하고 있고, 원고들은 피고가 정하는 채권관리팀에 배정되어 피고가 정한 자체 기준에 따라 배정하는 채권에 대한 회수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들은 채무자들에 대하여 변제독촉, 채무액 조정 및 감면업무, 채무자 사후관리, 법적 절차 진행 등 업무수행에 있어 기본적으로 피고의 업무지침에 의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에 대하여 수시로 교육을 받았으며, 통일적 업무처리를 위한 공지사항이 채권추심원들에게 체계적으로 전달되었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에게 업무일정을 지정하였고, 사무실 내 좌석배치가 정해져 있었으며, 각 조직별로 정규직인 팀장 등이 배치되어 있어 지휘감독체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원고들은 채권추심업무 수행내역을 상세하게 기재하여 피고에게 보고하였다(위임관계에서도 위임인은 수임인으로 하여금 위임사고처리상황 등을 보고하도록 할 수 있으나, 보고내역이 상세할수록 위임계약의 자율성은 위축되고 근로관계의 지휘감독관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원고들이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다는 사정은 사용자 스스로 정할 수 있는 부분이므로 근로자성 인정에 영향이 없다.
피고는 2016년 이후로 채권추심원들과의 관계가 독립성, 자율성에 기한 위임계약임을 명확하게 하고자 위임계약서의 문언을 다듬고, 각종 보조금을 폐지하며, 사무집기사용료를 징수하고, 수임인의 권리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한편 수임인의 계약해지권 보장을 선언하며, 위임계약에 반하는 지시나 처우를 받을 경우 피고의 감사부서에 이의제기하는 구제절차를 명시하는 등 '동등한 계약관계'임을 천명하려고 노력하였고, 원고들이 모두 2019년 8월경 이후 업무를 시작하였으므로 이전에 생성된 증거들은 원고들과 상관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채권추심과정에 대한 지휘·감독 필요성과 업무환경이 본질적으로 달라지지않은 상황에서 피고의 업무형태 변경의 노력은 주로 근로관계를 표상하는 듯한 외양을 제거하는 데 집중되어 있을 뿐 피고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현재의 근로관계의 본질이 과거와는 현격히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과거의 증거들이라고 하여 원고들의 근로자성 증명을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볼 수 없으며, 원고들의 업무 개시 이후 생성된 증거들도 있으므로,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소 결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들은 위임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할 수 있으며,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결 론
퇴직금액의 계산에 대해서는 피고가 특별히 다투지 않으므로 지연손해금에 대해서 근로기준법 소정의 이율을 적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