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채권추심업무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매년 체결하고, 2015. 8. 5.부터 2021. 9. 3.까지 피고의 인천지점에서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서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 소속 정규임직원의 직급, 호칭을 대내외적으로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6호증, 을 제22호증의 2(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의 지점장, 팀장 등을 통하여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인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스스로의 판단과 재량에 따라 수임받은 업무를 처리하였을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가 근로관계의 징표로 주장하는 사항들은 피고와 같은 채권추심회사가 신용정보법 등의 관계법령 및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에서 규제된 내용들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들에 불과할 뿐 원고의 근로자성을 나타내는 징표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 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0다296819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에 대한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및 갑 제3 내지 6, 9 내지 11, 14, 15, 17호증, 갑 제18호증의 1 내지 6, 을 제6 내지 8, 13 내지 15, 17 내지 23, 25, 26, 28 내지 36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서인천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회신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계약의 체결경위와 내용
신용정보법은 2009. 4. 1. 법률 제9617호로 전부개정되면서 채권추심회사가 종래의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의 체결을 통하여 추심업무를 할 수 있도록 위임직 채권추심인 제도를 마련하였고 위 법률은 2009. 10. 2.부터 시행되었다. 이에 피고는 2014. 10. 31.경 피고 회사의 모든 지점장 및 팀장에게 위임직 채권추심인 등이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이를 유념하여 운영하라는 공문을 보내고, 2014. 10.부터 위임직 채권추심인과 체결하는 위임계약서 양식을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의 본지에 더욱 부합하는 내용으로 변경하였다(을 제22호증의 1은 피고가 2014. 10. 이전에 마련한 위촉계약서 양식이고, 을 제22호증의 2는 그 이후에 마련한 위임계약서 양식이다).
원고는 위와 같이 위임계약서 양식을 변경한 후인 2015. 8. 5.부터 피고와 ‘채권추심업무 위임계약서’(을 제22호증의 2의 양식을 이용하였고, 을 제6호증은 2016. 8. 5. 이후에 체결한 같은 양식의 계약서이다)를 작성하고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 근무하였으며, 위 위임계약서에 따르면 원고의 신분은 ‘독립사업자’이다(제2조 제1항).
이 사건 위임계약서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전제로 원고에 대하여 취업규칙이나 상벌규정 등을 적용하지 아니하며 근로기준법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제3조)하는 한편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수수료의 환수가 가능하고, 신용정보법,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이하 ‘채권추심법’이라 한다) 등 관련법규에서 정한 바를 제외하면 업무수행에 있어서 시간적․장소적 제약을 받지 않고 겸업도 가능한 것(제6, 7, 9조)으로 정하고 있다.
수수료 지급, 비용 보전 및 세금 부과 등
피고는 피고의 위임직 성과수수료 지급기준에 따라 원고에게 근속기간이나 업무내용과 관계없이 채권의 수임 및 회수 실적에 따라 일정 비율의 수수료만을 지급하였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한 바 없다{한편 원고가 제출한 성과수수료내역(갑 제12호증)이나 지점운영현황 및 계획(갑 제13호증)은 원고가 피고의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 근무하기 전에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 수수료 자체는 상한과 하한 없이 지급되었고, 실제로 원고는 피고의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 근무하는 동안 수수료를 최소 464,500원(2016. 3.분) 받은 달이 있는가 하면 최대 17,914,120원(2019. 2.분) 받은 달도 있다. 이와 같은 편차를 고려하면 원고가 지급받은 월별 수수료가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을 지닌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에게 사무실 자리를 배정하고 각종 비품 등을 제공해 주었으나, 이는 모두 위임계약관계에서도 가능한 일이다(민법 제687조, 제688조 참조). 또한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이하 ‘채권추심 가이드라인’이라 한다) 제27조 제7항에 의하면 피고는 채무자에게 독촉장, 협조문 등 서면으로 변제를 촉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는 경우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제작하는 서식, 문구 등을 사용하여야 하고, 위임직 채권추심인이 임의로 서식, 문구 등을 수정하여 개별적으로 발송하지 아니하도록 내부통제 체제를 운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자로 한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에 가입된 바 없다.
업무지시 및 근태관리 등
피고는 원고에게 추심할 채권들을 배정하였을 뿐 그 배정된 채권들 중 어느 채권을 먼저 추심할 것인지, 구체적인 추심방법은 어떻게 할지 등의 업무수행방법은 모두 원고 스스로 결정하였다. 원고는 채권자와 소통한 내용, 채무자 기본 정보, 채권 추심 계획 등이 포함된 ‘추심 활동 표준 체크리스트’를 작성하였으나, 이는 위임계약에서 수임인이 부담하는 보고의무(민법 제683조)에 따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피고가 원고에게 위 체크리스트의 작성 및 제출을 강제하였다거나, 이를 원고에 대한 관리․감독 수단으로 사용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피고가 원고로 하여금 제3자를 통해 채권추심업무를 대행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신용정보법 제27조의2, 채권추심 가이드라인 제23조 제3항에서 금융회사가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은 채권추심회사 외의 기관 및 개인에게 채권추심업무를 위임할 수 없도록 규정하여 위임직 채권추심인의 제3자를 통한 대행업무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사건 위임계약 제9조는 관련 법규에서 겸업을 제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원고가 본 계약상 위임 업무 이외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피고가 원고로 하여금 개인별로 등록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피고의 채권관리 전산시스템에 접속한 후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신용정보법에서 정한 신용정보전산시스템에 대한 제3자의 불법적 접근을 방지하고(제19조), 타인의 신용정보 등의 업무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며(제42조), 이를 위반할 경우의 민․형사상 책임 발생<1>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
피고는 그 소속 지점장이나 팀장 등을 통하여 원고에게 사무실 내 게시판이나 사내문서시스템을 통하여 영업 세미나, 지점전체모임 등에 관한 피고의 공지사항을 전달하거나, 원고가 속한 피고의 인천지점에서 채권추심인들을 대상으로 체육대회를 개최한 바 있으나, 이는 위임계약관계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세미나 등의 참석을 강제하였다거나 참석하지 않았다고 하여 불이익을 주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 더욱이 피고는 위임직 채권추심인이 신용정보법령 위반행위를 하더라도 직접 징계처분을 할 수 없고 금융감독원에서 직접 제재의 종류, 정도를 정하여 부과하고 있다.
피고가 원고와 같은 위임직 채권추심인에게 피고 회사의 배지를 패용하게 하고 와이셔츠 등의 복장을 착용하도록 권유한 것도 고객과 대면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일반적으로 갖추어야 할 될 기본적인 사항을 정한 것에 불과하고, 채권추심 가이드라인 제27조 제5항에서도 위임직 채권추심원 등이 방문시 종사원증 등 신분증을 제시하여야 하고 언행과 복장 등에 관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 밖에 원고가 피고의 업무지시나 출퇴근을 포함한 근태관리에 관한 자료로 제출한 증거들(갑 제7, 8호증)은 그 작성 시기가 불분명하거나 원고가 피고의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 근무하기 훨씬 전에 작성된 것으로서, 위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으로 볼만한 업무지시 또는 근태관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실적 관리, 교육 등
피고가 원고로 하여금 채권회수 실적 등을 피고의 채권관리 전산시스템에 입력하게 하였으나, 이는 피고가 위임인으로서 위임사무처리의 처리상황을 최소한으로나마 파악하기 위한 것이거나(민법 제683조 참조) 신용정보법 및 채권추심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즉 신용정보법 제19조 제1항은 신용정보전산시스템에 대한 제3자의 불법적 접근 등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물리적․관리적 보안대책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20조 제2항은 채권추심업무 관련 처리내용 등을 기록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채권추심 가이드라인 제29조 제1항<2> 등에서도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더욱이 개인금융채권의 관리 및 개인금융채무자의 보호에 관한 법률 제42조 제8항은 채권추심회사가 위임직 채권추심인이 관련 법령을 위반하였을 경우 채권추심회사의 직원으로 간주하며 다만 채권추심회사가 신용정보법 제27조 제9항에 따른 관리책임의 이행에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채권추심회사의 직원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가 원고를 비롯한 위임직 채권추심인들의 월별 매출현황, 방치율 등의 실적을 관리하고 이를 피고 회사 게시판을 통해 공지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가 채권추심인들의 실적을 내부적으로 취합하여 관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실적을 바탕으로 원고를 평가하여 원고에 대한 처우에 반영하였다고 볼 근거가 없다. 피고는 위임인으로서 수임인인 원고의 실적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의 실적을 관리하는 것이 종속적인 근로계약관계에서만 가능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원고를 대상으로 주기적인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신용관리사 자격증 시험 신청자 명단을 게시하였다. 하지만 채권추심 가이드라인에서 채권추심회사로 하여금 채권추심업무와 관련하여 불법․부당행위나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기준을 마련․시행할 것을 권고(제8조)하고 임직원 등으로 하여금 채권추심과 관련된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거나 신용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는 등 임직원 등의 자질향상을 위하여 노력(제11조)<3>하도록 정하고 있고, 피고의 위와 같은 조치는 이에 근거한 것으로 불가피한 조치로 보이는 점, 원고가 위 직무교육에 불참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로부터 불이익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위와 같은 직무교육을 통하여 원고의 업무수행을 지휘․감독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소결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퇴직금의 산정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채(재판장) 허일승 송승우
각주1) 채권추심인들의 불법적인 채권추심이나 신용정보법 위반행위가 발생하면 피고 역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외에 신용정보법이나 채권추심법 등에 따른 벌칙, 과태료, 금융위원회 등 감독기관의 조치명령 등의 대상이 된다(채권추심법 제14, 15조, 신용정보법 제43조 등).
각주2) 제29조(채권추심 사후관리) ① 금융회사등은 채권추심과정에서 발생하는 채무자에 대한 소재파악 및 재산조사, 추심업무 착수 전 안내사항통지, 채권에 대한 변제 요구, 변제금 수령 등 일체의 추심활동이 전산으로 기록․관리 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각주3) 제8조(추심 관련 내부 통제) ② 금융회사등은 금융회사등임직원이 관련 법규 등을 준수하도록 지도하여야 한다. ③ 금융회사등은 금융회사등임직원에 대한 내부통제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어야 하며, 금융회사등임직원이 채권추심 과정에서 관련법규 또는 내규를 위반하는 경우 제재 등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제11조(금융회사등임직원의 관리 및 교육) ① 금융회사등은 금융회사등임직원으로 하여금 채권추심과 관련된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거나 신용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는 등 금융회사등임직원의 자질향상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⑤ 채권추심회사는 채권추심업 종사자를 채용(등록)하는 경우, 관련 법규 및 이 가이드라인 내용에 대하여 교육을 실시하여야 하며, 정기(반기 1회) 또는 수시로 기존 채권추심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민원예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채권추심회사는 필요 시 소속 협회를 통하여 통합하여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