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을 벌금 1,000,000원으로 정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B은 이 사건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고 한다)가 작성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 사건 계약서 작성을 포함하여 착공에서 준공까지의 전반적인 권한을 피고인에게 위임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공사현장에 주식회사 F(이하 'F'이라고만 한다)을 시공사로 표시한 입간판이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B도 이를 보아서 잘 알고 있었을 것인 점, B이 건물 준공 후 구청에 취·등록세 신고를 하면서 이 사건 계약서를 과세자료로 제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B이 이 사건 계약서의 작성을 사후에 승인 또는 묵인한 것이다. 그리고 피고인은 '착공계를 제출하기 위해서는 B과 F 명의로 된 공사계약서가 필요하다'는 설계사무소 E의 말에 알아서 해 달라고 하였을 뿐이지, B 명의의 계약서를 위조하고 행사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계약서의 작성에 관하여 B의 승낙이 있었는지, 그리고 피고인에게 문서위조 및 행사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함으로써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판단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아래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는바, 이로써 원심판결은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어 더 이상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변경된 공소사실
피고인은 2008. 7. 17.경 B으로부터 안산시 상록구 C 다가구주택 공사를 수급하였는데, 종합건설면허가 없는 피고인 명의로는 착공계를 낼 수 없게 되자 마치 B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것처럼 D사무소 E에게 종합건설면허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한 후 E을 통하여 소개받은 성명불상자(일명 주식회사 F 부장)를 통해 F의 종합건설면허를 빌려 그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제출한 후 공사를 수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문서위조
피고인은 그 정을 모르는 E을 통하여 위 성명불상자로 하여금 2008. 7. 23.경 불상의 장소에서, 미리 준비한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용지의 공사란에 '사동 근생 및 주택 신축공사', 공사장소란에 '안산시 상록구 C', 착공년월일란에 '2008년 7월 23일', 준공예정년월일란에 '2008년 12월 30일', 계약금액란에 '삼억 구천만원', 도급인란에 '서울 강북구 G빌라 102 B'이라고 기재하게 한 다음 미리 조각하여 가지고 있던 B의 도장을 위 이름 옆에 찍어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B 명의의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1장을 위조하도록 하였다.
위조사문서행사
피고인은 2008. 7.말경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에 있는 상록구청에서, 그 정을 알지 못하는 D사무소 E을 통해 위 성명불상자로 하여금 구청 공무원에게 위와 같이 위조한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1장을 마치 진정하게 성립된 문서인 것처럼 제출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그 정을 알지 못하는 E, 위 성명불상자를 이용하여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B 명의의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1장을 위조하고 이를 행사하였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B으로부터 이 사건 다가구주택 공사를 수급할 당시 '피고인 개인 자격으로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고 종합건설면허가 있는 회사와 계약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수사기록 제62쪽, 제89쪽), "B은 종합건설면허가 있는 F 명의로 착공계를 낸다는 사실을 착공계를 내고 나서 알았다"(수사기록 제64쪽)라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B은 이 사건 계약서가 작성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이 명백하고, B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다가구주택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종합건설면허가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이상, 그런 피고인에게 종합건설면허가 있는 회사의 명의를 빌려 계약서를 작성하고 그 회사의 명의로 공사를 수행하는 것까지를 포괄적으로 위임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피고인 주장과 같이 B이 이 사건 계약서의 작성을 사후에 승인 또는 묵인한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범죄가 성립된 후의 정황에 불과하여 이 사건 사문서위조죄 및 위조사문서행사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피고인이 '착공계를 제출하기 위해서는 B과 F 명의로 된 공사계약서가 필요하다'는 설계사무소 E의 말에 알아서 해 달라고 한 것은 당시 B으로부터 그와 같은 계약서를 작성하는 데 대한 동의나 승낙을 얻지 못한 이상 그러한 정을 알지 못하는 E이나 F 직원으로 하여금 B 명의의 계약서를 위조하고 행사하도록 한 것에 다름 아니므로, 피고인에게 문서위조 및 행사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는 점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