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7. 4. 선고 2023나60405 판결

주문

1.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5,982,600원과 그 중 3,275,000원에 대해서는 2021. 10. 19.부터 2023. 6. 13.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 그 중 2,707,600원에 대해서는 2021. 10. 19.부터 2023. 6. 13.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2024. 7. 4.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70%는 원고가, 3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항소취지 및 부대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1,720,000원<1>과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항소심에서 청구취지 중 2021. 8.분 급여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하여 그 청구원인을 직접 급여를 청구하는 것에서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여 청구하는 것으로 교환적으로 변경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부대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707,600원과 이에 대한 2021. 10. 19.부터 2023. 6. 13.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택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구인구직 인터넷 사이트인 C 등에 일자리 정보를 등록하였고, 이를 본 원고가 피고에게 구직을 위하여 연락을 하였다.

나.

피고는 2020. 6. 29. ㈜D(이하 ‘이 사건 화주회사’라 한다)<2>과 사이에 이 사건 화주회사의 화물을 피고가 피고의 차량을 이용하여 이 사건 화주회사가 지정하는 장소에 배송하고, 이 사건 화주회사는 피고에게 계약내용대로 소정의 운송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운송용역계약(계약기간 2020. 6. 29.부터 2021. 6. 28.까지)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2020. 7. 20. 피고와 사이에,

1)

피고의 거래처(화주)로부터 수탁받은 화물을 원고에게 위탁 운송하게 하고, 원고는 피고 및 화주의 요청에 따라 위탁물을 운송하기로 하는 내용의 운송용역계약[계약기간 2020. 7. 20.부터 2021. 7. 19.까지, 운송료 월 31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 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

별지 목록 기재 자동차(이하 ‘이 사건 화물차’라 한다)에 관하여 매매대금 2천 9백만 원으로 하는 자동차양도증명서를 작성하고,

3)

원고는 피고가 계약한 운송화물을 원고의 차량인 이 사건 화물차를 이용하여 피고가 지정하는 장소에 배송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계약내용대로 운송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지입계약[계약기간 2020. 7. 20.부터 2021. 7. 19.까지, 운송료 31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 배송품목/코스: D 물품/경기(양주) ~ 양주, 동두천, 이하 ‘이 사건 지입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이하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20. 7. 20. 체결된 이 사건 용역계약과 이 사건 지입계약을 합하여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20. 7. 29. F(주등록 순위번호 1-22)로부터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록을 마쳤다.

마.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이 사건 화물차를 이용하여 이 사건 화주회사가 발주한 화물운송용역업무를 수행해 오다가, 2021. 7. 28. 이후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운송업무를 중단하였다.

바.

피고는 2021. 4. 21. 이 사건 화주회사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21. 6. 1.부터 2022. 5. 31.까지로 하는 운송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사.

이 사건 화주회사는 2022. 12. 30. 피고에게 운송용역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다.

[인정근거]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과 이 사건 지입계약과 관련하여 채무를 불이행하였다.

2)

피고는 원고에게 화물차운송 자격증이 없음을 알면서도 원고로 하여금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용역계약과 이 사건 지입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다.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 당시 원고가 화물차운송 자격의 제한이 있다는 사정은 피고 역시 인지하고 있었던 상황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영업용 번호판을 제공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추후 제공해 줄 것처럼 원고를 기망하였다. 결국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의 직원으로부터 기망당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3)

원고는 이 사건 화물차에 영업용 번호판을 부착하지 못하여 이 사건 화주회사로부터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영업용 번호판과 관련하여서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화물자동차법’이라고만 한다) 제8조에서 정한 화물운송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4)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 등에 의하여 영업용 번호판과 일자리를 제공하여야 할 채무를 불이행하고 있는 것이고, 이는 이행불능상태이다.

5)

만약 피고의 주장과 같이 화물운송 자격증을 취득하면 영업용 번호판을 부착한다는 특약이 정지조건부 약정으로 해석되더라도 이는 불법조건에 해당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과 이 사건 지입계약은 각 무효이다.

6)

이 사건 계약이 무효인 경우, 원고는 피고에게 신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

7)

피고에게는 금반언의 원칙과 관련하여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신뢰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피고가 신뢰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있었다고도 볼 수 없다.

8)

원고는 피고의 채무불이행 및 기망에 의하여 손해를 입었다. 피고가 사실과 다른 내용의 광고로 사람을 유인한 이후, 광고와는 전혀 다른 지입계약을 체결하게 하는 방법은 민사상 사기로 인정될 수 있다.

9)

원고는 피고 직원들의 사기를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취소하고자 하며, 따라서 피고는 원상회복의무의 이행으로 원고가 차량대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10)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화물차 매매대금 2천 9백만 원에서 신차 가격 상당인 13,910,000원을 제외한 15,09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11)

피고는 원고에게 2021. 7.분 및 2021. 8.분 급여 각 310만 원(합계 620만 원), 2021. 7.분 주유비 33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2021. 8. 1.부터 2021. 9. 10.까지 이 사건 화주회사에 소속되어 운전 업무를 하였는데,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화주회사로부터 수령하여야 할 2021. 8.분 급여 2,707,600원을 이 사건 화주회사로부터 수령하였다. 이 사건 화주회사는 피고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있고, 원고는 이 사건 화주회사에 대하여 급여청구권이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화주회사를 대위하여 피고에게 위 급여 상당분을 청구한다(항소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한 청구 부분).

12)

이 사건 화주회사는 무자력 상태이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을 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계약은 그 종기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이행되었다.

2)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화물차 분양대금 2천 9백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는 원고에게 차량, 일자리, 영업용 번호판의 제공의무가 있다. 영업용 번호판의 부착은 원고의 화물운송 자격증 유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3)

원고는 이 사건 계약 기간 종료에 따라 운송업무를 중단한 것이다.

4)

원고 측(원고 및 그 배우자)이 화물운송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에는 피고의 영업용 번호판 제공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부분 약정은 정지조건에 해당하는데, 원고 측은 이러한 조건을 성취하지 못했다. 원고가 화물운송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거나 배우자 등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순전히 원고의 과실에 불과할 뿐, 피고의 귀책사유와는 무관하다.

5)

원고는 이 사건 화주회사와의 계약기간 종료 후 피고와 다른 일자리에 대한 협의를 전혀 거치지 않은 채 피고에게 일방적으로 이 사건 화물차 대금의 반환을 요구하였다.

6)

원고와 피고는 화물운송 자격증 불법 대여에 합의한 것이 아니라, ‘화물운송 자격증 취득 후 영업용 번호판 부착’이라는 내용으로 합의하였을 뿐이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정지조건은 불법조건이 아니다.

7)

원고의 주장은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

8)

부대항소 부분과 관련하여 이 사건 화주회사는 무자력이 아니다(본안전항변).

9)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2021. 7.분 운송료는 2,945,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대하여 가지는 위약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운송료 및 유류비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그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한다.

3.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본안전항변

원고가 채권자대위권의 행사로 2021. 8.분 급여를 청구함에 있어서 채무자인 이 사건 화주회사는 무자력이 아니다.

나.

판단

1)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함에 있어 대위에 의하여 보전될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금전채권인 경우에는 그 보전의 필요성 즉, 채무자가 무자력인 때에만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바, 채권자대위의 요건으로서의 무자력이란 채무자의 변제자력이 없음을 뜻하고 특히 임의 변제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강제집행을 통한 변제가 고려되어야 하므로, 소극재산이든 적극재산이든 위와 같은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 재산인지 여부가 변제자력 유무 판단의 중요한 고려요소가 되어야 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76556 판결 참조).

2)

갑 제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화주회사가 2023. 6. 30. 폐업하였는데, 412,149,960원 상당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화주회사는 무자력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화물차 가격 차액 청구에 관한 판단

1)

계약 무효로 인한 원상회복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로 되는 반사회질서 행위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내용 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법률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법률행위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인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반사회질서적 성질을 띠게 되는 경우 및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를 포함한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5다58730(본소), 2015다58747(반소) 판결 참조].

사법상의 계약 기타 법률행위가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는 구체적 법규정을 위반하여 행하여진 경우에 법률행위가 무효인가 또는 법원이 법률행위 내용의 실현에 대한 조력을 거부하거나 기타 다른 내용으로 효력이 제한되는가는 해당 법규정이 가지는 넓은 의미에서 법률효과에 관한 문제의 일환으로서, 법규정의 해석 여하에 의하여 정하여진다. 따라서 그 점에 관한 명문의 정함이 있다면 당연히 이에 따라야 할 것이고, 그러한 정함이 없는 때에는 종국적으로 금지규정의 목적과 의미에 비추어 그에 반하는 법률행위의 무효 기타 효력 제한이 요구되는지를 검토하여 이를 정할 것이다(대법원 2024. 2. 8. 선고 2023다259262 판결 참조).

계약 등 법률행위의 당사자들에게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거나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는 법규에서 이를 위반한 법률행위의 효력을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규정에 따라 법률행위의 유·무효를 판단하면 된다. 법률에서 해당 규정을 위반한 법률행위를 무효라고 정하고 있거나 해당 규정이 효력규정이나 강행규정이라고 명시하고 있으면 그러한 규정을 위반한 법률행위는 무효이다. 이와 달리 금지 규정 등을 위반한 법률행위의 효력에 관하여 명확하게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규정의 입법 배경과 취지, 보호법익, 위반의 중대성, 당사자에게 법규정을 위반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 규정 위반이 법률행위의 당사자나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 위반 행위에 대한 사회적·경제적·윤리적 가치평가, 이와 유사하거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위에 대한 법의 태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효력을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5다256794 판결 참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이 문단에서 ‘법’이라 한다) 제12조의 입법 취지는,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자가 타인으로 하여금 유상 또는 무상으로 그 사업용 자동차를 사용하여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경영하게 한다면, 그 타인은 법이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의 공공성을 고려하여 규정한 면허요건을 갖추지 아니하고도 사실상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할 수 있게 되어,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자에 한하여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하도록 한 법률의 규정이 무력화되고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의 질서가 문란해질 우려가 있어 이를 금지하고자 하는 데 있다. 이러한 법의 취지는 전세버스 운송사업 등록기준을 갖추고 등록을 하도록 한 전세버스 운송사업자의 명의이용 금지에도 동일하고, 위 명의이용 금지규정에 위반된 행위의 결과에 의한 재화 또는 경제적 이익의 귀속을 방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은 아니다. 명의이용 금지규정을 위반하여, 자동차 소유자와 전세버스 운송사업자 사이에, 대외적으로는 자동차 소유자가 그 소유의 차량 명의를 전세버스 운송사업자(이하 ‘지입회사’라 한다)에게 신탁하여 소유권과 운행관리권을 지입회사에 귀속시키되, 대내적으로는 위 지입차량의 운행관리권을 위탁받아 자신의 독자적인 계산 아래 운행하면서 지입회사에 일정액의 관리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른바 ‘지입계약’이 체결된 경우, 그 지입계약 자체가 사법상의 효력이 부인되어야 할 정도로 현저히 반사회성, 반도덕성을 지닌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7다274758 판결 참조).

나)

판단

원고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화물자동차법 제8조에 정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의 종사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의 세부내용 중 기타 란에 ‘※ 화물운송 자격증 취득 후 영업용 넘버 부착’이라고 각 기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원고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의 종사자격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체결한 이 사건 계약이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위 기재 부분이 불법조건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계약 취소로 인한 원상회복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선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정, 즉 원고가 이전에 화물운송 자격을 갖추고 있었으나,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에는 결격 상태에 있었고, 이 사건 계약에는 ‘화물운송 자격증 취득 후 영업용 넘버 부착’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던 점, 이러한 기재에 의하면, 원고도 이 사건 계약 체결 즉시 화물 운송 자격을 갖추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본인이 아니라 배우자 등 제3자 명의로 화물운송 자격을 갖추려고 했던 점, 피고도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 체결 즉시 영업용 번호판을 부여하겠다고 말한 사실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 제출의 증거만으로, 원고가 피고 또는 그 직원의 기망에 의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민법상의 위임계약은 그것이 유상계약이든 무상계약이든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상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이를 해지할 수 있고(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6다12572 판결 등 참조), 화물자동차 소유자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사이에 대외적으로는 화물자동차 소유자(이하 ‘지입차주’라 한다)가 그 소유의 차량명의를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이하 ‘지입회사’라 한다)에게 신탁하여 그 소유권과 운행관리권을 지입회사에 귀속시키되, 대내적으로는 위 지입차량의 운행관리권을 위탁받아 자신의 독자적인 계산 아래 운행하면서 지입회사에 일정액의 관리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른바 ‘지입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이러한 지입계약은 그 성질상 명의신탁과 위임의 요소가 혼합된 형태의 계약에 해당하므로(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다78586 판결 등 참조), 존속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지입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이를 해지할 수 있다(같은 취지로 보이는 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3다737 판결 참조).

나)

판단

살피건대, 앞선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정, 즉 을 제3호증 제3면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대표자에게 “한 가지 또 좀 상의드릴 게 사업자를 와이프로 아까 제가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피고가 먼저 원고에게 사업자를 원고의 배우자로 하도록 권유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3> 원고는 이 사건 계약 기간 동안 이 사건 화주회사가 위탁한 화물을 실제로 운송하고 그 운송료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운송계약 제1항, 이 사건 지입계약 제2조 나항에 의하면, 위 각 계약은 계약당사자간 특별한 이견이 없는 한 계약기간 종료 시 계약기간대로 자동연장된 것으로 보는 바, 이 사건의 경우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원고가 피고에게 더 이상 갱신이나 연장의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반면 피고는 원고에게 명시적으로 갱신이나 연장 거절 의사를 밝힌 바 없는 점, 을 제3호증 제10면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대표자가 원고에게 “아니 사모님이 달 수 있잖아요?”라고 묻자, 원고가 “안 딴대요. 안 한 대요.”라고 답하고, 다시 피고 대표자가 “왜죠?”라고 묻자, 원고가 ‘그거야 모르죠 뭐, 그 때 1년, 일단 지금 1년이 이제 됐잖아요. 계약기간이 끝났어요.“라고 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이러한 대화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에게 배우자 명의로 화물운송 자격을 취득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이 사건 계약이 종료되었음을 고지한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원고가 이 사건 화물차를 직접 눈으로 보고, 자동차 성능, 상태점검기록부, 사고 유무, 운행거리 등을 확인하고 이 사건 화물차의 매수를 결정한 점, 이 사건 화물차의 가액에는 물류비가 포함되어 있고(갑 제6호증 특약사항),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화주회사의 운송용역을 소개해 주었으나, 원고로부터 이 사건 지입계약에 따라 별도로 지입료를 받지는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불이행함으로써 원고에게 손해를 입게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주장에 관한 판단

위 3)항에서 든 각 사정에다가 화물자동차법 제23조 제1항에 의하면, 국토교통부장관은 화물운송 종사자격을 취득한 자가 같은 항 각 호에 해당하면 그 자격을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자격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는데, 원고 스스로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화물자동차 운송자격이 5년간 정지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4>에 비추어 보면, 원고 제출의 증거만으로 피고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입게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5)

소결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화물차 가격 차액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미지급 운송료 등 청구에 관한 판단

1)

2021. 7.분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가 원고에게 2021. 7.분 운송료로 2,945,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은 다투지 아니하고,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유류비, 도로비는 피고가 부담하기로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1. 7.분 유류비 33만 원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2021. 8.분 청구(항소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1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21. 8. 이 사건 화주회사의 운전기사로 고용되어 운송업무를 담당하면서 급여로 월 280만 원에서 사업소득세로 3.3%를 공제한 돈을 지급받기로 약정한 사실, 이 사건 화주회사가 원고에 대한 2021. 8분 급여 2,707,600원(= 2,800,000원 × 0.967)을 피고에게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이 사건 화주회사에 위 급여를 청구할 권리가 있고, 이 사건 화주회사는 피고로부터 위 급여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을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화주회사가 무자력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제3채무자인 피고는 채무자인 이 사건 화주회사를 대위하는 채권자인 원고에게 위 급여 상당액 2,707,600원을 직접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5,982,600원[= 2,945,000원(2021. 7.분 운송료) + 330,000원(2021. 7.분 유류비) + 2,707,600원(2021. 8.분 급여 상당액)]과 그 중 제1심 인용금액인 3,275,000원(= 2,945,000원 + 330,000원)에 대해서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1. 10. 19.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3. 6. 13.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그 중 항소심에서 추가로 인용하는 2,707,600원에 대해서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1. 10. 19.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3. 6. 13.까지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민법에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항소심판결 선고일인 2024. 7. 4.까지는 상법에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에게 대하여 가지는 위약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운송료 및 유류비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그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한다고 주장하나, 피고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 주장과 같은 자동채권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상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금반언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1)

신의성실의 원칙(이하 ‘신의칙’이라고 한다)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참조).

2)

피고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청구가 금반언이나 신의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에서 이유 있으므로 일부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부대항소 및 피고의 항소를 각 일부 받아들여 당심에서 일부 교환적으로 변경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변경하기로 한다.

판사 송승용(재판장) 명재권 이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