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H 주식회사(이하 '피고 금융회사'라 한다)는 자동차할부, 리스 및 대출상품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한 회사이고, 피고 I 주식회사(이하 '피고 보험회사'라 한다)는 보험대리점업 등을 목적으로 한 회사이다.
원고들은 아래 표 각 체결일에 피고 금융회사와 할부·리스 금융상품 영업 업무를 수행하기로 하는 위임계약을, 피고 보험회사와 보험상품 영업 업무를 수행하기로 하는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각 계약종료일까지 위임·위촉 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들
원고들은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에 종속되어 피고들의 지휘·감독 하에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이에 원고들은 전체 근무기간 소득(피고 금융회사가 미지급한 미사용 연차수당 포함)을 기준으로 한 평균임금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으로서 피고 금융회사에 대하여는 별지1 청구금액표의, 피고 보험회사에 대하여는 별지2 청구금액표의 각 '청구금액'란 기재와 같은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들
원고들은 피고들의 근로자가 아니라 피고들과 위임·위촉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에 불과하므로, 원고들이 피고들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퇴직금 지급청구는 받아들일수 없다.
판단
원고들이 피고들의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 형식에 구애받기보다는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 경제적·사회적인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앞서 본 증거, 갑 제12, 13, 17, 19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들 등(이른바 'F&I')은 피고 금융회사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할부·리스상품 영업 등 업무를 수행하던 중 피고 보험회사와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른 보험상품 영업·중개 업무도 함께 수행하게 되었는데, 그 위임·위촉계약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들 등은 피고 회사들이 할당한 수개의 J 주식회사(이하 'J'라 한다)가 직접 운영하는 지점 또는 판매 위탁 대리점을 거점(영업구역)으로, 거점 내 지점·대리점 자동차 판매원의 신차 구매 고객들에 대한 여신금융·보험상품 가입권유 독려, 피고 회사들의 업무용시스템(BMS, 인사이트)을 활용한 위 상품 영업 및 계약 중개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 회사들은 원고들 등의 인수율(특정 거점의 자동차 구매자 중 피고 회사들의 금융·보험상품에 가입한 구매자의 비율) 등 실적을 집계하였고, 인수율 월별 목표를 설정하였다. 피고 회사들은 원고들 등 중 일부에게 실적이 부진함을 통보하고 개선계획서 등을 징구하기도 하였으며, 필요한 경우 각 개인의 실적을 기준으로 거점을 재배치할 것임을 알리기도 하였다.
피고 회사들은 원고들 등에게 실적에 비례한 수수료를 지급하였고, 이에 더하여 피고 금융회사는 분기별로 실적에 따라 차등하여 자격수당을 지급하였다(원고들은 자격수당이 실적에 연동되지 않은 고정급여라 주장하나, 갑 제17호증에 따르면 자격수당은 대부분 원고들 등의 실적에 기초하여 산정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 등은 거점 내 지점·대리점을 순회하며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들 등이 지점·대리점에 시간외·휴일 근무 일정, 휴가 중 대체근무자 명단 등을 통보하였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들이 원고들 등(F&I)에게 업무의 주된 내용을 정하고 그 수행 장소(거점)를 배분하였으며 실적에 대한 목표를 정하고 달성 여부를 점검하기도 하였던 점, 원고들 등이 위임업무를 임의로 양도하거나 재위임할 수 없고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점 등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갑8 내지 11, 14, 16호증, 을 제2, 8호증의 각 기재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사정만으로는 원고들 등이 피고 회사들의 지휘·감독 하에 종속적인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원고들 등이 피고 금융회사와 체결한 업무위임계약 및 피고 보험회사와 체결한 업무위촉계약은 수임인에게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금융·보험업 종사자에게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준수의무(비밀유지 및 동종업계 겸직금지 등)만을 정하고 있을 뿐, 계약위반에 대한 제재조치로서 계약해지 또는 손해배상 외에 징계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지 않아 이를 취업규칙과 같은 성격의 계약이라 볼 수 없다(원고들이 자신들에게 적용된다고 주장하는 취업규칙인 피고 금융회사의 '영업전문직 운영예규'는 그 존재 및 실시 여부가 불분명하다).
원고들 등이 피고들과 체결한 업무위임·위촉계약은 위임 업무를 자동차 관련 금융 또는 보험 상품의 판매 및 이에 부수한 업무로 한정하고 있고, 실제로 원고들등이 계약상 범위 내의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그 범위를 넘어선 업무를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할당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갑 제8 내지 11호증에 따르면 피고들이 원고들 등에게 금융·보험 결합상품에 관한 영업·중개업무 및 거점 내 J업사원들에 대한 할부·리스모집인으로 등록, 광고대행 위수임계약서 징구, E-sign(피고 회사들 상품 판매를 위한 어플리케이션) 설치·교육 등의 업무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은 있으나, 그 내용은 원고들 등의 위임·위촉업무 수행에 필요한 사항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원고들에게 제재 등 불이익처분이 예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아 이를 구속력 있는 업무지시라 보기도 어렵다.
아래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들 등은 특정 지점·대리점들을 중심으로 외근을 하면서 업무수행 시간, 장소, 방법 등에 있어 상당한 재량을 누리고, 주된 비용 및 업무 성과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부담하였던 것으로 인정된다.
원고들 등이 J 지점·대리점들의 영업시간에 맞춰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원고들 등의 업무가 지점·대리점의 자동차 판매업무와 매우 긴밀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불과하고, 달리 피고들이 원고들 등에게 특정한 근무일 또는 시간을 준수하도록 근태를 지시·관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원고들 등은 배정받은 거점 내 지점·대리점 중 어느 곳에서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고, 피고가 원고들 등이 담당할 거점을 일방적으로 할당하였다거나, 원고들등에게 특정 지점·대리점에서 업무를 수행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원고들 등이 지점·대리점에서만 접속이 가능한 피고들의 업무용 내부시스템을 활용하여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들 등은 피고들이 배정한 거점 외에도 전국지점·대리점에서 위 내부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었고, 원고들 등의 모든 업무가 오로지위 내부시스템을 통해서만 수행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들 등은 피고들로부터 컴퓨터, 명함, 휴대전화 지원금(월 6만 원) 등을 제공받았으나, 외근에 소요되는 교통비, 유류비 등은 스스로 부담하였다.
원고들 등은 업무 성과가 저조할 경우 이에 따라 감소된 수수료를 지급받았을 뿐, 그 외에 피고들이 원고들 등의 실적 부진에 대해 징계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사실이 없다. 피고들이 2022년~2023년경 원고들의 실적을 기준으로 거점을 재배치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피고들이 J의 영업조직 변경으로 원고들 등 중 일부에 대한 거점 재배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원고들 등의 개인 실적'을 거점 재배치 대상자 선정의 객관적인 기준 중 하나로 삼은 것에 불과하고, 이를 실적 부진에 대한 불이익처분이라 보기는 어렵다.
피고들은 원고들 등에게 실적에 비례한 수수료 및 자격수당 외에 별도의 고정급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 하였다. 또한 원고들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원고들 등은 피고 금융회사와 피고 보험회사의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어 어느 한 회사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고, 금융·보험상품 영업과 무관한 별도의 영업을 겸업할 수도 있었다. 한편 원고들은 피고 금융회사가 피고 보험회사 설립 전부터 원고들 등에게 보험상품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고, 피고 보험회사 설립 이후 피고 보험회사와의 위촉계약 체결을 강제하였다고도 주장하나, 갑 제7호증(피고 보험회사의 2013년 사업소득세 원천징수영수증) 등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더라도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 등(F&I)이 피고들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들이 피고들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는 그 액수의 당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원(재판장) 이현지 박창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