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권자(선정당사자)의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채무자는 국내외 항공운수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고, 채권자들은 채무자 소속 B747, B767 항공기를 운항하는 조종사들이다.
주식회사 D(이하 ‘D’이라고 한다)의 채무자 인수결정 및 유럽연합 경쟁당국 등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D은 2020. 11. 16.경 채무자를 인수(이하 ‘이 사건 기업결합’이라고 한다)하기로 결정하고, 국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이 사건 기업결합에 대한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였다.
D은 2023. 1.경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이하 ‘EC’라 한다)에 이 사건 기업결합 신고를 하였고, EC는 2023. 5. 17.경 D에 이 사건 기업결합이 항공화물운송 분야 등에서 경쟁제한의 우려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 D은 위와 같은 경쟁제한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하여 이 사건 기업결합의 거래종결 이후 채무자의 화물사업부(이하 ‘이 사건 사업부’라고 한다)를 분할하여 매각하기로 하는 등의 시정조치안을 EC에 제출하기로 하였다.
EC는 D이 위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때, 채무자로부터 ① 이 사건 사업부의 분할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그 경쟁력을 보존하고, ② 이 사건 사업부를 분리하여 운영하며, ③ 이 사건 사업부의 잠재적 매수인의 실사에 협조하기로 하는 확약(Commitment)을 받아 첨부할 것을 요청하였고, D은 2023. 11. 2.경 EC에 채무자의 확약서가 첨부된 시정조치안을 제출하였다.
EC는 2024. 2. 13.경 위 시정조치안의 이행을 조건으로 이 사건 기업결합을 승인하였다.
D은 이 사건 기업결합의 거래종결 이후에 진행될 채무자의 이 사건 사업부 분할매각과 관련하여, 2024. 6. 17.경 C 주식회사(이하 ‘C’이라고 한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였고, 2024. 8. 7.경 C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기본합의서(Master Agreement)를 체결하였다.
채무자는 2025. 1. 16. C과 “분할합병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관련 법률에 따라 이를 공시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분할합병계약서
제4조(근로자)
채무자의 채권자들에 대한 ‘C 이전인력 대상 안내’ 메일 발송 등
채무자는 2025. 1. 13. 채권자들에게 “[화물기 사업 매각 및 분할 합병] C 이전 인력 대상군 선정 안내”라는 제목의 이메일로 다음과 같이 통보하였다.
[이전인력 대상 공지문]
채무자는 2025. 2. 27. 채권자들에게 “[화물기 사업 매각 및 분할 합병] C 이전 인력 대상 안내”라는 제목의 이메일로 다음과 같이 통보하였다(이하 2025. 1. 13. 자, 2025. 2. 27. 자 통보를 통틀어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이 사건 통보를 받은 채권자들은 2025. 1. 14.경, 2025. 3. 13.경 채무자에게, 채권자들의 동의 없는 C으로의 전적명령(이하 ‘이 사건 전적명령’이라고 한다)을 거부한다는 취지를 각 회신하였다.
채무자의 이 사건 계약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
채무자는 2025. 2. 25. 주주총회에서 이 사건 계약 체결을 승인하였다.
채권자(선정당사자)의 주장요지
이 사건 전적명령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고, 만일 이 사건 전적명령의 효력이 정지되지 않으면 채권자들은 C으로 근로관계 승계가 확정되어 회복 불가능한 손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 신청취지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이 사건 계약은 실질적으로 영업양도에 해당하므로, 채권자들은 이 사건 전적명령을 거부할 수 있다.
설령 이 사건 계약이 분할합병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채무자는 ① 충분한 설명 및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였고, ②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제한을 회피하면서 채권자들을 해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거나 그에 준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므로 채권자들은 이 사건 전적명령을 거부할 수 있다.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채무자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계약은 분할합병으로서 그 당연한 법률효과로서 채권자들의 근로자 지위가 C에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것일 뿐 별도의 '전적'이 수반되지 않고, 분할합병에 따른 근로관계의 포괄승계사실을 알려준 것에 불과한 이 사건 통보가 전적명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근로관계 승계를 위하여 채권자들에 대한 별도의 전적명령도 필요하지 않아 그 효력의 정지를 구할 대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신청의 이익이 없어 각하되어야 한다.
판단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의 성격이 분할합병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상 채무자로부터 C에 포괄승계되는 여러 법률관계 중 하나로 채무자와 채권자들 사이의 근로관계가 포함되어 있는 점,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근로관계 이전대상은 채무자의 선정행위가 있어야 비로소 구체적으로 특정될 수 있고, 실제로 채무자는 채권자들에 대하여 근로관계 이전대상임을 별도로 통보하는 절차를 거쳤던 점, 이 사건 계약의 이행에 따라 채권자들과 채무자의 근로관계가 C으로 승계되는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점, 만일 채무자가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제한을 회피하면서 해당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 사건 계약을 이용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채권자들에게 전적을 거부할 권리가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신청의 대상이 되는 ‘전적명령’ 자체가 없다거나 신청의 이익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채무자의 본안 전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본안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계약의 법적 성질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채무자와 C은 ‘분할합병’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계약의 명칭은 “분할합병계약”이고, 전문에서도 “채무자와 C은 상법 제530조의2 내지 제530조의12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분할회사의 글로벌 화물기 화물운송사업을 분할회사로부터 물적분할하여 분할승계회사에 흡수합병하고, 분할회사와 분할승계회사가 존속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물적분할합병을 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하여 분할합병에 관한 상법 제530조의2 내지 제530조의12의 규정에 따라 이 사건 계약하였다는 점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또한 권리의무의 승계에 관하여 개별적인 이전행위를 요하는 영업양도(특정승계)와 달리, 분할합병은 그 등기를 함으로써 그 효력이 발생하여(상법 제530조의11, 제234조) 별도의 이전행위나 공시방법을 요하지 않고 분할 또는 분할합병 등기를 한 때에 법률의 규정에 따라 그 권리의무가 이전되는데(포괄승계), 이 사건 계약 제3조는 “채무자는 이전대상 자산 및 부채를 C에 포괄적으로 이전하고, C은 채무자로부터 포괄적으로 승계한다.”고 하여 자산 및 부채가 포괄승계된다고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채무자는 이 사건 계약에 관하여 2025. 1. 16. 이사회 결의, 2025. 2. 25. 주주총회 결의를 거쳤는데, 위 이사회와 주주총회 의결 과정에서 모두 이 사건 계약을 “분할합병계약”으로 명시하였고, 2025. 1. 16. 자 주요사항 공시에도 이 사건 계약을 “분할합병계약”으로 명시하였다.
상법은 포괄승계 대상인 권리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분할계획서 내지 분할합병계약서에 기재된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제530조의10), 포괄승계되는 권리의무의 범위는 분할계약 당사자들의 의사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 사건 계약 제4조 제1항에 의하면 채무자와 C은 대상사업에 전속적 또는 주로 근무하는지 여부 등을 기준으로 하여 이전대상 근로자를 결정하되, 거래종결일로부터 10영업일 전까지 구체적인 이전대상 근로자의 범위를 확정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채무자가 포괄승계 대상이 되는 근로관계를 구체적으로 선정하는 절차를 거쳤다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이 사건 계약이 분할합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채무자의 조직 구조상 이 사건 사업부가 하나의 조직으로 구분되어 있지 않고 필요한 인력이 여러 부서(화물본부, 정비본부 내 화물기정비팀, 운항본부 내 B747 & B767 안전운항팀)에 나뉘어 배치되어 있었으므로 현실적인 필요성에 의해 그러한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상법은 분할승계회사가 분할합병의 대가로 금전을 지급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고(제530조의6 제1항 제4호, 제530조의6 제2항 제5호), 이 사건 C과 같이 이미 설립되어 있는 회사가 분할승계회사가 되는 경우에는 이미 기존에 발행되어 있는 주식이 있으므로 그 대가 전부를 금전으로 지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C이 채무자에게 이 사건 계약의 대가로 금전을 지급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계약이 영업양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채권자(선정당사자)는 채무자가 이 사건 기업결합과 관련하여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항공사업법 제21조의 '법인의 합병'에 따른 인가가 아닌, 제22조의 '항공운송사업의 양도ㆍ양수'에 따른 인가를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이 영업양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항공사업법에 따른 행정규제방식이 사적 계약인 이 사건 계약의 성격을 결정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② 항공사업법은 항공운송사업의 양도ㆍ양수의 경우(제21조)와 법인 합병의 경우(제22조)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분할합병의 경우에 대해서는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제22조는 합병으로 인하여 항공운송사업자의 지위를 가진 법인이 소멸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서 채무자가 계속하여 운송사업을 영위하려는 이 사건 계약에 관하여 이를 그대로 적용하기도 곤란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채권자(선정당사자)는 이 사건 계약서에 ‘매각’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거나 채무자가 이 사건 사업부를 ‘매각’할 목적이었다는 이유를 들어 영업양도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계약의 전체적인 취지나 계약서의 주된 문구,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매각’이라는 용어의 일부 사용만으로 달리 볼 수는 없다].
채무자와 채권자들 사이의 근로관계 승계 여부
관련 법리
상법 제530조의10은 분할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는 분할하는 회사의 권리와 의무를 분할합병계획서가 정하는 바에 따라서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분할하는 회사의 근로관계도 위 규정에 따른 승계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런데 헌법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근로기준법이 근로자의 보호를 도모하기 위하여 근로조건에 관한 근로자의 자기결정권(제4조), 강제근로의 금지(제7조), 사용자의 근로조건 명시의무(제17조), 부당해고 등의 금지(제23조) 또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제24조) 등을 규정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회사 분할에 따른 근로관계의 승계는 근로자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고, 해고의 제한 등 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령 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는 경우라면 그 승계가 거부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둘 이상의 사업을 영위하던 회사의 분할에 따라 일부 사업 부문이 신설 회사에 승계되는 경우 분할하는 회사가 분할계획서에 대한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기 전에 미리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에게 회사 분할의 배경, 목적 및 시기, 승계되는 근로관계의 범위와 내용, 신설회사의 개요 및 업무 내용 등을 설명하고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쳤다면 그 승계되는 사업에 관한 근로관계는 해당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라도 신설회사에 승계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회사의 분할이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제한을 회피하면서 해당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는 근로관계의 승계를 통지받거나 이를 알게 된 때부터 사회통념상 상당한 기간 내에 반대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근로관계의 승계를 거부하고 분할하는 회사에 잔류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2다102124 판결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분할합병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보아야 한다.
절차적 정당성 유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고려하면, 채무자는 채권자들을 포함한 이전대상 근로자들을 상대로 하여 이해와 협력을 구하기 위한 설명회 등을 수차례 가졌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반해 채권자(선정당사자)의 주장 및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위 절차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라고 볼 수 없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분할합병에 따른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절차는 그 정당성을 갖추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채무자는 이 사건 계약 체결에 관한 주주총회 특별결의 전까지 2023. 11. 7., 2024. 2. 16., 2024. 8. 12.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3차례의 대표이사 주관 타운홀미팅, 2024. 10. 10., 2024. 10. 11., 2024. 10. 14., 2024. 10. 15., 2024. 10. 17., 2024. 10. 18. 오전 및 오후, 2024. 10. 30. 채권자들이 소속되어 있는 B747, B767 항공기 안전운항팀 등 각 부서 소속 직원들 또는 노동조합의 집행부 및 대의원 등을 대상으로 한 8차례의 경영관리본부장 주관 소규모 그룹 설명회, 2024. 8. 30. 화물기정비팀 직급별 대표 및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한 1차례의 정비본부 자체 설명회를 실시하였다.
채무자의 각 타운홀 미팅자료에 의하면, 채무자는 ① 2023. 11. 7. 1차 미팅에서 주요 경쟁당국의 이 사건 기업결합 심사 개요, EC 시정조치안에 이 사건 사업부 매각이 포함된다는 점 등을, ② 2024. 2. 16. 2차 미팅에서 채무자의 재무상태 악화로 인한 이 사건 기업결합의 필요성이 있다는 점, EC의 이 사건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사실과 주요 확약 사항 중 하나로 이 사건 사업부 핵심인력이 유지되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 정당한 사유 없이 근로관계를 해지, 변경, 중단하거나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는 점 등을, ③ 2024. 8. 12. 3차 미팅에서는 이 사건 기업결합 심사 진행 경과, EC의 시정조치에 대한 사전적 이행으로 2025. 1.부터 이 사건 사업부 분리를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는 점, 이전대상 유·무형 자산에 화물기 운영에 필요한 인력이 포함되는 점, 이 사건 사업부 현황과 분할합병 시 예상되는 변화, 대응방안 및 사업 전망 등을 설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차 미팅에서는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근로관계 이전방안과 관련하여, 이 사건 사업부 관련 인력을 중심으로 700~800명 정도의 근로관계 이전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고용 및 근로조건이 보장된다는 점,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근로자의 동의 없이도 근로관계가 C에 승계될 수 있으므로, 향후 추가 설명회 등을 통한 소통 지속, 이 사건 계약서상 근로승계 등 조항 명시 등의 절차를 거칠 것이라는 점 등도 함께 안내되었다.
경영관리본부장 주관 소규모 그룹 설명회에서도 근로관계 이전에 관한 설명이 있었고, 특히 ① 채무자의 조종사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한 2024. 10. 10. 자 설명회에서는 이 사건 사업부 매각 추진배경, 근로관계 이전대상의 기준(화물기 사업에 전속적이고 주된 업무를 하거나, 업무경력이 있거나, 화물기 사업의 독자적 운영과 생존에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기능과 이에 해당되는 인력이 해당한다고 안내하였다), 향후 처우에 관한 사항 등에 관하여, ② 채권자들이 포함된 B747, B767 운항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2024. 10. 14. 자 설명회에서는 이 사건 사업부 분리 진행 경과, 근로관계 승계계획, 이전대상 인력의 선정 기준, 인센티브ㆍ임금 수준ㆍ성과급 등 근로조건 및 처우보장 및 우대항공권 관련 사항, 퇴직금 정산 가능 여부, 인력 이동 방식 및 이전 인력 규모 확정 여부, 향후 진행 방향 등에 관하여 각 설명(질의ㆍ응답 포함)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채권자들의 거부권 인정 여부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이 사건 기업결합에 관한 결정이나 이 사건 계약 체결에 이른 경위, 근로관계 이전의 필요성, 이전대상 선정 기준, 채권자들의 근로조건 변경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채권자(선정당사자)의 주장이나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채무자가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제한을 회피하면서 해당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하여, 또는 그에 준하는 의도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채권자들에게 이 사건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거부권이 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
채무자가 소속되어 있던 G 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채무자의 재무상태도 급격히 악화되었다. 채무자의 최대주주인 H(변경 후 상호 : I)은 보유 중인 채무자 발행 주식 전량을 매도하기로 하고, 2019. 12. 27. J과 K으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위 컨소시엄이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항공업계 전반이 어려워진 것을 고려한 인수조건 재협의 및 재실사를 요구함에 따라 2020. 9. 11. 그 계약이 해지되었다. 이에 따라 채무자는 2020. 11. 17. D과 이 사건 기업결합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였고, 현재까지 D으로부터 약 1조 9,75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처럼 이 사건 기업결합은 채무자의 심각한 재무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EC 등 해외 경쟁당국들은 이 사건 기업결합으로 인한 독과점을 우려하며 D에 그에 관한 시정조치를 요구하였다. 채무자의 이 사건 사업부의 매각은 그 시정조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D 및 채무자는 이 사건 사업부의 생존능력과 경쟁력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인력까지 포괄적으로 C에 승계하여야만 EC 등으로부터 기업결합에 관한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계약도 제1조 제1항에서 "Stand-alone 운영"이란 "대상 사업이 거래종결 직전까지 채무자의 다른 사업과 효율적으로 분리되고 거래종결 직후부터 채무자가 기존 사업 매각 기본합의서 체결일 현재 영위하고 있는 것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수준, 범위와 방식으로 대상사업의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제3조 제8항에서 “C은 Stand-alone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및 본 조에 따른 목적 범위에서 이전 대상의 범위 정정 또는 변경을 채무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는 등, 이 사건 사업부의 독자적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자산이 모두 이전되어야 한다는 취지를 명시하고 있다.
채무자는 근로관계 이전대상을 (ⅰ) 전속으로 화물기 사업 업무를 수행하거나, (ⅱ) 주로 화물기 사업 관련 업무를 수행하거나, (ⅲ) 화물기 사업의 독립적인 운영을 위하여 수반될 필요가 있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근로자로 정하였는데, 이는 위와 같이 이 사건 사업부의 독자적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인력들을 특정하기 위한 합리적인 기준으로 보인다. 한편 채무자의 조직도에 의하면, 항공기를 조종하는 운항승무원은 모두 운항본부 내 '안전운항' 조직에 편재되어 있고, 안전운항 조직은 다시 운항하는 항공기의 기종에 따라 'A350 안전운항팀', 'A380 & A330 안전운항팀', ‘A321 안전운항팀’, 'B747 & B767 안전운항팀', 'B777 안전운항팀' 등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그중 B747, B767 기종은 모든 화물기 기체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C에 승계된다. 채권자들은 ‘B747 & B767 안전운항팀’의 운항승무원들로, 위 (ⅰ), (ⅱ) 기준에 따라 B747, B767 기종 운항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핵심인력으로 보인다.
채권자(선정당사자)는, 채권자들이 언제든지 B747, B767 기종 외에 다른 기종을 운항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일부 채권자들은 지금도 B747, B767 기종 외에 다른 기종을 운항할 수 있는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반대로 다른 기종의 운항승무원들도 B747, B767 기종 운항 자격을 취득하여 이전대상으로 선정되는 것을 희망할 수 있음에도, 채무자는 합리적 근거 없이 임의로 채권자들을 이전대상 근로자로 선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채권자들이 B747 & B767 안전운항팀 소속으로 전속 또는 주로 화물기 사업에 관한 운항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점, 채무자가 B747 & B767 안전운항팀 소속 채권자들이 아닌 다른 근로자들을 C에 승계할 경우, 이 사건 사업부의 생존능력과 경쟁력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인력을 승계하여야 한다는 이 사건 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채무자가 채권자들을 이전대상으로 정한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채권자(선정당사자)는 채무자가 D과 C의 기본합의서 체결 이후 B767 기종의 운항승무원 7명을 다른 기종의 운항승무원으로 전환하였고, 현재도 1명은 전환이 계획되어 있는 점, 기존의 B777 & B767 안전운항팀을 2025. 1. 16.에서야 B747 & 767 안전운항팀으로 개편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에게 특히 채권자들을 이전대상으로 선정하려는 부당한 목적이 있었거나 그 선정기준이 불합리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① 채무자 보유 B767 항공기 2대 중 1대는 여객기, 다른 1대는 화물기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그중 여객기로 운영되던 1대는 2025. 5.경 이후 퇴역될 예정이고(2023. 10. 25. 무렵 이미 퇴역이 정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화물기로 운영되던 1대만 C으로 승계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 기종 전환이 된 운항승무원 7명 및 전환 예정인 운항승무원 1명은 퇴역 예정인 여객기의 운항승무원이었던 사람들로, 화물기 사업과는 무관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이미 여객기 퇴역에 따른 기종 전환이 계획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채무자가 B777 & B767 안전운항팀을 2025. 1. 16. B747 & 767 안전운항팀으로 개편한 것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이전이 예정된 화물기 운항승무원들을 분리하여 관리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채무자가 기존에 화물기 관련 업무를 담당하지 않던 운항승무원들을 부당하게 B747 &767 안전운항팀에 포함시키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소명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9항은 C이 거래종결일 이후 승계대상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지, 변경, 중단 또는 정지하거나 근로조건을 거래종결일에 비하여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 없다는 내용을 확약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는바, 채무자가 근로기준법을 잠탈하여 채권자들의 근로관계나 조건 등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는 목적으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채권자들은 채무자가 기존에 제공하던 우대항공권이 유지되지 않으므로 근로조건이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우대항공권은 일정 범위의 가족이 발급신청을 하였는지 여부, 해당 항공기의 출항 당시에 빈 좌석이 남아있는지 여부 등과 같이 일시적이거나 우연한 사정에 따라 그 발급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어서 채권자들에게 보장되는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한편 채무자가 채권자들에게 제시한 화물기 사업 매각완료일부터 7년간 우대항공권 제공 및 인센티브 8,000만 원 지급 방안에 대하여 B747 기종 운항승무원 165명 중 83명이 찬성한 것으로 보이는바, 채권자(선정당사자)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근로계약 승계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채권자(선정당사자)는 D의 화물운송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방안이 가능하였음에도 채무자의 이 사건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EC 등으로부터 이 사건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하여 화물운송사업의 매각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던 점, D이 아닌 채무자의 화물운송사업 부문을 매각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채무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잠탈하여 채권자들에 대한 불이익을 가하려는 목적 등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주장 또한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채권자(선정당사자)는 일부 부기장들의 경우 향후 기장 승격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승계 대상자로 선정됨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이는 이 사건 계약의 거래종결 이후의 불확실한 사정이므로, 이를 들어 채무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잠탈하여 채권자들에 대한 불이익을 가하려는 목적 등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소결
결국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근로관계 승계 효력을 부인하거나 그 승계를 거부할 수 있는 채권자들의 피보전권리에 관해 충분한 소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채권자(선정당사자)의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5. 5. 22.
판사 권성수(재판장) 최항선 김민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