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이 사건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1심에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① 귀국편 항공료 1,110,300원, ② 상용비자 발급급행료 440,000원, ③ 피고의 무단결근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2,717,490원의 각 지급을 구하였고, 피고는 반소로 원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 3,400,000원의 지급을 구하였는데, 제1심 법원은 본소청구 중 ①은 인용하고, 나머지 본소청구 및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만이 항소를 제기하였으므로, 본소청구 중 ②, ③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공통기초사실
원고는 2013. 8. 19. 주식회사 인터아이디(이하 '주식회사' 기재 생략)로부터 기간 2013. 6. 17.부터 2013. 10. 31., 대금 308,000,000원에 사우디아라비아 제다(Jeddah)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건설공사 중 경량 공사를 하수급하였는데, 2013. 7. 3. 위 공사현장에 투입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피고를 고용하였다(이하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근로계약기간 : 2013. 7. 3.부터
근무장소 : 중동지역
업무내용 : 건설일용직(경량철골)
소정근로시간 : 7시부터 18시까지
임금 : 일급 160,000원, 시간 외 및 야간 근로수당 각 80,000원
본인(피고)의 사유로 중도 귀국 시, 근로계약을 파기하고 복귀항공료는 근로자(피고) 부담으로 한다. 단, 피고의 1촌에 해당하는 직계가족의 사망이나, 현장 내 작업 중 중대재해 발생으로 도저히 작업이 불가한 경우와 체류기간이 180일 이상일 경우에 대해서는 예외의 사항으로 한다(근로계약서 제7조 근로계약의 해지사유 중 '아'항에 기재된 내용이다. 이하에서는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위 조항만을 칭할 경우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
피고는 2013. 7. 8.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하여 위 공사현장에서 경량철골 부문 건설일용직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13. 9. 초순경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하였고, 그 무렵 귀국하였는데, 피고의 왕복 항공권은 인터아이디가 구입한 것으로서 그 운임은 2,220,600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청구 중 항공료 청구에 관하여
청구원인에 관하여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파기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의 귀국편 항공료의 지급을 구하는 데 대하여, 피고는 아래 반소 청구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하고 귀국한 것이므로 이 사건 약정이 적용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로 다툰다.
판단
아래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의 귀책사유로 주장하는 사정에 관하여 입증이 부족하고,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귀국편 항공료 1,110,300원(= 2,220,600원 × 1/2) 및 이에 대하여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3. 10. 3.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 판결선고일인 2014. 6.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및 판단
주장
이 사건 약정은 사실상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에 위배되고, 적 어도 180일 이상 근로를 하지 않으면 귀국편 항공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심리적, 정신적 압박으로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반하는 근로를 강제하기 위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7조(강제근로의 금지)에도 위배되므로, 근로기준법 제15조에 따라 무효이다.
인터아이디가 귀국편 항공료에 관하여 근로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하였고, 그런 이상 원고에게 아무런 손해가 없으므로 귀국편 항공료를 청구할 수 없다.
판단
이 사건 약정의 효력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는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 시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 할 것인바(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등 참조), ① 사용자가 해외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지출하는 출국 및 귀국편 항공료는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로에 대한 대가 또는 업무수행에 있어서 필요불가결하게 지출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경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해외근무 중 근로자의 해지 통고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경우 그 이후에 근로자가 귀국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귀국편 항공료 등)까지 법적으로 당연히 사용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 사건 약정은 근로자가 해외에서 상당한 기간 동안을 근무하였다거나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면책될 수 있도록 하여 사용자와 근로자의 이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 점, ② 원고가 피고의 근로계약 해지 통고에 의한 근로계약관계 종료 후 피고를 대신하여 부담한 귀국편 항공료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그 실질이 위약금이나 손해배상 예정액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원고가 피고를 대신하여 부담한 귀국편 항공료에 대한 구상금청구에 더 가깝다고 보이는 점(이 사건 약정은 피고의 근로계약 중도해지로 인하여 원고가 추가로 지출한 손해배상금을 정하고 있지도 아니하다), ③ 상환의무가 면제되는 최소 근무기간(180일 이상) 및 상환해야 할 비용(귀국 항공료) 등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정해져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약정이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에 해당한다거나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에게 손해가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약정이 적법·유효하게 체결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항공료 부담 여부에 불문하고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인터아이디 사이의 하도급계약에서 현장 부적응 작업자가 발생하여 소요되는 모든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기로 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인터아이디가 근로자의 왕복 항공료를 구입하여 제공한 이 사건에서, 근로자 측 사유로 인하여 중도 귀국할 경우의 귀국편 항공료는 '현장 부적응 작업자가 발생하여 소요되는 비용'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을 제1, 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인터아이디가 원고와의 하도급계약에서 정한 바와 달리 원고에게 피고의 귀국편 항공료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반소 청구에 관하여
피고의 주장
원고가 아래 1), 2) 기재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에서 정한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유지·증진시키기 위한 사업주의 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피고가 일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이로 인하여 피고는 15일간 일을 하지 못하여 해당 기간 동안 급여 2,400,000원(=일당 160,000원 × 15일)을 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고 정신적 고통을겪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3,400,000원(= 위 2,400,000원 + 위자료 1,000,000원) 및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2013. 7. 18. 설사병에 걸렸고 2013년 8월에는 숙소에 번진 풍토병에 걸렸는데도 사업주인 원고는 피고를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는 등 근로자인 피고의 안전과 건강을 유지·증진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작업한 물량에 대해 일정한 단가를 적용하여 기성금을 지급받는 방식의 이른바 물량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피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의 하루 물량을 정하여 이를 검사하고 물량이 적은 일부 근로자들은 따로 면담을 하여 피고 및 근로자들에게 물량을 강요하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었다.
판단
을 제1, 3, 4, 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위 공사현장에서 근무할 당시 질병에 걸려 치료를 요하는 상태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병원에 데려가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피고에게 과도한 작업물량을 강요하여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등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피고의 신체, 건강 등을 침해하여 손해를 입혔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본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염원섭(재판장) 조원경 정현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