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벌금 1,0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B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실질적으로 사업주인 피고인들과 고용유지지원금 부정수급을 공모한 공동정범에 해당하므로, 직원들에 대한 참고인 신문을 진행할 때에는 진술거부권을 미리 고지하는 등 피의자신문에 필요한 절차를 준수하였어야 한다. 그러나 특별사법경찰관 신분인 고용보험수사관은 진술거부권 고지 없이 직원들에 대한 참고인조사를 진행하였으므로, 이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없다.
피고인들은 고용유지계획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근무 및 토요일 전일 휴업을 준수하였으며, 의도적으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금을 받기 위해 허위 서류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들이 운영하는 사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일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남아서 근무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이는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른 연장근로에 해당할 뿐이고, 주 또는 월 단위로 평가할 경우 단축근무 요건을 충분히 충족한다. 피고인 A는 직원들에게 단축근무시간을 잘 준수하라고 지도하였으므로, 고 용유지지원금을 부정수급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피고인 회사: 벌금 5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위법수집증거 주장에 대한 판단
피의자에 대한 진술거부권의 고지는 피의자의 진술거부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여 진술이 강요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인정되는 것인데, 이러한 진술거부권 고지에 관한 형사소송법의 규정내용 및 진술거부권 고지가 갖는 실질적인 의미를 고려하면 수사기관에 의한 진술거부권 고지의 대상이 되는 피의자의 지위는 수사기관이 조사대상자에 대한 범죄혐의를 인정하여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에 인정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1. 10. 26. 선고 2000도2968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8도12127 판결 참조). 따라서 이러한 피의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는 진술거부권이 고지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 진술의 증거능력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8125 판결 참조).
살피건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관악지청 소속 고용보험 수사관들이 피고인 A 및 피고인 회사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부정수급 혐의로 조사할 당시 피고인 회사의 직원들에 대한 진술조사를 진행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단순히 피고인들의 범죄혐의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고자 참고인으로서 조사한 것일 뿐, 달리 직원들을 고용보험법위반죄의 공동정범으로 특정하고 이에 대한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실제로 피고인 회사의 직원들은 고용보험법위반죄의 공동정범으로 기소되지 아니하였으며, 기소 여부에 대한 검토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인 회사의 직원들에 대하여 진술거부권이 고지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 진술의 증거능력을 부정할 수 없다. 이 부분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① 과장 V을 제외한 직원 18명은 수사기관에 '고용유지계획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근무 및 토요일 전일 휴업을 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 A가 오후 2시에 퇴근기록을 찍고 평소와 같이 오후6시까지 일하면 된다고 말했다.'라고 진술하였거나, '오후 2시에 퇴근하라는 명확한 지시가 없어서 오후 6시까지 근무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위 직원들이 제출한 교통카드 이용내역 역시 일관되게 오후 6시 이후에 퇴근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경우에 단축근무시간 및 토요일 휴업을 준수하였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 A가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 21명이 단축근무를 통한 휴업을 개시한 것처럼 허위의 서류를 작성하여 제출함으로써 고용유지지원금을 부당하게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심판결은 타당하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피고인들은 목업(Mock-up) 작업의 특성상 일부 직원들이 급한 일을 처리하기 위하여 2시 이후에도 근무를 한 사실이 있기는 하나, 대부분의 경우에 오후 2시퇴근이 이루어졌고 토요일 전일 휴업 역시 대체로 지켜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회사 소속 직원들 중 상당수는 수사기관에서 '오후 2시에 캡스등 출퇴근 시스템에 퇴근기록을 찍되, 근무 자체는 평소와 동일하게 오후 6시까지 할 것을 지시받았다'라는 취지로 명확하게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권 330, 366, 404, 544,609, 714, 833, 996, 1056, 1057, 1131, 1453, 1454면), 피고인들이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은 기간 동안 휴업이 사실상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실제로 근로자 D의 교통카드 사용내역을 살펴보면, 2020. 11.경부터 2021. 6.경까지 평일 08:30경에 금천우체국에서 하차하고, 18:07경에 금천우체국에서 승차한 내역이 일관되게 나타나는 사실이 인정되고(증거기록 2권 377~398면), H, I, J 등 다른 근로자들 역시 마찬가지로 위 기간 동안 대체로 저녁 18시 이후에 피고인 회사 근방의 정류장에서 승차하고, 토요일에도 피고인 회사 근방에서 승하차한 기록이 남아 있다(증거기록 2권558~596면, 623~666면, 730~760면, 1010~1042면). 위와 같은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회사에 근무한 직원들이 대체로 오후 2시에 퇴근하였다거나, 근무 상황에 따라 퇴근시간이 유동적으로 변동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오후 6시까지 정규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 회사의 직원인 V이 당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일이 있을 때 회사에 2시 이후까지 남아서 일을 하는데, 대강 50% 정도 되는 것 같았다. 2시 이후에 일을 할 경우 초과근무수당을 받지는 않았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있기는 하다(V 당심 증인신문녹취록 4, 5면). 그러나 위와 같은 진술은 앞서 살펴본 다른 직원들의 진술 및 교통카드 사용내역과 일치하지 아니하여 그대로 신빙하기 어렵다. 나아가 V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A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해 오후 2시에 일괄적으로 출퇴근 시스템(캡스)에 퇴근 기록을 할 것을 지시하였고, 퇴근 기록 이후에도 상당수의 직원들이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초과근무 수당 등이 지급되지는 아니하였다는 것이므로(V 당심 증인신문녹취록 4~6면), 적어도 피고인 A가 의도적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한 자료를 만들었고, 실제 근로는 위 자료와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졌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A 역시 수사기관에서 '사업 특성상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의 단축근무를 준수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었고, 작업량이 많을 때는 단축근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1권 212면), 피고인 A가 이처럼 단축근무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허위의 자료를 작출하여 고용유지보험금을 지급받은 이상 고용보험법위반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들은 일 단위로 산정할 경우 4시간 근무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가 많으나, 주 또는 월 단위로 평가할 경우 단축근무 요건을 충분히 충족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 회사에 근무한 직원 중 상당수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의 정규 근무를 그대로 유지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주 또는 월 단위로 단축근무가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주 또는 월 단위에서 단축근무가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은 직원들에게 퇴근 기록을 허위로 입력할 것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을 부당하게 수령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피고인들이 고용유지지원금을 부당하게 지급받은 기간은 약 9개월에 이르고, 그 금액의 합계 역시 약 1억 5,000만 원에 이른다.
다만, 피고인 회사는 지급받은 고용유지지원금 중 대부분을 반환하였다. 피고인들이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받은 기간 동안 실제로 피고인 회사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나, 근로자들의 고용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고용 안정에 기여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과 더불어 피고인 A의 연령, 성행, 환경, 건강상태,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피고인 A에 대한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나, 피고인 회사에 대한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고, 피고인 회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회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