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결정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6. 19.자 2023카합19 결정

주문

1.

이 사건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1.

채권자의 주장 요지

채권자는 현재 서울 강서구 C, D호에서 'E'이라는 상호로 미용실(이하 '이 사건 1미용실'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채무자는 2022. 1. 1.경 채권자와 사이에 디자이너 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22. 11. 7.경까지 이 사건 미용실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1호에는 "채무자는(본인 명의 개점뿐만 아니라 타인 명의라 하더라도 본인이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거나 고용관계에 있는 경우 등을 모두 포함한다) 계약 종료 내지는 중도 해지가 있은 날로부터 만 1년 동안 이 사건 1미용실로부터 반경 2km 내에서는 동일한 영업을 게시(동업, 주주가 되어 법인이 운영하는 경우 포함)하거나, 동일한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장에 취업하여서는 아니 된다. 단, 사전에 채권자와 합의한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규정(이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라 한다)이 있었고, 이 사건 계약에 부속하여 함께 체결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 부속약정서에는 "본인(채무자)은 계약기간 중에 독자적으로 또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한 신규고객유치 및 그 방법 등에 대한 소유, 사용, 처분의 권리가 회사(채권자)에게 있음을 인정한다.", "본인은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로 회사(채권자)에 손해를 입혔을 경우, 회사(채권자)가 입은 일체의 손해를 배상하는 등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기로 한다." 등의 기재가 있었다(이하 '이 사건 영업비밀 보호약정'이라 한다).

그럼에도 채무자는 이 사건 1미용실에서 퇴사한 이후 위 1미용실과 약 50m 떨어진 서울 강서구 F, G호에서 'H'이라는 상호로 미용실(이하 '이 사건 2미용실'이라 한다)을 운영하면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및 영업비밀 보호약정을 위반하고 있으므로, 채권자는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1)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등 참조).

2)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의 '영업비밀'이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고, 여기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다고 함은 그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아니하고는 그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데(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2다60610 판결, 대법원 2009. 3. 16.자 2008마1087 결정 등 참조), 피고용인이 퇴사 후에 고용기간 중에 습득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 등을 사용하여 영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용인이 고용되지 않았더라면 그와 같은 정보를 습득할 수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그러한 정보가 동종 업계 등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만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도8278 판결).

나.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채권자의 주장은 이유 없고, 위 가처분을 전제로 한 간접강제신청이나 집행관공시 신청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우선 이 사건 계약 제2조에 채무자가 근로자의 신분이 아니므로 퇴직금 등이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고, 근로계약이 아닌 '프리랜서계약'의 형식으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기록상 알 수 있는 이 사건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실질적인 지휘·감독관계, 채무자가 이 사건 1미용실을 퇴사하게 된 경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채무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도 앞서 살펴본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경업금지약정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

②

채권자와 채무자의 지위,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채무자는 이 사건 계약 당시 채권자가 요구하는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및 영업비밀보호 약정의 체결을 쉽사리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채무자의 급여, 대우 등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및 영업비밀보호약정을 하지 아니한 경우의 통상적인 조건보다 특별히 유리하다고 볼 사정을 찾을 수 없어 채무자가 채권자로부터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과 관련한 특별한 대가를 받았다고 볼 수도 없다.

③

앞서 살펴본 사정들에 더하여, 채무자의 경력과 채무자가 이 사건 1미용실에서 일한 기간에 비추어 채무자가 위 1미용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채권자가 특별히 가지고 있는 미용기술을 전수받거나 영업비밀을 취득하였다고 볼만한 여지가 없는 점,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정한 경업 제한 기간, 지역 및 범위, 이 사건 2미용실 영업으로 이 사건 1미용실의 일부 고객이 채무자를 따라 이탈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통상적인 업무 수행과정에서 형성된 고객과 미용사 사이의 신뢰관계에 따라 고객이 이동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채무자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유효임을 전제로 하고 있는 채권자의 이 부분 신청은 피보전권리가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채권자는 채무자가 이 사건 1미용실 고객 정보를 무단으로 가져가는 등 영업비밀을 침해하고 있고, 채무자의 퇴사 이후 채권자의 미용실 매출이 상당히 감소하거나 감소할 우려가 있는 등 채무자의 이 사건 영업비밀보호 약정을 위반한 이 사건 2미용실 영업으로 인하여 채권자에게 지속적인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채권자가 주장하는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정확히 특정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위와 같은 정보가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 및 위와 같은 정보의 사용을 통하여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거나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하여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였다는 점, 그리고 그 내용이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되었다는 점 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행위 내지 이 사건 영업비밀보호 약정 위반을 전제로 하고 있는 채권자의 이 부분 신청 역시 피보전권리가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⑤

한편 채무자가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나 영업비밀보호 약정 등을 위반하여 채권자가 입게 될 손해는 대부분 경제적 손실로 귀속될 성질의 것으로 사후적인 금전배상도 가능한 점, 이 사건 2미용실의 영업 규모에 비추어 현재 채권자의 영업에 현저한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거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는 없는 점, 반면에 이 사건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채무자로서는 일정 기간 이 사건 2미용실의 영업활동에 제약을 받게 되는데, 이를 통하여 채무자가 입는 손해가 훨씬 클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채권자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된 자료들만으로 신청취지 기재가처분을 명할 보전의 필요성 역시 소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채권자의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3. 6. 19.

판사 김우현(재판장) 김진호 조약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