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10. 17. 선고 2025나52204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통신장비의 개발 및 제조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2020. 8. 3. 원고와 계약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세금계산서 발행, 부가가치세 신고, 자금 및 매입·매출 관리 등 원고의 재무·회계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의 임직원과 사이에 직장 내 괴롭힘 등의 문제로 마찰을 빚게 되자 2022. 4. 4. 원고에게 퇴사 의사를 밝히고, 2022. 4. 7. 원고의 실질적 대표인 D 등과 회의를 진행하였는데, 위 회의 진행 도중 회의 참석자들과의 갈등이 격해지자 사직서를 제출한 채 그대로 퇴사하였다.

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관악지청장은 2022. 8.경 D이 위 나.항 기재 일시에 원고를 상대로 언성을 높이며 책상을 두드리고 서류를 책상에 뿌리는 행동을 하는 등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정신적 고통을 준 것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D에 대해 과태료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의 재무·회계 업무를 총괄하던 사람이었는데 2022. 4. 7. 일방적으로 퇴사하여 업무를 인계하지 아니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는 피고의 일방적 퇴사로 인한 회계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외부업체에 600만 원의 용역비를 지출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으로서 원고에게 6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3, 5, 8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업무 인수인계 등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여 원고 주장과 같은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고용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으로서 민법 제660조 제1항에 의하여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 해지를 통고할 수 있고, 이 사건과 같이 직장 내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근로자에게 근로의 계속을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근로조건을 근로자와 사용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결정하도록 하고, 근로자의 강제 근로 등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의 규정 취지에도 반하는바, 피고의 위 퇴사 자체를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의무 불이행이라고 볼 수는 없다.

2)

피고는 부가가치세 신고서, 법인세 납부서, 물품 구매 내역 등 원고의 재무·회계와 관련한 서류를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원고의 대표이사인 E에게 보고하였고, 피고가 전송한 위 관련 서류의 결재란에는 담당자, 실장, 대표이사<1>의 각 서명이 기재되어 있으며, E은 피고에게 "과장님 마감하시면 부가세신고서도 같이 보내주세요. 그래야제가 검토가 됩니다."라는 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하였는바, 피고는 평소 E과 함께 원고의 재무·회계 업무를 처리하고 그에 관하여 상급자의 결재를 받아 왔던 것으로 보인다. 3) 피고는 2021. 11.경 병원에 입원하여 열흘 이상 회사에 출근하지 못하였던 적

도 있으나, 피고의 결근으로 원고의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4)

따라서 피고의 위 퇴사로 인해 원고의 임직원이 피고가 수행하던 업무를 파악하지 못할 정도의 업무 공백이 발생하였다거나, 피고가 인수인계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5)

나아가 피고가 수행하던 업무와 관련된 정보 등은 모두 원고의 전산망에 저장되어 있었을 개연성이 높으므로 피고가 이를 원고에게 인수인계할 필요성이 없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원고는 피고가 무단퇴사하며 회사 컴퓨터 내에 저장된 정보를 모두 삭제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채(재판장) 허일승 송승우

각주1) 을 제3, 5호증의 각 서류에 기재된 대표이사의 서명은 E이 아닌 원고의 실질적 대표 D의 서명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