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 A에게 13,508,571원, 원고 B, C에게 각 9,005,714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23. 2. 17.부터 2026. 4. 1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6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등의 지위
피고는 서울 금천구 F 소재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소유자로 위 건물 1층 및 지하 1층에서 G이라는 상호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피고는 2017. 11.중순경 이 사건 건물의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물품을 이송하는데 사용하는 용도로 화물용 리프트(이하 '이 사건 리프트'라 한다)를 설치하였다.
망 E(이하 '망인'이라고 한다)는 2020. 10. 8. 피고와 이 사건 건물 2층, 3층 전부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 자리에서 H라는 상호로 회사를 운영하여 왔다.3) 원고 A는 망인의 아내이고, 원고 B, C은 망인의 자녀들이다.
사고 발생 및 망인의 사망 등
망인은 2023. 2. 17. 13:34경 망인의 직원으로부터 이 사건 리프트가 오작동한다는 연락을 받고 이 사건 리프트에 들어가 이를 살피며 우측 안전문을 만지던 중 이 사건 리프트가 1층에서 지하 1층으로 추락하면서 이 사건 리프트의 철제프레임에 끼게 되었고, 왼쪽 대퇴골 골절, 대퇴부 절단, 왼쪽 대퇴부 정맥, 동맥 절단, 다발성 갈비뼈 골절 등의 외상을 입어 결국 이로 인한 외상성 혈액량감소 쇼크로 사망하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서울금천경찰서의 합동감식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리프트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고, 피고는 이 사건 리프트의 점유자이자 소유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피고는 민법 제758조의 공작물책임에 의하여 이 사건 사고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선택적으로, 피고가 임대차계약의 목적물인 이 사건 리프트를 보존, 관리할 임대차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위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책임의 인정
피고의 이 사건 리프트 점유 여부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 점유자라 함은 공작물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그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공작물을 보수·관리할 권한 및 책임이 있는 자를 말하는바(대법원 2000. 4. 21. 선고 2000다386 판결 참조), 위 기초사실 및 갑 제5,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리프트를 설치한 소유자로서 이 사건 건물 임차인들이 이 사건 리프트를 사용하도록 제공하였고, 이 사건 리프트가 오작동할 경우 외부 업체를 불러 이를 수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사건 리프트를 관리하여 왔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리프트의 점유자의 지위에 있다.
이 사건 리프트의 설치·보존상의 하자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시설이 관계 법령이 정한 시설기준 등에 부적합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사유는 공작물의 설치 · 보존상의 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다61615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2, 13호증, 을 제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리프트의 운반구가 안전문의 하부 경첩과 구속되어 리미트 스위치가 작동하지 아니함에 따라 체인이 계속 풀리면서 느슨해졌고 특히 좌측 안전문은 탈락되어 있었는바, 이러한 사정 자체만으로도 이 사건 리프트에 접근하는 사람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이 사건 리프트는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점, ② 이 사건 리프트의 점유자이자 소유자인 피고는 일응 위와 같은 위험상태를 제거할 책임이 있으며 위험상태가 해소될때까지 이 사건 리프트의 외부 셔터문을 잠그거나 전원을 차단하는 등 적절한 방호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점<2>, ③ 산업안전보건법 제83조 제1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위험기계·기구 안전인증 고시 [별표3] 제75호 가목 4)에 의하면, 산업용 리프트에는 로프 이완 감지장치<3>가 방호장치로서 설치되어야 하고, 같은 목 2)에 의하면 운반구가 불의의 낙하 시 자동으로 운반구의 하강을 기계적으로 제지하는 장치가 설치되어야 함에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위와 같은 방호장치들이 작동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사고 발생 전에도 이 사건 리프트에는 여러 차례 고장이 발생하였고, 2018. 7. 31.에는 이 사건 리프트가 지하 바닥으로 떨어지는 등 이 사건 사고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였음에도 또다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리프트에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존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인과관계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사고라 함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
존상의 하자만이 손해 발생의 원인이 되는 경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제3자의 행위 또는 피해자의 행위와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공동원인의 하나가 되는 이상, 그 손해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 것인바(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다10139 판결,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1501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리프트의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인정되는 이상, 비록 망인에게 일부 과실이 있더라도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리프트의 보존에 관한 하자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리프트의 점유자 겸 소유자로서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 대하여 민법 제758조에 따른 공작물책임을 원인으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책임의 제한
다만, 망인은 이 사건 리프트에 고장이 발생한 경우 그 관리주체인 피고 또는 전문 유지보수 업체에 연락하여 수리를 요청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스스로 수리하려 한 점, 그 과정에서 만일의 추락사고에 대비하여 안전장비를 착용하는 등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사람의 탑승이 금지되어 있는 이 사건 리프트 내부에 들어가 이를 수리하려다가 이 사건 사고에 이르게 된 점 등의 사정들을 고려하면 망인의 주의의무 위반 과실 역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 발생의 원인이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사정들을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참작하기로 하되, 이 사건 사고 경위 및 내용, 장소,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 및 형평의 원칙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의 책임을 4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장례비
갑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망인의 장례비로 8,800,000원이 소요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의 과실비율을 40%로 인정하므로, 과실상계 후 원고들의 재산상 손해액은 장례비 3,520,000원(= 8,800,000원 × 0.4)이 된다{원고들의 주장대로 망인의 장례비는 원고 A와 원고 B, C이 각 1.5 : 1 : 1의 비율로 부담한 것으로 보아 원고 A는 1,508,571원(= 3,520,000원 × 1.5/3.5,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원고 B, C은 각 1,005,714원(= 3,520,000원 × 1/3.5)의 각 손해배상채권을 가지는 것으로 계산한다}.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와 그 결과, 망인의 과실 정도, 망인의 나이, 가족관계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A에 대하여 12,000,000원, 자녀인 원고 B, C에 대하여 각 8,000,000원을 위자료로 정한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 A에게 13,508,571원(= 장례비 1,508,571원 + 위자료 12,000,000원), 원고 B, C에게 각 9,005,714원(= 장례비1,005,714원 + 위자료 8,000,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23. 2.17.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법원 판결선고일인 2026. 4.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공작물책임에 따른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이상 선택적 관계에 있는 임대차계약의 채무불이행책임에 따른 청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설령 피고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책임이 인정되더라도 공작물책임의 범위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한 사정들은 채무불이행책임의 범위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참작하여야 하는바, 그 범위는 앞서 인정한 공작물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의 범위를 초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액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각 돈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한다.
판사 김한성(재판장) 임수희 김춘수
각주1) 기계장치 등에서 동작이 일정한 한계 위치에 달하면 접점이 전환되는 안전장치로, 엘리베이터가 어떤 위치를 지나서 자동으로 정지할 때 사용하는 개폐장치이다.
각주2)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 이 사건 리프트의 이상상태를 알고서 이 사건 리프트를 폐쇄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15호증, 을 제3호증의 영상에 의하면 망인이 운영하는 H 직원이 이 사건 리프트 외부의 셔터문을 닫았을 뿐이고 이후 피고가 셔터문에 고장으로 인한 출입금지 표시를 하거나 자물쇠를 다는 등의 폐쇄조치를 한 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각주3) 권상용 와이어로프 또는 체인이 느슨해지거나 끊어지는 경우 동력을 자동적으로 차단하는 장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