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1>
피고인은 서울 영등포구 B, 6층에 있는 주식회사 C의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일반음식점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3. 1. 16.부터 2024. 1. 15.까지 근로 한 D에 대하여, 위 사업장에서 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는 E에게 2023. 10.경부터 2023.12.경까지 '위 D의 업무 태도가 좋지 않으니 거취 문제를 해결하라'라는 취지로 말하여 암묵적으로 위 D의 해고를 지시하고, 위 E는 2024. 1. 11.경부터 같은 달 13.경까지 위 D에게 '1. 15.까지 일하고 그만두라"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사전예고 없이 위 D을 즉시 해고하면서 30일분의 통상임금 3,167,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주장의 요지
피고인 및 변호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최초의 공소사실은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 발생일이 언제인지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하여 위법하고, 제2차 공소장변경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벗어나 위법하다.
설령 공소사실이 특정되었고 제2차 공소장변경이 적법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E에게 D의 해고를 지시하지 않았고 D이 해고된 사실도 알지 못하였으므로 해고예고수당을 미지급한 사실이 없다.
판단
공소사실 불특정 및 위법한 공소장변경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데(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이처럼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 주기 위한 데에 있으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법의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고,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그 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8. 26. 선고 2010도4671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고',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위 규정의 취지는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이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 법원은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8도11711 판결 등 참조).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그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그대로 유지되고,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할 때에는 그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1999. 5. 14. 선고 98도1438 판결 등 참조).
판단
먼저 위 법리에 비추어 최초의 공소사실이 위법한지 살피건대, 이 사건 최초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서울 영등포구 B, 6층에 있는 주식회사 C의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일반음식점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 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3. 1. 16.부터 2024. 1. 13.까지 근로한 D에 대해 30일 전에 해고를 예고하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 3,167,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으로, 근로자의 근로 종료일이 명시적으로 특정되어 있는 이상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 발생일을 별도로 명시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음으로 위 법리에 비추어 제2차 공소장변경이 위법한지 살피건대, 최초의 공소사실은 위 기재와 같고, 이는 제1차 공소장변경에 의해 "피의자는 서울 영등포구 B,6층에 있는 주식회사 C의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일반음식점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의자는 위 사업장에서 2023. 1. 16.부터 2024. 1. 13.까지 근로한 D에 대하여, 위 사업장의 지배인 E가 2024. 1. 13.경 위 D에게 '1. 15.까지 일하고 그만두라'는 취지로 말함으로써, 사전예고 없이 즉시 해고하면서 30일분의 통상임금 3,167,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으로 변경되었으며, 이는 다시 제2차 공소장변경에 의해 이 판결 이유 제1항 기재 공소사실로 변경되었는바, 최초의 공소사실 및 제1, 2차 공소장변경에 의해 변경된 공소사실은 모두 사업주인 피고인이 근로자 D을 해고하고도 해고예고수당을 미지급하였다는 점에서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고, 다만 공소장변경에 의해 해고사실을 보다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이 자신은 그 무렵 D과 대화를 나눈 적이 전혀 없고 E가 D과 근태를 의논하였다는 취지로 방어권을 행사함에 따라 이를 반영하여 공소장변경이 이루어진 측면이 있다. 따라서 제2차 공소장변경은 적법하므로,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무죄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 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근로기준법제27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우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3도2318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D은 2024. 2. 15.까지 근무하고자 하였으나 피고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의 중간 관리자인 E가 2024. 1. 15.까지 일하고 그만 두라고 하여 D은 이를 해고로 받아들이고 2024. 1. 15. 무렵부터 출근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되는바, 이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한 근로관계 종료로써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E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직원들의 근태 관리를 해온 것으로 보이는데, E는 피고인과 상의 없이 임의로 D에게 2024. 1. 15.까지 일하고 그만두라고 말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후 D이 출근하지 않자 피고인은 D이 무단결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는 것이고, 피고인이 E에게 D에 대해 묻자 E가 'D이 사직하였다'는 취지로 대답하여 피고인은 D이 스스로 사직한 것으로 여기고 있었던 점, ③ E는 근로관계 종료 시점에 관하여 D과 의견이 불일치하여 상호 합의 하에 D이 퇴사한 것으로 여기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D을 해고하였다고 인식하고 있지는 않았던 점, ④ D은 2024. 1. 19. 고용노동청에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이후 피고인은 2024. 1. 25. 사업주로서 피진정인 조사를 받으면서 D이 스스로 사직한 것이 아니라 해고에 해당할 여지가 있음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명시적인 해고 의사표시가 부존재하는 경우 근로관계 종료의 법적성질이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고도의 법적 판단을 요하고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 의한 법적 판단에 의해 확정될 필요가 있는 점, ⑥ 피고인 측이 D의 근로관계 종료에 관하여 해고 해당성 여부를 다투고있는 것은 정당한 방어권 행사의 일환으로 보이고 단지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를 면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D이 일방적으로 사직한 것으로 알고 있었고 해고 사실에 관하여 미필적 인식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판결에 의해 해고 해당성에 관하여 법적 판단이 내려지기까지 피고인에게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 위반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효은
각주1) 제2차 공소장변경에 의해 확정된 공소사실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