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채권자의 주장 요지
채권자는 1988.11.8.부터 현재까지 약 36년 동안 채무자의 직원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채권자는 전체 근무기간 중 약 1년 9개월의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약 34년 동안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근무하였는데, 채무자는 2023.12.27. 사전에 아무런 예고 없이 채권자에 대하여 2024.1.1.부터 채무자의 광주호남지역본부에서 근무할 것을 명하는 전보발령(이하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을 실시하였는바, 이 사건 전보발령은 채권자에게 심각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야기함에도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사전에 채권자와 협의를 하는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도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져 부당하므로, 채권자는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다만 근로계약에서 근로 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3.2.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참조). 한편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경우 전보처분 등을 할 때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5.10.13. 선고 94다52928 판결 참조).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다툼 있는 권리관계가 본안소송에 의하여 확정될 때까지 채권자가 입을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밖에 필요한 이유가 있을 때에 한하여 허용되는 응급적·잠정적 처분이고, 이러한 가처분을 필요로 하는지 여부는 당해 가처분 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관계, 본안소송에 있어서의 장래 승패의 예상, 기타의 제반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본안판결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내용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권리관계를 형성하는 이른바 만족적 가처분의 경우에는 본안판결 전에 채권자의 권리가 종국적으로 만족을 얻는 것과 동일한 결과에 이르게 되는 반면, 채무자로서는 본안소송을 통하여 다투어 볼 기회를 가져보기도 전에 그러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통상의 보전처분보다 높은 정도의 소명이 요구된다.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채권자와 채무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또는 그 이후에 명시적 내지 묵시적으로나마 채권자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존재하지 아니한 점, ② 채무자는 비연고지 순환근무기준, 비연고지 근무직원 숙소대여 기준, 비연고지 단신근무자 교통보조금 지급기준 등 서울·수도권지역본부와 지방지역본부 사이에 순환근무와 원거리근무를 전제로 하는 사칙을 두고 있고, 실제로도 채무자의 직원들 중 상당수는 서울·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소재하고 있는 지역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정기인사 등을 통하여 서울·수도권지역과 지방지역간의 순환근무 또한 상당한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채권자로서도 비연고지인 원거리에서의 근무가능성에 대하여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채권자가 주장하는 생활상 불이익은 통상 직장인으로서 예측할 수 있고 감수해야 할 정도의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고, 채무자는 비연고지 근로자들에 대하여 숙소를 제공하고, 부임여비, 가족여비, 가재이전비 및 단신 부임 월 교통보조금 등을 지급하는 등 상당한 복리후생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채권자의 생활상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④ 채권자의 비연고지 근무기간 또한 영구적인 것이 아닌 최장 2년인 것으로 보이고(채무자의 비연고지 순환근무기준 제4조의2), 채무자의 2024.1.1.자 정기인사 전보발령 기준비연고지 발령 직원의 비율, 2024.1.경 기준 채무자의 비연고지 근무 직원의 비율에다가 채권자의 비연고지 근무 경력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채권자에 대한 이 사건 전보발령이 이례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비록 채무자가 사전에 채권자와 협의를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전보발령을 실시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채권자가 주장하는 사정들 및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발령이 업무상 필요성이 없다거나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 불이익이 채권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가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4.1.15.
재판장 판사 김우현
판사 김진호
판사 조약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