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4. 11. 선고 2024가단235922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퇴직금 산정표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한 같은 표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2025. 4. 11.까지는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아래 표 ‘근무기간’란 기재의 각 기간 피고의 지점에서 채권 관리·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피고와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서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고용되어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하에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사한 사람들로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법정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계약은 근로계약이 아닌 채권추심을 위한 위임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들은 개인사업자로서 채권추심위임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으며, 피고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원고들에게 근무시간․근무장소를 지정하거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들을 피고의 근로자로 보아서는 아니 된다.

3.

판단

가.

원고들의 근로자성 유무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6 내지 119호증, 을 제4 내지 23, 25, 28, 29 내지 31, 3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은 피고가 채권위임사로부터 수임한 채권관리, 추심 등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피고로부터 지휘·감독을 받는 등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

가)

피고는 I 주식회사와 J 주식회사가 출자하여 설립한 회사로서, 채권추심조직은 몇 차례 변경이 있었으나 대체로 I 주식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을 관리하는 ‘신용지원1본부(K 파트)’, J 주식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을 관리하는 ‘신용지원2본부(H파트)’,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으로부터 위임받은 캠코채권(L채권, M채권), N채권 등을 관리하는 ‘신용지원3본부’(현 ’전략사업단‘) 등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각 본부 산하에 지점, 센터, 출장소를 두고 있다. 신용지원1본부 산하 일부 지점은 I 주식회사의 채권추심조직이 피고로 합병된 것인데, 합병 전 채권추심원들과 I 주식회사 사이에 체결된 계약관계가 그대로 승계되면서 위임직이 아니라 기간제 근로계약직 신분으로 근무하게 되었고 매월 고정급여를 받으며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다. 반면 위임직 채권추심원으로 분류된 원고들은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일반적인 형태의 취업규칙을 의미한다)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며 4대 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았다. 그러나 피고가 소속 채권추심원들을 계약직과 위임직으로 구분하여 관리하게 된 것은 채권회수를 위임한 주체나 채권의 종류에 따른 것으로 보일 뿐, 계약직과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거나 각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피고의 관리형태가 질적으로 달라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

피고는 위와 같이 채권위임사를 기준으로 각 담당 본부를 만들고, 각 본부 산하 지점 등에 채권추심원들을 배치하였는데, 각 본부는 본부장, 지점장·센터장·출장소장, 팀장, 팀원의 조직체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피고는 이러한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업무방식을 통해 채권추심원들의 업무를 상시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함으로써 실적을 향상하는 한편 채권추심 과정에 상존하는 부적절한 업무처리나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각종 제재나 비용부담, 채권위임사와의 계약해지 등의 위험을 최소화하여 결과적으로는 피고의 이윤창출을 극대화하려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 본사는 피고의 각 지점에 대하여 위임주체 및 채권 유형별로 채권을 배정하면서 각 월별 회수 목표를 하달하였고, 각 지점은 채권추심원 개인별 달성계획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보고하였다. 또한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은 거의 매일 수행업무 및 실적에 대하여 팀장에게 보고하였고, 팀장은 이를 취합하여 파트장 내지 지점장에게 보고하였으며 이는 다시 피고의 본사에 보고되었다. 피고는 또한 소속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을 위하여 팀별 경쟁체제를 운영하거나, 지점별·팀별 회의를 통하여 팀 및 개인 목표의 달성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실적이 부진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 경고, 대책회의 실시, 수수료 차감, 주간 또는 월간 회수계획서 제출, 계약해지 또는 재계약불가 통보 등의 불이익을 주었고, 지점장들을 통해서 채권회수율에 따라 채권을 차등 배정하기도 하는 등 소속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을 압박하였다. 피고의 각 팀장들은 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소속 팀원들을 대상으로 주말 출근이나 야간 근무를 요구하는 등 목표 실적을 달성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원고들은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수수료 차감, 새로이 배정될 채권의 감소, 위임계약 해지 내지 재계약 거절 등과 같은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조기출근, 야근, 연장업무, 토요일 근무 등 피고가 업무실적 향상을 위해 동참을 요구하는 각종 조치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보인다.

라)

피고는 각 지점의 지점장 내지 팀장을 통하여 소속 채권추심원들에게 관련 법령의 준수를 요청하거나 각종 공지사항이나 유의사항, 근무수칙, 교육내용 및 교육결과 등을 전달하고 그 준수를 요청하는 등 각종 업무상 지휘·감독을 실시하였다. 피고의 감사실은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이 수행한 각 지점의 채권추심업무, 민원관리업무 등에 대하여 감사를 하였으며, 원고들에게는 원활한 감사 수행을 위하여 협조할 의무가 있었다(이 사건 위임계약 제6조 제8항). 또 피고는 신용정보법,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 등의 준수를 위하여도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 수시로 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마)

피고 소속의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을 엄격히 적용받지 아니하였다고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의 적용 여부는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수 있어 이 요소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근로자성을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8두1566 판결 등 참조). 오히려 원고들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규율하여 시행하는 채권 배분기준, 수수료 지급기준, 지점변동 사항, 추심 방향, 지점 내 시책 운영방안, 지점 근무 형태 등 근로조건 내지 복무규율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지점 운영계획, 전화응대 요령 등에 따라 근로조건 내지 복무규율이 정해지기도 하였다.

바)

이 사건 위임계약서 제5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회사 차원의 공고, 팀별 회의, 업무 공지, 전산 메시지, 면접 과정 등을 통하여 출퇴근 시간 준수를 요구함으로써 8~9시경부터 18:00경까지를 원고들의 출퇴근 시간으로 사실상 운영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각 지점에서는 무단결근이나 지각을 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 담당 직원을 통한 경고를 하였고, 향후 채권 배정에 불이익을 주거나 계약해지 사유로 삼기도 하였다. 사전 보고 없는 지각, 무단결근에 대하여는 강력대처를 한다는 공지를 통하여 소속 채권추심원들의 근무 기강을 다지기도 하였다(피고가 제출한 을 제30, 31호증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원고들의 출근 시간이 8 내지 9시경으로 수렴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일부 채권추심원의 장기 출국을 일반화하여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

사)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의 각 지점에 소속되어 피고가 지정하고 제공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피고가 제공한 전산시스템에 신규 수임채권이나 활동내역, 기초 사항, 회수 현황 등을 등록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소속 채권추심원들에게 사무비품, 신분증, 전산아이디 등을 제공하여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게 하였고, 전화요금, 우편발송비용 등 각종 비용도 피고가 부담하였다.

아)

원고들은 사용자인 피고와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기간 만료 이후에도 반복적인 재계약이나 기간연장 합의를 통하여 7년 내지 15년 동안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종사하였으므로 업무의 계속성이 인정된다. 피고가 엄격히 원고들의 개인 사업이나 겸업을 금지하거나 제한하였다는 사정은 나타나 있지 않으나 소속 채권추심회사 이외의 자를 위하여 채권추심업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신용정보법 제27조 제4항, 제5항의 규정에 의하여 원고들은 사실상 피고에 전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의 실적 압박과 평가, 근로시간 지정과 지휘·감독, 야간·연장근무 요구 등에 의하여 사실상 2개 이상의 사업장에 동시에 근로를 제공하거나, 다른 작업을 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자)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 없이 본인의 채권회수액에 대한 일정률의 수수료를 매달 21일 정기적으로 지급받아 왔다. 다만, 이렇게 기본급 없이 실적급의 형태로 급여를 받는 것은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의한 것일 뿐이고, 이를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지니지 아니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채권 추심의 난이도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채권추심의 성공 여부가 오르지 우연에 따른 결과로 보기도 어렵다. 원고들이 각자의 성과에 따라 지급받는 수수료의 액수가 다소 변동될 수 있기는 하였지만, 이를 넘어 원고들 스스로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창출이나 손실 초래 등의 위험을 부담하지는 않았다.

3)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는 원고들이 근로자성의 인정 근거로 든 사정들이 민법상 위임관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위 사정들을 근거로 쉽게 근로자성을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한다. 민법 제682조 제1항, 제683조 등 위임계약 관계에 적용되는 민법의 규정이 근로계약 관계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근로자의 권리·의무가 되기도 하지만 당사자 사이의 대등성을 전제로 하는 위임계약과는 달리 근로계약의 경우 근로자가 사용자와의 사용·종속적인 관계에서 그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하므로 근로자성 판단에는 이러한 차이점이 본질적인 요소로 고려되어야 한다. 앞서 본 사정들 중 실적이 부진하거나 근무태도가 불량한 채권추심원에 대한 경고 내지 회수계획서 제출 요구, 피고가 일방적으로 정한 각종 근무수칙이나 복무규율의 준수 요구, 소속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일방적인 감사 실시와 같은 사정들은 당사자 사이의 대등한 관계를 전제로 하는 위임계약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사용·종속적 관계의 징표이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계약관계를 위임계약 관계로 보기는 어렵다.

나)

피고는 원고들이 제출한 피고의 지휘·감독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들에 원고들의 성명이 특정되어 있지 않거나 원고들을 대상으로 대화 내지 공지가 이루어졌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사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있어서는 아니 되는 자연과학적 증명은 아니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 검토하여 어떠한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고, 그 판정은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품지 않을 정도일 것을 필요로 하는 점(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업무지시 사실을 인정할 앞서 든 증거 중 원고들의 성명이 언급되거나 특정되지 않은 증거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위 각 증거들은 원고들이 근무하였던 지점에서 채권추심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지휘·감독 사실을 나타내고 있는 점, 해당 증거가 형성된 시기 즈음에 원고들도 피고의 해당 지점에서 근무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 원고들이 근무한 바 없는 지점의 운용실태가 원고들이 근무하던 각 지점에서도 동일하게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피고로서도 각 지점의 업무수행에 통일성을 기하기 위하여 각 지점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업무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거나, 업무지시를 하였을 개연성이 높으므로 관련된 증거들을 보조적으로 참고할 수는 있어 보이는 점, 피고의 각 지점들이 평가기준이나 그 활용, 업무지시 사항, 업무수행 절차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을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는 점, 피고의 다수 지점에서 동일·유사한 방식의 업무상 지휘·감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확인되는 점 등에 비추면,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에서 나타난 운용실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방식으로 업무지시 등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는 원고들로 하여금 피고가 제공한 아이디로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접속하여 업무를 하도록 하거나, PC 및 유선 전화기를 제공한 이유는 신용정보법,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 등의 규정에 따라 채권자 및 채무자의 인적사항과 신용정보를 채권추심의 목적 외로 시용하지 못하게 하고 해당 정보의 유출에 따른 민·형사상 분쟁을 예방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관련 법령이나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에 따르기 위한 것이라도 채권추심원들의 피고에 대한 종속적 근로를 드러내는 징표라고 볼 수 있다면 이를 근로자성 판단요소에서 배제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기준법과 신용정보법은 서로 규율 목적을 달리하므로 신용정보법에 의한 위임직 채권추심원이라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도 없다.

라)

피고는 2015. 7. 1.경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 표지를 제거하고 위 임직 채권추심원들이 독립사업자로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방향으로 광범위한 제도 개선조치를 시행하였으므로 적어도 위 일자 이후로는 원고들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부인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1)

을 제3,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2015. 7. 1. 채권추심원과의 위임계약서를 개정하였는데, 피고가 그 이전에 사용하고 있던 위임계약서(2009년에 개정된 것)와 2015. 7. 1. 개정된 채권추심위임계약서 중 이 사건 쟁점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별지2 기재와 같은 사실, 피고는 2014. 3. 13.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을 근로자로 오인할 수 있는 징표나 요인을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각 본부 및 부서에 ‘위임직 채권추심인 운용방안’에 관한 공문을 발송하고 전자게시판에 공지한 사실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특성상 다수의 법적 규제가 있고 피고는 2015. 7. 이후에도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관련 법령이나 가이드라인의 준수를 요청하고 있어, 이를 위한 지휘·감독이 수반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2015. 7. 이후에도 채권위임사로부터 전달받은 목표회수율에 피고 자체의 목표회수율을 더하여 이를 각 지점장, 팀장 등을 통해 소속 채권추심원들에게 공지하며 목표 달성을 독려하고, 일별·월별 실적집계표를 정기적으로 보고받았으며, 실적 부진자를 반복적으로 질책하고 그에 따른 차등배정 등의 불이익을 부과한 점,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은 여전히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피고가 제공한 전산시스템 등으로 업무를 수행하였고, 출·퇴근 시간도 고정적인 것으로 보이는 점, 기타 앞서 살핀 사용·종속관계임을 나타내는 사정들 중에는 2015. 7. 1. 이후에 이루어진 사정도 다수 존재하는 점 등에 비추면, 피고의 위와 같은 위임계약서 개정이나 ‘위임직 채권추심인 운용방안’의 제정에도 불구하고 위 일자 이후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 근로장소․근로시간의 구속 등이 실질적으로 변경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마)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다.

퇴직금 지급의무와 그 범위

1)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에게 1년 이상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이상, 피고로서도 원고들의 퇴직금 계산방법 등에 대하여 다투고 있지 아니하므로, 원고들의 퇴직금 지급액을 별지1 퇴직금 산정표상의 금액으로 그대로 인정한다.

2)

결국,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 퇴직금으로서 별지1 퇴직금 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금액 및 이에 대한 원고들의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경과한 같은 표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피고가 미지급 퇴직금의 전부나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이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4. 11.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원고들은 별지1 표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피고가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므로,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따라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유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