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석유화학공업 제품의 제조, 가공 및 판매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2020. 7. 1. 피고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21. 6. 30.까지로 하는 임용계약(이하 ‘이 사건 임용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 생명과학사업본부 산하 조직인 임상개발센터 수석연구위원(상무)으로 근무하다가 2021. 8. 1.부터 집행임원으로 선임되어 연봉계약(이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연봉계약<1>을 통틀어 ‘이 사건 연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2023. 3. 31.까지 근무하였다. 이 사건 임용계약과 연봉계약<2>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복리후생 및 업무지원
피고 이사회는 2022. 11. 23. ‘리더십 부족’을 이유로 원고의 퇴임을 결의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그 무렵 원고에게 계약기간 만료에 의해 2023. 3. 31.자로 계약관계가 종료된다는 취지를 통지하였다(이하 ‘기간만료통보’라고 한다).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 집행임원 인사관리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 4, 5, 14, 2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기간만료통보가 부당한 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무효확인을 구한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등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설령 기간의 정함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계약기간은 원고의 미국 영주권 재취득시까지이다), 피고가 원고에게 기간만료통보를 함으로써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지하였는데, 이는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음으로써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것이고, 원고를 해고할 정당한 이유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위 해고는 부당하다.
원고가 피고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368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 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 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에 대한 증명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5464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제2, 8, 9, 11, 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피고 생명과학사업본부 임상개발센터의 수석연구위원(상무)으로 임용되어 글로벌 신약 임상전략 등에 관한 독자적인 업무를 위임받아 이를 총괄하면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피고 근로자인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았으며, 설령 원고가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피고의 지시를 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집행임원’으로서의 명칭이나 직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였다거나 원고가 담당한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쳤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집행임원’의 직함을 가진 비등기 임원으로서 피고로부터 생명과학사업본부 임상개발센터의 Clinical Pharmacology팀(이하 ‘CP팀’이라고 한다)을 총괄하는 독자적인 권한을 위임받았는바, 임상약리 전문가이자 집행임원으로서 신약개발에 요구되는 임상약리 전반에 걸친 전략을 수립하고, 팀원들의 업무분장계획 수립 및 운영을 주도하는 등 임상개발센터 CP팀의 업무 전반에 관하여 상당한 정도의 독자적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
원고가 피고 집행임원으로 선임되면서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연봉계약에는 원고의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 휴가일수 등에 관한 기재가 없고,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이나 근무태도 등을 관리·감독하였다거나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 구속되는 등 피고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복무관리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③ 또한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을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현황을 보고하여야 하고(민법 제683조), 위임관계에서도 위임사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시가 필요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에게 업무에 관한 보고를 하였다거나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에 대해서 피고가 일정한 정도의 업무처리 내용을 정하였다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 집행임원으로서 임상약리 분야에서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생명과학사업본부 임상개발센터의 CP팀에서 독자적인 업무를 수행하도록 권한을 위임받아 업무를 처리하는 원고를 근로자라고 평가하기는 어렵고, 위와 같은 위임관계를 부인할 정도로 피고가 원고의 업무집행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도 찾아보기 어렵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로부터 ‘Sign-on 보너스’로 1억 원을 지급받고, 2억 8,900만 원 상당의 기본연봉과 2,500만 원 상당의 역할급을 지급받았으며(2022. 4. 1.자 연봉계약 기준), 전세금 5억 원 상당의 주택과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매월 통신비를 추가로 지원받는 등 피고 근로자인 일반 직원들과 비교하여 훨씬 높은 수준의 급여 및 혜택 등을 제공받았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해고무효확인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앞서 든 증거, 을 제14, 20, 22, 23, 24, 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용계약 및 연봉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임관계는 2023. 3. 31. 위 연봉계약의 계약기간 만료로 적법하게 종료되었고(집행임원 인사관리규정에서 정한 직위별 정년은 해당 직위에서의 최대 재직년수를 정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미국 영주권 재취득시까지 계약기간이 연장된다고 볼 근거도 없다), 설령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이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회사의 성과 향상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사회 결의에 따라 집행임원을 해임할 수 있다’는 집행임원 인사관리규정 제12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적법하게 퇴임되었다고 판단되므로, 원고의 주장을 위임계약 해지의 무효를 주장하는 취지라고 선해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이진희 박창현
각주1)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2021. 8. 1. 그 적용기간을 2022. 3. 31.까지로 하는 연봉계약을, 2022. 4. 1. 그 적용기간을 2023. 3. 31.까지로 하는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
각주2) 2022. 4. 1. 체결된 연봉계약의 내용으로, 고정연봉금액에 관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2021. 8. 1. 체결된 연봉계약의 내용과 동일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