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B, 피고인 C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 B을 징역 8월에, 피고인 C을 징역 6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각 2년간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 중 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취득및보상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B
피고인은 적법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C(사실오인, 법리오해)
이 사건 공소사실 제3의 가.항의 경우 서울특별시가 원심 판시 사찰(이하 '이 사건 사찰'이라 한다)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한 것이 아니고 여전히 재단법인 E(이하 'E'이라 한다)이 이 사건 사찰 건물의 소유권과 관리권을 갖고 있으므로 피해자 서울특별시에 대한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 설령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하더라도, 피고인은 이 사건 사찰 및 이에 소속된 불교성물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원심 판시 종무소(이하 '이 사건 종무소'라 한다)에 출입하였을 뿐이므로 관념적 점유·관리권자였던양천구청의 점유관리권을 배제하고 주거의 평온을 해할 고의가 전혀 없었다.
이 사건 공소사실 제3의 나.항 및 다.항의 경우 이미 확정된 민사판결에서 피고인이 2021. 5. 7. 무렵부터 이 사건 사찰 건물에서 퇴거하여 더 이상 점유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인정되었고, 위와 달리 피고인의 점유를 인정할만한 사정이 없으며, 사찰에 속한 불상 등 유체동산을 관리·운영할 권한은 과반수 지분권자인 E에 있어 소수지분권자인 피고인이 위 유체동산을 실제로 이전할 법리적 방안이 없었으므로 불능범에 해당하여 범죄성립이 불가능하다.
피고인 B의 항소에 대한 판단 및 직권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항소를 제기하면서 항소장에 항소이유를 적지 않았고, 2024. 10. 11. 이 법원으로부터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받고도 그날부터 20일안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원심판결에 다음과 같은 직권조사사유, 즉 이 사건 공소사실 제2의 나.항에 관하여 피고인의 "싸움을 말렸다(공판기록 151면)"는 주장을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주장으로 선해할 수 있음에도 원심판결에서 이에 대한 판단을 누락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건조물에 침입하려는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해석될 뿐이고 원심이 "피고인 B 본인 내심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건조물의 평온을 해한 이상 건조물침입죄의 성립 또한 당연하다"며 위 주장을 배척하고 있는 이상 판단누락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이 사건 공소사실 제2의 다.항에 관한 원심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적용 착오의 위법이 있고, 이에 따라 파기를 면할 수 없게 되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 제43조는 '토지소유자' 및 '관계인' 혹은 '토지소유자나 관계인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자로서 수용하거나 사용할 토지나 그 토지에 있는 물건에 관한 권리를 가진 자'가그 토지나 물건을 사업시행자에게 인도하거나 이전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때 '토지소유자'란 공익사업에 필요한 토지의 소유자를 말하고(토지보상법 제2조 제4호), '관계인'이란 사업시행자가 취득하거나 사용할 토지에 관하여 지상권 · 지역권 · 전세권 · 저당권· 사용대차 또는 임대차에 따른 권리 또는 그 밖에 토지에 관한 소유권 외의 권리를 가진 자나 그 토지에 있는 물건에 관하여 소유권이나 그 밖의 권리를 가진 자를 말한다(토지보상법 제2조 제5호). '토지소유자 및 관계인'의 정의 및 공익사업의 효율적인 수행을 통하여 공공복리의 증진과 재산권의 적정한 보호를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위 규정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토지소유자나 관계인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자로서 수용하거나 사용할 토지나 그 토지에 있는 물건에 관한 권리를 가진 자'란 '토지소유자 및 관계인'의 정의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더라도 수용대상 토지나 물건에 대하여 일정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자를 포괄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사찰 부지 및 건물 등의 소유자는 E 또는 C(건물 지분권자)이고, 피고인은 E으로부터 이 사건 사찰의 부주지 및 주지 직무대행으로 임명된 자로서 E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서울행정법원 2024. 4. 19. 선고 2023구합59186 판결]. 그렇다면 근로자에 불과한 피고인은 이 사건 사찰 부지 등의 소유자 내지 관계인 혹은 그에 관한 권리를 가진 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토지보상법 제43조에 따른 의무부담 주체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제2의 다.항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법령적용 착오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 C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건조물침입의 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및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E과 이 사건 사찰 건물의 지분권을 두고 법적 분쟁을 하고 있었던 점, ② E이 경비로 고용한 M가 이 사건 종무소를 관리하며 자물쇠를 채워두거나, 서울특별시 양천구청장이 이 사건 사찰 관리를 위한 통제 펜스를 설치하는 등 출입을 제한할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피고인은 성명불상자들과 함께 임의로 들어가 침입한 점, ③ 피고인은 지분권에 대한 법적 분쟁을 염두에 두고 이 사건 종무소에 침입한 것으로 보이고, 설령 피고인의 주장대로 불교성물 및 추모물품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출입하였다고 할지라도 이는 피고인 본인 내심의 의사에 불과하며, 건조물의 평온을 해한 이상 건조물침입죄가 당연히 성립하는 점, ④ 이 사건 종무소가 서울특별시가 아닌 E의 소유라고 할지라도, 위와 같이 E이 출입을 제한할 의사를 표하였고 피고인을 상대로 이 사건 사찰에 출입하거나 이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하는 업무방해금지등가처분을 신청하여 그 가처분 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피고인에게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함은 변함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건조물침입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은 정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2022. 4. 15.경부터 2022. 10. 12.경까지의 토지보상법위반의 점 및 공유재산및물품관리법(이하 '공유재산법'이라 한다)위반의 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종무소를 2022. 4. 15.경부터 2022. 10.12.경까지 점유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위 기간 동안 이 사건 사찰 건물을 사용·수익하였다거나(공유재산법위반의 점), 이 사건 사찰 건물에서 퇴거하지 않음으로써 이전 또는 인도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토지보상법위반의 점) 볼 수 없고,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3. 6. 23. 선고 2022나67331 판결(2023. 7. 11. 확정)과 같은 법원 2023. 10. 12. 선고 2022가단285381 판결은 피고인이 이 사건 사찰에 출입하거나 이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하는 2021. 5. 17. 자 업무방해금지등가처분 결정을 고지받은 무렵 위 사찰에서 퇴거하였고, 그 이후 위 가처분 결정의 취지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형사재판에 있어서 관련된 민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력한 인정자료가 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아도 피고인이 2022. 4. 15.경부터 2022. 10. 12.경까지 이 사건 종무소를 점유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2022. 12. 20.경부터 2023. 1. 7.경까지 공유재산법위반의 점
형사재판에 있어서 관련된 민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력한 인정자료가 된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그 민사판결의 확정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도19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22. 12. 20.경부터 2023. 1. 7.경까지 이 사건 종무소를 점유하여 사용·수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앞서 제3의 나. (1)항에서 확인하였듯 관련 민사판결은 피고인이 2021. 5. 17. 무렵 이후 이 사건 사찰에서 퇴거하여 재차 출입하거나 이를 사용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① 피고인은 원심 법정에서 이 부분 범죄사실에 대하여 모두 자백하였고, 그 자백진술의 임의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달리 보이지 않는 점, ② 서울특별시양천구청장이 피고인이 2022. 12. 20. 이 사건 종무소 건물에 들어가 2023. 1. 7.까지 상주하였다는 내용으로 경찰에 신고한 점, ③ B이 2023. 1. 7. 피고인이 상주하던 이 사건 종무소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피고인 측 사람들과 실랑이를 벌이자 경찰이 출동하였고, 피고인 측의 철수로 실랑이가 일단락된 점, ④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 "2022. 12. 20.부터 2023. 1. 7.까지 H 종무소 건물에서 생활한 것을 인정하나요."라는 경찰의 질문에 "왔다 갔다 했습니다."라고 답변한 점(증거기록 3권 248면) 등을 종합하면, 관련 민사판결의 인정사실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2022. 12. 20.경부터 2023. 1.7.경까지 이 사건 종무소를 점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022. 12. 20.경부터 2023. 1. 7.경까지 토지보상법위반의 점
관련 법리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가 사업시행에 방해가 되는 지장물에 관하여 토지보상법 제75조 제1항 단서 제2호에 따라 물건의 가격으로 보상한 경우, 사업시행자가 당해 물건을 취득하는 제3호와 달리 협의 또는 수용에 의한 취득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이상 사업시행자가 그 보상만으로 당해 물건의 소유권까지 취득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지장물의 소유자가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33조 제4항 단서에 따라 스스로의 비용으로 철거하겠다고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시행자는 자신의 비용으로 이를 제거할 수 있고, 지장물의 소유자는 사업시행자의 지장물 제거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건의 가치 상실을 수인하여야 할 지위에 있다. 따라서 사업시행자가 지장물에 관하여 토지보상법 제75조 단서 제2호에 따라 지장물의 가격으로 보상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장물의 소유자는 사업시행자에게 지장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22다242342 판결 참조). 사업시행자가 토지보상법 제75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수목의 가격으로 보상하였으나 그 수목을 협의 또는 수용에 의하여 취득하지 않은 경우, 수목의 소유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토지보상법 제43조에 의한 지장물의 이전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사업시행자는 수목의 소유자에게 수목의 이전 또는 벌채를 요구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4도15607 판결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① 피고인이 이 사건 사찰 건물에서 퇴거하지 않음으로써 토지보상법 제43조에 따른 의무를 다하지 않았음을 인정할 수 있는 반면, ② 피고인에게 원심 판시 불상 등 83건의 물건(이하 '이 사건 물건'이라 한다)을 이전할 의무가 있다거나 토지보상법 제43조에 따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
서울특별시 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2022. 2. 25. 이 사건 사찰 대지를 수용하고 그 대지에 정착한 건물, 불상 등 물건을 이전하게 하는 재결(이하 '이 사건 재결'이라 한다)을 하면서 수용개시일을 2022. 4. 15., 손실보상금을 9,860,890,300원으로 정하였고, 서울특별시 양천구청장은 2022. 4. 15.까지 이 사건 재결 보상금을 전액 공탁하였다.
서울특별시 양천구청장은 2022. 5. 4., 2022. 5. 23., 2022. 6. 15., 2022. 7.12., 2022. 8. 1.까지 5차례에 걸쳐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찰 건물에서 퇴거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거나, 이 사건 사찰 건물에 자물쇠를 걸어두고, 피고인이 이 사건 종무소에서 상주하고 있음을 경찰에 신고하는 등 사찰 건물에서 퇴거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퇴거요구에 불응하여 202. 12. 20.경부터 2023. 1.7.경까지의 기간 동안 이 사건 사찰 건물을 점유하였는바, 이는 토지보상법 제43조에 따른 인도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위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찰 건물에 대하여 토지보상법 75조 제1항 단서 제1호 또는 제2호에 의한 가격 보상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설령 위 조항 본문에 의한 이전비 보상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이전의무를 방기한 것에 해당한다).
피고인은 이 사건 사찰 건물의 소수지분권자이므로 독자적으로 관리할 권한이 없다고 변소하나, 피고인이 이 사건 사찰 건물을 점유하며 퇴거하지 않은 사실만으로 토지보상법 제43조에 따른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 주장을 받아들일수 없다.
한편 이 사건 물건의 경우, 토지보상법 제75조 제1항 단서 제1호 또는 제2호에 따라 해당 물건의 가격으로 보상 지급되었을 경우 사업시행자가 자신의 비용으로 직접 이 사건 물건을 철거하여야 할 뿐 피고인에게 위 물건의 이전을 요구할 수 없다. 그런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사업시행자가 이 사건 물건에 대하여 이를 이전비로 보상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위 물건에 대하여는 이를 토지보상법 제75조 제1항 단서 제1호 또는 제2호에 따라 물건의 가격으로 보상하였을 개연성이 많아 보이는바, 이 경우 피고인에게 위 물건의 이전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따라서 섣불리 피고인을 유죄로 단정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B에 대한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고, 피고인 C의 공유재산법위반의 점 및 토지보상법위반의 점에 대한 주장은 일부 이유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B, C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