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채증법칙위반)
H의 진술 내용이나 급여명세서의 기재 등에 의하면 H가 명목상 이사로 등기되었을 뿐 실제로는 회사 임원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임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및 채증법칙위반의 잘못이 있다.
판단
이 사건의 쟁점 및 원심의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주식회사 G 또는 주식회사 E(이하 특별히 구별하여야 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맥에 따라 '이 사건 회사' 또는 '회사'라 한다)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었던 H가 담당하였던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대표자인 피고인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온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이에 관하여 원심은, ① H는 이 사건 회사의 설립 당시부터 퇴사 즈음까지 사내이사로 법인등기부에 등재되었고 H 역시 그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점, ② H는 회사에서도 호칭이 '이사'였고 그 직함이 기재된 명함을 사용하였으며, 대표로부터 위임받아 매장을 관리하거나 회사와 제3자와의 계약 체결 시 대표자로서 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으며, 직원들에 대한 관리 및 급여 협상 등을 직접 진행하기도 하였으나 H 자신에 대한 출퇴근 관리는 대표로부터 관리·감독받지 않았던 점, ③ 회사의 영업이 원활하던 초기 1년 동안 H는 법인카드 또는 현금으로 200만 원 상당을 이익분배금 내지 인센티브 명목으로 받았고(H는 퇴직 전까지 이 사건 회사 주식 중 5%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관하여 H 역시 자신이 등기이사로 등재되면서 피고인이 이에 맞는 대우를 해 주겠다고 보수를 더 챙겨주기로 하여 받은 것이라고 진술하였던 점, ④ H는 고용보험료 및 산재보험료를 원천징수하지 않은 채 보수를 받았고, 2022. 5.부터 일시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된 기간에는 원천징수된 고용보험료를 대표로부터 현금으로 돌려받았던 점 등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H가 회사 임원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이 인정된다.
피고인이 운영하였던 사업장은, 피고인이 2017. 11.경 배우자인 J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였다가 2018. 6. 30.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폐업한 'I', 역시 J을 대표자로 하여 2018. 4. 16. 설립된 주식회사 G 및 2018. 7. 1. 설립된 주식회사 E인데(회사는 서울B, K, 삼각지 등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업을 영위하였다), H는 2018. 1.경 개인사업장인 'I'에서 근무하였다가 2018. 2. 22.경 법인으로 전환된 이후 법인등기부상 '사내이 사'로 등재되어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였다. H 외에 이사는 J 1명으로, J은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로 등기되었다. H는 2020. 1.경부터 2022. 4.경까지는 주식회사 G에서, 그 이후부터 2023. 1. 5.까지는 주식회사 E에서 급여를 지급받았다.
H는 원심 법정에서 처음 'I'에서 근무할 때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4~5개월후 급여인상 시 다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2018. 2. 22. 주식회사 G가 설립될 당시에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며, 고용·산재보험 등의 적용에서도 제외되었다고 진술하였다. H는 2021. 2.경 주식회사 G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기된 이래 직원들의 임금 관리 등도 맡아서 하였으며, 투자자와의 미팅에도 직접 참석하였다. H 역시 본인이 사내이사로 선임된다는 것에 대하여 알고 있었고 반대의사를 표명한 바는 없었으며 '개인사업자인 I에서 근무할 때에는 4대 보험료가 징수되었으나 G가 설립된 이후에는 고용산재보험은 없었다'고 진술하였다(H가 주식회사 G에서 급여를 수령할 당시에는 고용보험료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가 2022. 5.경부터 주식회사 E에서 급여를 수령하면서 담당 세무회계사무소의 업무 착오로 고용보험료가 원천징수 되기도 하였으나 H가 '고용·산재보험료를 납부하지 않는 것이 맞는다'는 취지로 지적하여 원천징수 된 보험료를 다시 H에게 추가 송금하여 주었다).
그리고 직원인 L 등이 사직의사를 표했을 때나 직원들의 연차신청 등에 대하여도 H가 직접 결재하였고, 회사의 마케팅을 위한 홍보계약 역시 대표의 자격으로 H가 체결하기도 하였다(피고인 제출 증 제1호증). 다른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 및 근무시간 등이 기록된 기록카드(피고인 제출 증 제3호증)에도 H에 관한 내용은 없다. H는 피고인으로부터 회사의 지분 5% 상당을 부여받는다는 말을 듣고(실제로 H는 주식회사 G와 주식회사 E의 주식 중 5%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에 관하여 월 200만 원 상당의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하였다가(카드 사용액이 200만 원에 미달할 경우에는 나머지 금액을 현금으로 받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영업이 악화되면서 받지 못하였다.
한편 L는 2019. 5.경 주식회사 E에 입사한 뒤 마곡지점으로 발령받아 2020. 8.경까지 근무하였고 입사 당시 근로계약서를 H와 함께 작성하였으며 급여 인상 역시 H와 협상하였다. L는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사업장에 자주 출근하지 않았고, H가 피고인에게 업무보고를 하거나 피고인이 H에게 업무지시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구체적 판단
㈎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1. 8. 13. 선고 91도1385 판결,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6110 판결 등 참조).
㈏ 다시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주식회사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하여야 하는바(상법 제388조), H의 보수와 관련하여 정관에 그 액이 정하여져 있다거나 이 사건 회사의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였다는 사정 또는 H가 회사 이사로서 실제로 이사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발견되지 않으나, 이 사건 회사는 그 형식이 주식회사일 뿐 사실상 피고인 1인이 배우자(J) 명의로 설립한 소규모 회사로서 상법상 이사회나 주주총회는 개최되지 않았던 점, H는 호칭뿐 아니라 실제로도 이 사건 회사 대표의 위임에 따라 매장관리업무나 제3자와의 계약 체결 등을 담당하면서 직원들의 입·퇴사 관리나 급여 협상등 경영에 속하는 업무도 처리하였던 점, 다른 직원들과 달리 H에 대하여는 출퇴근 및 근무시간 등을 기록하여 관리하는 기록카드도 작성되지 않은 점(이에 따라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역시 H가 '해당 연도에 10일 정도는 휴가를 사용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등의 진술에 근거하여 산정하였다), H에 대하여는 당초 고용보험료도 원천징수하지 않았다가 2022. 5.경부터 업무 착오 등으로 일정 기간 고용보험료가 원천징수 되기도 하였으나 H 본인이 이를 지적하여 결국 원천징수 된 보험료를 다시 H에게 반환하기도 하였던 점, H는 이 사건 회사 발행주식의 5% 상당 지분을 보유하면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영업이 악화되기 전까지 월 200만 원 상당의 법인카드 또는 현금을 지급받아 사용하기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H가 피고인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에 대한 대가로 급여를 수령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위의 각 사정에 의하면, H가 담당하였던 업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단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정해진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여지도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채증법칙위반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선지(재판장) 조규설 유환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