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한 약정은 퇴직금청구권의 사전 포기 약정을 무효로 하는 구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에 비추어 무효이다.
퇴직금 사전 포기 약정이 무효라는 이유로 퇴직금 미청구를 조건으로 한 사용자의 원천징수세액 대납약정도 무효로 되거나, 사용자가 퇴직금 미청구 조건의 불성취에 따른 기망 또는 착오를 이유로 위 대납약정을 취소할 수 없다.
*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3민사부 판결
* 사 건 : 2009가합16801 채무부존재확인등
* 원 고 : 의료법인 OO의료재단
* 피 고 : 김OO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2005.5.2.부터 2009.4.30.까지 원고가 운영하는 OO병원(이하, ‘원고 병원’이라 한다)에서 정형외과 제3과장으로 근무하였다.
원, 피고는, 피고의 월 급여를 피고가 실제 수령하는 금액으로 정하고, 피고의 월급여에서 원천징수하여야 할 근로소득세, 주민세 및 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이하 ‘근로소득세 등’이라 한다)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원고가 대납하기로 약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대납약정’이라 한다).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의 재직기간 동안 피고의 월급여에서 원천징수하여야 할 근로소득세 등 합계 100,628,440원을 원천징수하지 않고 대납하였다.
피고는 퇴직 무렵인 2009.4.28. 원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하였는데, 원고는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피고는 2009.5.19.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원고 병원 대표자를 OO노동청 OO지청에 진정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소송 진행 중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퇴직시 원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대납약정을 한 것인데, 피고가 이를 위반하여 퇴직금을 청구하는 바람에 원고는 부득이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이에 의하면, 이 사건 대납약정은 피고의 기망 내지 원고의 착오에 기한 것이므로, 이 사건 소장 송달로써 위 약정을 취소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상회복으로서 원고가 대납한 근로소득세 등 합계액인 100,628,44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먼저 원, 피고가, 피고가 퇴직시 원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대납약정을 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가사, 원, 피고가, 피고가 퇴직시 원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대납약정을 하였다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가 퇴직시 원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하였다면, 이는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약정으로서 구 근로기준법(2005.1.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1항에 위반하여 무효이고(대법원 2002.7.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한편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약정이 무효라고 하여, 이 사건 대납약정까지 무효로 된다거나 이 사건 대납약정을 기망 또는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다고 한다면,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가 대납한 근로소득세 등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하게 되고, 이는 퇴직금 사전 포기 약정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결과가 되므로, 사용자에 대하여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제도의 입법취지를 몰각하게 되는바(대법원 2006.10.26. 선고 2005다34469 판결 참조), 이에 비추어 볼 때, 원고로서는 그 주장과 같은 사유를 들어 이 사건 대납약정을 취소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원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 2010.5.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을 한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5.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결국, 원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그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김승표
판사 이봉민
판사 이혜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