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들은 I의 부모이다.
I은 2016. 8. 14.부터 피고 D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에서 근무하였다.
I은 2023. 2. 16. 16:15경 피고 회사 ○○물류센터 2층 휴게실에서 쓰러져 같은 날 19:11경 사망하였다(이하 I을 '망인'이라 한다).
경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3. 10. 4. 망인의 상병인 '대동맥박리 파열'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판정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9, 14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들의 주장
피고 G은 망인보다 나이가 많은 선임 근로자로서 평소 망인의 사소한 언행을 지적하고, 편한 업무만 하려고 하는 등 망인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었다. 피고 G은 2023. 2. 14. 집에서 쉬고 있던 망인에게 자신의 자녀 부동산 계약과 전세대출과 관련하여 필요한 자료를 보내라고 하였고, 망인이 이에 불응하자 다른 동료들 앞에서 망인을 험담하였다. 망인은 2023. 2. 15. 피고 회사에 피고 G의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알렸고, 피고 회사는 2023. 2. 16. 망인 및 피고 G에 대한 면담을 실시한 다음 망인의 부서 이동을 결정하였고, 이에 망인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사망하였다.
피고 G의 위와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은 망인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 G은 이에 대한 망인 및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고, 피고 회사는 피고 사용자로서 피고 G과 공동하여 불법행위에 따른 위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 회사는 망인의 사용자로서 피고 G의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알고도 근로기준법 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따른 책임도 부담한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각 213,611,877원[= 188,661,877원(유족급여를 공제하고 망인의 과실 10%를 고려한 망인의 일실수입 327,323,755원 + 망인 위자료 50,000,000원) × 상속분 1/2 + 원고들 고유 위자료 2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5, 6, 8, 10, 11호증, 을가 제1 내지 12, 15, 18,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증인 L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앞서 인정한 사실과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G이 망인에게 한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거나, 피고 회사가 피고 G의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알고도 근로기준법 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 G은 1967년생이고, 망인은 1986년생이긴 하였으나 모두 사원 직급이었으므로, 피고 G이 망인에 대하여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망인에 대한 2023. 1. 26.자 면담일지에 따르면, 망인과 피고 G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 갈등이 직장 동료 사이에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 피고 G이 평소 망인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였기 때문에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 G은 2023. 2. 14. 집에서 쉬고 있던 망인에게 자신의 자녀 부동산 계약과 전세대출과 관련하여 필요한 자료를 보내라고 하였고, 망인이 이에 불응하자 다른 동료들에게 망인을 험담한 것으로 보이나, 위와 같은 행위를 바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그 전에 망인과 피고 G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피고 회사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L은 망인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은 다음 날인 2023. 2. 16. 망인 및 피고 G에 대한 면담을 실시하였고, 망인에게 부서 이동을 제안하였다. 이는 실무자인 L이 망인에게 제안한 것으로 반드시 망인의 의사에 반한다고 볼 수 없을뿐더러, L에게 망인의 부서 이동을 결정할 권한이 없었고 피고 회사가 망인의 부서 이동을 결정하지도 않았으므로, 피고 회사가 망인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였다거나 망인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L은 망인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고 근로기준법 및 피고 취업규칙 등이 정한 바에 따라 적절히 조치하고 있었다고 보이고, 피고 회사에 매뉴얼이 없어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으로 보아 그 관련성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으므로, 망인의 '대동맥박리 파열'이 업무상 질병으로 판정되었다고 하여 바로 피고 회사의 의무위반을 함께 인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피고 G의 직장 내 괴롭힘이나 피고 회사의 의무위반이 인정되더라도, 피고들이 위와 같은 사유로 망인에게 대동맥박리 파열이 발생하여 망인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종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