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86,860,680원과 이에 대하여 2024. 5. 15.부터 2025. 9. 9.까지는 연 6%, 그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다툼 없는 사실
피고는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무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며, 원고는 피고와의 사이에 채권추심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2014. 6. 2.부터 2024. 4. 30.까지 피고의 중앙전략 지점에서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였다.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계약의 형식에 불구하고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퇴직 전 3개월간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하나, 원고의 퇴직 전 3개월간의 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퇴직 전 1년간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하고, 이와 같이 산정된 금액은 청구취지와 같다.
피고
원고는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동시에 부제소 합의를 하였으므로 원고의 소제기는 부적법하다.
원고는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
원고에 대해 2022년 3월까지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2022. 4.1.부터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 단절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므로 원고는 2022년 4월 이후의 퇴직금을 구할 수 없다.
원고의 퇴직금은 퇴직전 3개월 간의 1일 평균임금에 따라 산정하여야 하고, 이러한 원칙 적용을 배제할 특별한 사정이 없다.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연 20%의 이율이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본안전 항변(부제소 특약 주장)에 대한 판단
을 제2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2023. 12. 27.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서약서에 서명하여 이를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본인은 소득세법상 사업소득세 납부의 대상이 되는 개인사업자로서 어떠한 형태로든 귀사와 근로관계의 성립을 원치 않으며, 앞
으로 본인이근로기준법 기타 노동관계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귀사에게 어떠한 민 · 형사상 청구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합니다.
을 제2호증의 일부
위와 같은 서약서는 부제소 특약으로 볼 수 있으나,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에 관하여 사전에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이고(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므로 위 부 제소 특약은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012. 6. 14. 선고 2012다20048 판결, 2021. 2. 25. 선고 2020도17654 판결 등 참조).
판 단
갑 제2 내지 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에 의하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이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피고는 본사 산하에 지역별, 채권별로 본부와 지점을 두고 있고, 각 지점은 채권추심원으로 구성된 몇 개의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피고는 근로자인 지점장 등을 통하여 채권추심원들의 업무를 지시하거나 보고 받았다.
피고는 지점장 등을 통하여 채권추심원의 목표 회수금액을 지정하고 이를 달성할 것을 독려하였다. 지점장은 개별 채권추심원의 목표달성율, 지점 내 순위 등을 파악하였고, 피고 본사는 채권추심원의 회수금액, 목표달성율 등을 각 지점으로부터 보고받아 관리하였다.
피고는 회수 실적이 부진한 경우 그 사유를 보고 받고, 회수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불이익을 주었다.
원고와 같은 채권추심원들은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 내 좌석에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사무실, 사무집기, 비품 등을 제공하였고, 전화요금, 우편발송요금, 각종 서류 발급 비용 등을 일정 범위 내에서 보전해주었다.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할 수 없었고, 다른 채권추심업체에서 근무할 수 없었다.
원고는 2014. 6. 2.부터 2024. 4. 30.까지의 기간 동안 계속하여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였고,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를 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원고의 소득은 월별로 편차가 다소 있으나, 이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따른 것 으로 보이고, 원고는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위 돈을 지급받은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고 보이므로, 이를 근거로 근로자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 피고는 원고에 대한 업무 감독은 신용정보법이나 금융감독원의 지침에 근거한 것이거나 위임계약에 기하여도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과 신용정보법은 규율 목적을 달리하고, 금융감독원 지침에 따르기 위한 것이라거나 위임관계에서도 가능한 것이라도 종속적 관계의 징표로 파악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근로자성 판단에서 배제할 이유가 없다.
피고는 2022. 4. 1.부터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 단절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하나,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 필요성 등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의 본질이 바뀌었다고 볼 사정이 없는 이상 근로관계로 보일 수 있는 외양을 제거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하여 근로자성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평균임금 산정 대상기간
관련 법리
퇴직금 제도는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을 종전과 같이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퇴직금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 퇴직 전 3개월간의 임금이 특별한 사유로 인하여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을 경우에는 3개월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1995. 2. 28. 선고 94다8631 판결,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판 단
원고가 퇴직 전 1년간 수령한 급여의 총 합계금은 125,421,280원(= 2023년 6월분 9,176,360원, 7월분 12,521,240원, 8월분 11,434,560원, 9월분 14,404,560원, 10월분 10,194,040원, 11월분 9,498,600원, 12월분 13,314,100원, 2024년 1월분 8,455,360원, 2월분 10,155,560원, 3월분 9,385,860원, 4월분 8,575,000원, 5월분 8,306,040원)인데, 금액 변동의 추이에 비추어 볼 때 퇴직 전 3개월간의 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은 경우라고 볼 수 없고, 금액이 변동하게 된 특별한 사정에 대해서도 증명이 없으므로, 원칙대로 퇴직전 3개월간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 퇴직전 1년간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의 지급의무액
피고가 지급해야 할 원고에 대한 퇴직금은 다음과 같은 계산근거에 따라 86,860,680원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86,860,680원과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4. 5. 15.부터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의 판결선고일까지는 상법에 의한 연 6%, 그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 의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청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일부 인용한다.
판사 김동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